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동물용 의약품 사업 확대, 개와 고양이 유전병 치료제 개발

윤재춘 대웅 대표이사(오른쪽)와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이 22일 동물용 의약품 공동연구개발 및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웅>

[비즈니스포스트] 대웅제약그룹이 자체 신약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동물용 의약품사업 확대에 나섰다. 

급성장하는 반려동물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대웅제약그룹 지주회사 대웅은 서울대학교와 동물용 의약품 공동연구개발 및 합작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합작회사는 개나 고양이를 위한 유전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동물용 건강기능식품을 사업화하게 된다. 동물용 의약품과 의료기기 효능을 검증하고 연구하는 역할도 맡는다.

대웅과 서울대는 앞으로 합작회사를 반려동물 생애 모든 주기를 관리하는 헬스케어 전문업체로 성장시킨다는 방침을 내놨다. 

윤재춘 대웅 대표는 “여러 신약, 세포치료제 연구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반려동물 헬스케어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대웅제약그룹이 반려동물 분야에 투자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대웅은 앞서 2021년 8월 반려동물 신약 개발기업 한국수의정보를 50억 원에 인수한 뒤 자회사로 편입했다. 의약품과 의료서비스 등 반려동물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인수합병이었다.

한국수의정보는 이후 대웅펫으로 이름을 바꾸고 반려동물 관련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반려견용 면역조절제 국내 판매권을 확보하는 한편 식용곤충 개발기업 케일과 협력해 반려동물용 영양식과 치료보조제 개발을 추진 중이다.

대웅제약 자체적으로도 반려동물용 신약을 발굴하고 있다. 현재 반려동물을 위한 당뇨병 치료제와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려동물 당뇨병을 살펴보면 반려견 300마리 중 1마리, 반려묘 200마리 중 1마리 꼴로 발병해 비교적 흔한 질병으로 꼽힌다. 하지만 치료 목적 의약품 없이 인슐린 주사만으로 치료가 이뤄지고 있어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게 대웅제약의 설명이다.

대웅제약그룹이 이처럼 반료동물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국내 반려동물시장이 상당한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대웅제약 동물용 의약품 사업 확대, 개와 고양이 유전병 치료제 개발

▲ 국내 반려동물 양육 현황. < KB경영연구소 ‘2021 한국 반려동물보고서’ >

KB경영연구소가 펴낸 ‘2021 한국 반려동물보고서’를 보면 2020년 말 기준 국내 604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으며 전체 반려견은 586만 마리, 반려묘는 211만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자연히 동물용 의약품 수요도 클 수밖에 없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중 2019~2020년 동안 치료비를 지출한 가구는 71.0%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치료비로 평균 47만 원가량을 썼다. 

세계적으로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면서 동물용 의약품시장 규모가 점점 더 확대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조사업체 모도인텔리전스는 글로벌 반려동물용 의약품시장이 2019년 102억2천만 달러에서 2027년 137억4천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커지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대웅제약그룹뿐 아니라 다른 제약사들도 반려동물사업을 전개하는 중이다. 반려동물용 제품이 인간용 제품과 비교해 개발과 인허가가 덜 까다롭다는 점도 기업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한양행은 2021년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치료제 ‘제다큐어’, 사료 등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윌로펫’을 차례로 선보였다. 한미약품그룹 의료기기업체 한미헬스케어는 지난해 동물용 거즈와 지혈제 등을 출시했다. JW중외제약 계열사 JW생활건강도 지난해 말 반려동물 영양제 브랜드 ‘라보펫’을 출범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