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현대차 한화시스템, 도심항공모빌리티 미래를 미리 보여주다

▲ 한화시스템은 10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2021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SSME 2021)’에서 미국 오버에어사와 함께 개발한 도심항공모빌리티 '버터플라이'의 실물 모형을 전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울 상암동에서 삼성역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3분.

도심항공모빌리티(UAM)가 만드는 ‘3차원 교통체계’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2021 서울 스마트모빌리티 엑스포(SSME 2021)’에서 10일 가상현실(VR) 영상으로 간접체험해 본 도심항공모빌리티는 미래 교통체계의 혁신을 보여줬다.

도심항공모빌리티는 사람을 태우고 도심 안팎을 낮은 고도로 운항하는 소형 비행체를 뜻한다. 쉽게 생각하면 ‘에어택시’ 곧 하늘을 나는 택시라고 볼 수 있다.

에어택시는 지상 대중교통보다 이동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교통체증 걱정 없고 쉽게 이용할 수 있어 각광받는 미래 교통수단으로 꼽힌다.
[현장] 현대차 한화시스템, 도심항공모빌리티 미래를 미리 보여주다

▲ ‘2021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SSME 2021)’에서 어린이 두 명이 도심항공모빌리티(에어택시) 탑승 가상현실을 체험해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예약한 시간에 에어택시 가상부스에 앉아 가상현실을 구현하는 장치를 머리에 쓰자 에어택시 기내가 눈에 들어왔다. 에어택시 기내는 비행기보다는 자동차 안과 비슷했다.

기장의 안내에 따라 에어택시가 곧 하늘로 떠올랐고 아래를 보자 에어택시의 정류장에 해당하는 버티포트(Vertiport)가 한눈에 들어왔다. 버티포트는 에어택시가 수직으로 이·착륙하는 도심항공 모빌리티 공항을 뜻한다.

에어택시가 이동하면서는 서울의 명소를 소개했다. 한강을 따라 이동해 63빌딩과 국회의사당, 남산타워 등을 볼 수 있었다.

가상현실 속에서 이동하는 동안 소음도 거의 없었다. 가상체험의 바탕이 된 한화시스템 에어택시기체인 ‘버터플라이’의 소음은 65db(데시벨) 정도다. 자동차 소음보다 작고 공기청정기 작동 소음보다는 조금 크다.

이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에어택시는 삼성역 사거리 한복판에 그대로 착륙했다. 차가 오가는 교차로 위에 고가처럼 설치된 버티포트가 있어서 가능했다. 이처럼 버티포트가 도심에 설치되면 비행기와 비교해 훨씬 편리하고 이동시간도 줄어든다.

이번 서울 스마트모빌리티 엑스포에서는 자율주행 전기차 등 여러 미래 모빌리티가 전시됐지만 사람들의 가장 많은 관심은 단연 도심항공모빌리티였다.

에어택시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관람객들은 에어택시 가상현실 체험을 위해 예약과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에어택시 체험은 높은 인기 탓에 오후 2시 전에 매진됐다.

자율주행하는 차·로봇, 친환경차 등도 있었지만 비교적 현실화돼 평소에도 접할 기회가 있다. 하지만 에어택시는 실제와 비슷하게라도 체험할 기회가 드문 탓이었다.

에어택시 가상현실을 직접 체험해 본 10살 어린이는 “실제로 생기면 정말 편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큰 기대감만큼 우려도 공존했다. 도심항공모빌리티를 관람하러 온 30대 여성은 “도심 위를 날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우려된다”며 에어택시를 향한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늘로도 도로를 넓히는 도심항공모빌리티는 지금의 교통과 완전히 다른 차원의 미래 교통체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이면 세계 도심항공모비리리티시장이 최대 1조5000억 달러(17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한국에서 대표적으로 도심항공모빌리티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기업은 한화시스템와 현대자동차 2곳이 있다.

한화시스템은 2024년까지 시제품 생산과 비행 시연을 마무리하고 2025년에는 시범운행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장] 현대차 한화시스템, 도심항공모빌리티 미래를 미리 보여주다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 사장이 10일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2021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 사장은 서울 스마트모빌리티 엑스포 기조 연설자로 직접 나서 "2024년에 공항과 도심지에서 시연 비행을 실시하고 이와 관련한 관제시스템 개발도 완료하겠다“며 ”2025년에는 시범운행과 본격적으로 기체를 양산함으로써 도심항공모빌리티는 우리 실생활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도 2020년 가전·정보통신기술(IT) 전시회인 CES에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선보인 뒤 도심항공모빌리티 기체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서울 스마트모빌리티 엑스토에서 현대차는 도심항공모빌리티를 선보이는 대신 지난해 발표했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모형으로 만들어 전시했다.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은 도심항공모빌리티와 기존 지상의 교통과 끊김없는 연결이 가능하도록 모빌리티 허브를 구축하는 것이 특징이다. 

송재용 현대차 UAM사업추진실장은 서울 스마트모빌리티 엑스포의 부대행사로 열린 콘퍼런스에서 “2027년에서 2028년이 시장이 성숙할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며 “현대차는 그 때 출시할 수 있는 최적의 상품을 내겠다는 계획 아래 도심항공모빌리티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대차는 서울 스마트모빌리티 엑스포를 주최한 서울시와 도심항공교통 관련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2021 서울 스마트모빌리티 엑스포(SSME 2021)는 12일까지 진행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