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이 분식회계 논란의 마무리까지 책임지기로 한 것일까?

21일 업계에 따르면 김태한 사장이 10월 들어 대외활동을 재개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증권선물위원회의 징계 결정에 반발해 행정법원에 소송을 내면서 김 사장을 놓고 확산됐던 ‘퇴진론’이 사그라들고 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마무리도 책임지나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올해 7월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과 관련해 검찰에 고발 조치됐는데 그 뒤 김 사장이 외부활동을 자제하면서 퇴진 가능성이 떠오르기도 했다.

김 사장은 10월1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의약품 콘퍼런스 ‘CPhI 월드와이드’에 참석해 기조 강연을 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김 사장은 기조 강연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 경쟁력과 비전과 관련해 약 30분간 발표했다. 이후 국내 언론과 인터뷰도 했다.

김태한 사장은 올해 5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이 불거진 이후 외부활동을 자제해왔다.

김 사장은 6월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행사인 ‘바이오USA’에도 불참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김 사장 없이 행사를 치러야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USA에 8년 연속으로 참가했는데 김 사장은 그동안 매년 참가했다.

김 사장은 올해 8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삼성전자를 방문했을 때도 모습을 내보이지 않았다. 대신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이 배석하며 삼성그룹 바이오사업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김 사장은 9월 국내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 2018’과 ‘2018 서울 바이오이코노미 포럼’ 등 각종 행사에서도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김 사장은 그동안 삼성그룹 바이오사업의 ‘대표주자’로 꼽혔다.

2007년 이건희 회장의 지시로 만들어진 신사업팀에 합류한 시절부터 삼성그룹의 바이오사업의 책임자를 맡았다.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초대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고 2017년 3번째 연임에도 성공했다.

김 사장은 1957년생이지만 삼성그룹의 올해 초 ‘60세 이상 퇴진’ 인사에서도 예외였다.

그런 김 사장이 분식회계 논란 뒤 대외활동에 나서지 않으면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늘어났다. 그러나 김 사장이 최근 외부활동을 재개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0월8일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 사장의 퇴진 가능성은 힘을 잃고 있다.

정부를 상대로 소송전을 벌이는 일 자체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넘어 삼성그룹 차원에서 부담이 될 수 있는데도 사법부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김태한 사장 지키기’도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행정소송 제기를 놓고 김 사장이 분식회계 논란의 ‘마무리’ 임무를 받았다는 시선도 있다.

김 사장이 이번 논란의 ‘궂은일’을 처리하는 역할을 맡아 해결한 뒤 물러나기로 삼성그룹 차원에서 결론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은 자칫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누군가가 확실하게 마무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