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재 젬백스앤카엘 대표이사 겸 삼성제약 대표이사가 췌장암 치료제의 임상3상 결과를 앞세워 신약 후보물질 리아백스(GV1001)를 향한 시장의 의구심을 떨쳐낼 수 있을까?

1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젬백스앤카엘의 관계사 삼성제약이 조만간 국제학회에서 리아백스주의 임상3상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돼 젬백스앤카엘과 삼성제약 두 기업에게 시장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젬백스앤카엘 췌장암 치료제 국제학회 평가 앞둬, 김상재 의구심 풀까

▲ 김상재 젬백스앤카엘 대표이사 겸 삼성제약 대표이사.


젬백스앤카엘은 이미 2020년 4월 리아백스의 국내 임상3상에서 환자 투약을 마치고 같은 해 12월 시험 결과를 공개했는데 임상3상 결과를 세계 제약바이오업계와 학계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리아백스를 둔 평가도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리아백스의 국내 품목허가 추진에도 국제학회에서의 평가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 대표는 올해 8월 이후 리아백스의 국내 품목허가 절차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젬백스앤카엘은 리아백스 개발기업으로 삼성제약 지분 11.42%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제약은 리아백스의 제조 및 공급권한을 들고 있다. 

삼성제약은 2015년 젬백스앤카엘과 기술이전(라이선스-인)계약을 맺고 리아백스의 제조 및 공급권한과 국내 품목허가 권한을 확보했다.

김 대표는 젬백스앤카엘과 삼성제약 대표를 모두 맡고 있다. 

김 대표는 리아백스의 가능성을 믿고 췌장암 치료제, 치매 치료제 등으로 개발하기 위해 10년 넘게 공을 들이고 있지만 리아백스를 두고 크고 작은 일이 끊이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의구심 어린 시선도 나온다.

리아백스는 2013년까지 5년 동안 영국에서 1천 명이 넘는 췌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임상3상에서 기대하던 결과를 내지 못하면서 시장에 실망감을 안긴 적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았다가 취소처분을 받은 적도 있다. 리아백스는 췌장암 치료제로 2014년 9월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았지만 제출기간이 만료할 때까지 임상3상 결과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해 결국 2020년 8월 조건부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올해 4월에는 리아백스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3상 시험계획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반려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실패를 통해 리아백스가 한층 도약할 수 있었다고 본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영국 임상 실패 등) 수많은 시도를 한 끝에 중요한 단서를 찾아낼 수 있었다”며 “이번에 종료된 리아백스의 국내 임상3상 결과는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젬백스앤카엘은 2015년 1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등 전국 16곳 병원에서 148명의 국소진행성 및 전이성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3상을 진행했다.

젬백스앤카엘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임상3상 결과에 따르면 기존 치료제인 젬시타빈과 카페시타빈 등 2제를 투여했을 때보다 젬시타빈과 카페시타빈, 리아백스를 병용투여했을 때가 1차 평가지표인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이 113.5일 더 길게 나타났다. 

전체생존기간(OS)은 치료 시작 뒤 사망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말하는데 환자별 편차가 크기 때문에 대개 평균이 아닌 중앙값을 기준으로 삼는다.

김 대표는 간암 판정을 받은 어머니의 치료제를 찾다가 2003년 노르웨이의 항암백신 기업인 잼백스를 알게 됐다. 그는 젬백스가 2008년 자금난에 몰려 매물로 나오자 1천만 달러에 인수했고 신약 후보물질 GV1001(리아백스)도 확보하게 됐다. 

김 대표는 1966년에 태어났다. 한양대학교 의학과에서 생리학 박사과정을 밟았고 2004년 한솔병원 병원장을 지냈다. 2005년 바이오사업에 뛰어든 뒤 한국줄기세포뱅크와 바이오빌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2012년부터 젬백스앤카엘을 이끌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