도시바가 매각을 추진하던 반도체사업의 인수자로 미국 웨스턴디지털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는 외국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는 12일 일간공업신문 등 일본언론을 인용해 도시바가 13일 웨스턴디지털에 반도체사업 매각을 확정한 뒤 20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 "도시바 반도체사업의 주인은 결국 웨스턴디지털"

▲ 도시바의 일본 낸드플래시 생산공장.


웨스턴디지털의 인수 컨소시엄에는 일본 정부펀드와 KKR 등 미국 사모펀드가 참여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최근 애플에도 컨소시엄에 합류하라는 요청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기존에 채권단이 제시한 반도체사업 매가결정 시한인 8월31일을 앞두고 웨스턴디지털을 최종인수자로 낙점했지만 구체적인 인수조건 협상에 차질을 빚자 결정을 철회했다.

이후 SK하이닉스와 애플이 참여한 컨소시엄, 대만 홍하이그룹의 컨소시엄 등 다른 인수후보와 계속 협상을 진행해왔다.

웨스턴디지털이 최근 도시바 반도체 경영권 확보를 포기하는 등 인수조건을 바꿔 내놓자 다시 마음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간공업신문이 보도한 내용의 출처를 정확히 밝히지 않았고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의 협상이 이미 여러차례 결렬된 것에 비춰볼 때 공식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

도시바가 이번 이사회에서 반도체사업 매각대상자를 확정할 경우 앞으로 되돌리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매각절차 진행이 더 미뤄지면 부채상환도 늦어져 일본증시에서 상장폐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와 애플의 컨소시엄은 인수금액을 25조 원 정도로 웨스턴디지털이 제시한 20조 원보다 대폭 높이는 등 마지막까지 도시바에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턴디지털은 이전부터 도시바와 낸드플래시 합작법인과 생산공장을 공동운영하는 등 협력을 이어왔다. 인수가 최종적으로 확정될 경우 협업체제를 더 강화해 시너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로이터를 통해 아직 인수결과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