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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한재 기자
2020-04-03   /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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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 생애

    현정은은 현대그룹 회장이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등 남한과 북한의 관계 회복에 따른 경제협력이 다시 시작하면 주도적 역할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

    대북사업을 발판으로 장기적으로 현대그룹을 재건하는데 관심을 쏟고 있다.

    1955년 1월26일 서울에서 현영원 현대상선 회장과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의 4녀 중 차녀로 태어났다.

    경기여중과 경기여고,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페어레이디킨슨대학교 대학원에서 인성개발학 석사학위도 받았다.

    1976년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과 결혼했는데 정주영 명예회장이 현정은을 보고 다섯째 아들인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배필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 회장에 취임한 정몽헌 회장이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유명을 달리하자 남편의 뒤를 이어 현대그룹 회장에 올랐다.

    대북사업과 관련해 7전8기의 오뚝이와 같은 뚝심있는 경영인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단 1명’의 관광객이라도 있다면 금강산 관광을 계속하겠다'며 대북사업을 향한 변하지 않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한번 결정을 내린 것을 후회하지 않는 스타일로 ‘뒤를 돌아다보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다.

    ◆ 경영활동의 공과

    △현대엘리베이터 배당과 자사주 매입
    현대엘리베이터는 2020년 3월25일 경기 이천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2019년 실적과 관련해 1주당 900원을 배당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재무제표(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포함)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원안대로 통과했다.

    배당금 총액은 244억7940만600원, 시가 배당율(2019년 말 주가 기준)은 1.32%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18년 실적과 관련해서도 보통주 1주당 900원을 현금배당했는데 배당규모를 유지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그룹에서 자산 규모가 가장 큰 핵심 계열사이자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계열사로 현대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다.

    현정은은 현대엘리베이터 사내이사를 맡아 경영에 참여하고 있으며 2019년 3분기 기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7.8%를 지닌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특수관계인을 더하면 지분율은 23.6%까지 확대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0년 3월25일 주총 이후 이사회를 열고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강화’를 위해 자기주식 81만6천 주를 사기로 결정했다.

    3월24일 현대엘리베이터 종가 4만6350원을 적용하면 예상 매입금액은 378억2160만 원에 이른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주주가치 강화를 위해 자기주식 매입을 결정한 것은 2020년 들어 2번째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월 이사회에서도 주주가치 강화를 위해 자기주식 81만6천 주 매입을 결정한 뒤 한 달 동안 380억 원을 들여 자기주식 매입을 마무리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를 향한 현정은의 지배력이 약한 만큼 경영권 강화를 위한 자기주식 매입이라는 시선도 나왔다.

    자기주식은 의결권이 제한되지만 향후 우호세력에게 지분을 넘기면 최대주주의 경영권 방어에 활용될 수 있다.

    ▲ 현대엘리베이터 실적.

    △현대엘리베이터 실적 후퇴
    현대엘리베이터는 승강기시장 경쟁 심화로 2019년 영업이익이 후퇴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19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8725억 원, 영업이익 1362억 원을 올렸다. 2018년보다 매출은 0.2%, 영업이익은 4.8% 줄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승강기시장 경쟁 심화로 영업이익이 2018년보다 줄었다”고 설명했다.

    2019년 신규수주는 1조6393억 원을 올렸다. 2018년보다 0.7% 줄면서 2019년 목표였던 1조7100억 원에 4.1% 못 미쳤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0년 목표로 매출 1조6338억 원, 영업이익 1550억 원, 신규수주 1조7454억 원을 제시했다. 

    △2020년 시무식 남북경협 각오 
    현정은은 2020년 시무식에서 남북관계에서 그동안 쌓은 신뢰를 자산으로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 준비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현정은은 2020년 1월2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그룹빌딩 대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2020년 경제 전망은 더욱 불투명하지만 위기 속에 기회가 있는 만큼 새로운 각오로 새 역사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정은은 남북경협사업을 강조하며 정주영 명예회장의 “사업은 망해도 다시 일으킬 수 있지만 신용은 한번 잃으면 그것으로 끝장”이라는 말을 인용했다.

    그는 “현대그룹은 1989년 남북경협사업의 문을 열었지만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발걸음을 멈추고 있다”며 “그동안 쌓은 신뢰라는 든든한 자산을 동력으로 희망을 잃지 말고 더욱 당당하고 적극적 자세로 임하자”고 말했다. 

    2020년 경영방향으로 업무에 관한 열정, 남북경협사업을 향한 적극적 자세, 변화와 혁신 등 3가지를 들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추진하는 중국 상하이 신공장 건립과 충주 본사 이전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해외시장 공략과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자고 강조했다.

    △현대아산 건설인력 지속 충원
    현대그룹에서 대북사업을 하는 현대아산은 2019년 건설인력을 지속해서 충원했다.

    2019년 말 현대아산에서 일하는 직원(기간제 근로자 포함)은 모두 182명이다. 2018년 말 156명보다 17% 늘었다.

    현대아산은 현대그룹에서 현대엘리베이터만큼이나 중요도가 높은 계열사로 꼽힌다.

    현대아산은 현정은이 직접 이사회 의장을 맡아 경영을 이끌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분 73.9%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현정은도 2019년 3분기 기준 지분 4.0%를 들고 있다.

    현대아산은 2007년 만해도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관광부문에서 올렸으나 2008년 금강산관광 중단 이후 관련 사업이 크게 위축돼 현재는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건설부문에서 내고 있다.

    현대아산은 과거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개발사업, 남한과 북한의 철도·도로연결사업 등을 통해 확보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택지개발, 도로, 하수처리 등 공공부문 산업공사는 물론 주택사업, 공장시설 등 다양한 건축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건설사업 강화는 남북 경제협력 회복 이후 대북사업 경쟁력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현대아산은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해도 금강산 관광시설을 철거한 뒤 다시 짓거나 정비공사를 크게 한다면 경협 초기에는 관광보다 건설사업 역량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정부가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와 함께 원산·갈마 관광지구 개발에 참여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하자고 북한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상황에 따라 건설사업과 관련한 현대아산의 역할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남북경협 희망고문
    현정은은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경협 희망고문’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들어 미국의 제재를 피해 가능한 영역에서 독자적으로 남북경협을 진행할 의지를 보였으나 연초부터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사태에 막혀 남북관계를 진전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남북경협을 대표하는 민간기업으로 현정은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부터 누구보다 남북경협 성사를 위해 힘썼다.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으로 대표되는 현대그룹의 남북경협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며 기대감이 커졌다.

    현정은은 2018년 5월 현대그룹 안에 남북 경제협력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직접 위원장을 맡아 대북사업을 준비했다. 남북경협 경험을 지닌 경제관료 출신 배국환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현대아산 대표로 새로 영입하고 현대아산 유상증자 등을 통해 남북경협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현정은이 2018년 8월과 11월 금강산에서 각각 정몽헌 회장 15주기 추모식과 금강산관광 20주년 남북 공동행사를 진행할 때만해도 금강산관광 재개를 포함한 남북경협 회복이 머지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1월 ‘2019 기업인과 대화’에서 “현대그룹은 희망고문을 받고 있다”며 현정은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현정은에게 “(남북경협이) 뭔가 열릴 듯하면서 열리지 않고 있지만 결국은 잘될 것”이라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북경협은 2019년 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벽 앞에 가로 막혔다.

    애초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향한 전망은 낙관적이었다. 합의 여부보다 미국과 북한이 어느 정도까지 합의를 이뤄내느냐에 관심이 더 쏠렸다. 

    합의 내용이 ‘빅딜’이든 ‘스몰딜’이든 금강산 관광사업은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결과적으로 합의는 불발됐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판문점 남북미 정상의 만남 등이 성사됐으나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 획기적 변화를 이끌지는 못했다.

    급기야 김정은 위원장은 2019년 10월23일 금강산을 찾아 ‘금강산에서 남측 시설을 걷어내라’는 식의 지시를 내렸고 북한은 10월25일 금상산의 한국 관광시설 철거를 요구하는 통지문을 공식적으로 보냈다.

    현정은은 2019년 11월14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급히 만나 북한의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 통보에 관한 대책을 논의했다.

    김연철 장관은 당시 모두발언을 통해 “정부는 기업 재산권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창의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현대그룹과 긴밀하게 소통해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019년 11월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강산관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엘리베이터 본사 이전 추진
    현정은은 2019년 7월3일 충북도청에서 이시종 충청북도지사, 조길형 충주시장과 현대엘리베이터 본사를 충주시로 옮기는 협약을 맺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8년까지 경기도 이천에 있는 본사를 충주 제5산업단지로 이전하고 스마트공장 신설, 물류센터 조성 등에 모두 2500억 원을 투자한다. 지역자재 구매와 지역민 우선 채용 등에도 힘쓴다.

    충청북도와 충주시는 부지 및 설비투자 지원, 세제혜택 등 행정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충청북도의 대학 및 특성화고등학교와 연계한 일자리 창출도 추진한다.

    현정은은 “충주시에 조성될 스마트공장과 본사, 물류센터는 새로운 도전이자 시작”이라며 “스마트공장으로 승강기산업의 새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충청북도와 충주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1984년 창립 이후 경기 이천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성장했으나 협소한 부지에 따른 공장 확장과 효율적 생산라인 구축의 어려움, 주요시설의 노후화에 따라 공장 이전을 결정했다.

    △현대무벡스 상장 연기
    현정은은 2019년 말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계열사 현대무벡스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가 뒤로 미뤘다.

    현대무벡스는 현대그룹에서 시스템통합(SI)과 물류자동화사업 등을 하는 계열사다.

    현대그룹은 2017년 7월 현대엘리베이터의 물류자동화사업부를 현대무벡스라는 별도법인으로 분리했다. 이후 IT사업을 하는 계열사 현대유엔아이와 합병해 2018년 4월 현재의 현대무벡스를 출범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를 제외하고 그룹 내 알짜 계열사가 없는 상황에서 현정은이 현대무벡스 상장을 계기로 현대그룹 재건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바라봤다.

    현대무벡스는 남북경협이 재개하면 개성공단 내부에 물류자동화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새로운 사업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

    현정은은 2019년 8월1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본부에 현대무벡스의 상장심사를 신청하며 기업공개에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2019년 11월 상장심사를 철회하며 상장계획을 뒤로 미뤘다.

    현대무벡스는 회사가 성장하는 상황에서 향후 기업가치를 더 높게 받기 위해 상장시점을 뒤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무벡스는 2018년 말 기준 현정은이 지분 43.5%를 보유해 1대주주, 현대엘리베이터가 30.5%를 보유해 2대주주에 올라 있다.

    현대무벡스는 현정은의 장녀 정지이 전무와 차녀 정영이 차장이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회사로도 재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대북사업 시련
    현정은은 대북사업을 진행하면서 여러 차례 어려운 고비를 넘었다.

    1998년 11월 시작돼 2003년 9월 육로관광으로 확대된 금강산관광은 2008년까지 193만여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2008년 7월11일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망사건이 발생한 바로 다음날부터 전면 중단돼 지금껏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2009년에는 현대아산 직원이 137일 동안 북한에 억류되기도 했다.

    2008년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뒤로 2016년까지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추모식 참석과 금강산 관광 기념행사 등을 이유로 현정은은 북한에 6차례 다녀왔다.

    현정은은 2009년 2박3일 일정으로 방북한 뒤 북한 체류일정을 연장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했다.

    2013년 정몽헌 전 회장 10주기 추모식 때에는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의 구두친서를 전달받았을 뿐 아니라 그 뒤 대북사업의 단독 운영권을 확인받는 등 현정은은 대북사업에 열의를 보였다.

    하지만 상황은 쉽사리 호전되지 않았다.

    2015년 북한은 중국의 관광담당 관리 등 관련자 50여 명을 불러 금강산관광사업을 독자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금강산과 원산 일대에 국제관광지대를 조성해서 관광객 10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현대그룹의 ‘뒷통수를 쳤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후 남북관계는 북한의 잇단 핵실험으로 더욱 경색됐고 2016년 2월 개성공단마저 가동이 중단됐다.

    현대아산은 개성공단 가동중단에 따라 연간 100억 원의 매출 손실을 보게 됐고 그동안 개성공단 시설에 투자했던 400억 원이 날아가는 것은 물론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 250만 평 규모로 개발하고 있던 2단계 사업도 백지화할 위기를 맞았다.

    재계에서는 현대그룹이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2017년까지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사업중단으로 1조 원 가량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009년 8월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현대그룹>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 활동
    현정은은 2013년 11월27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서울상공회의소 의원총회에서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서울상공회의소 129년 역사상 여성이 부회장에 오른 것은 현정은이 처음이다.

    현정은은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에 오른 뒤 대한상의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대한상의가 여는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매년 참석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동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19년 10월에는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과 함께 한 ‘CEO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공정거래제도 및 정책방향’을 주제로 재계인사들과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서울상의에는 2020년 3월 기준 23명의 비상근 부회장이 있는데 여성은 현정은과 정기옥 엘에스씨푸드 회장 둘뿐이다.

    △현대그룹 외형 축소
    현대그룹은 2020년 3월 기준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아산, 현대무벡스, 현대경제연구원, 현대투자파트너스, 현대글로벌, 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 현대종합연수원 등 국내에 크게 9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현대그룹은 형제의 난을 거쳐 2000년 출범한 뒤 한때 빠르게 성장했지만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대북사업에서 타격을 입으며 결과적으로 20년 동안 사세가 크게 줄었다.

    2000년 정몽헌 전 회장이 지배한 당시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현대증권, 현대상선, 현대전자 등 26개 계열사로 이뤄졌다. 

    현정은이 현대그룹 회장에 오른 2003년 이후 초반 10년 현대그룹은 좋은 흐름을 보였다. 현대그룹 매출은 2003년 5조 원에서 2012년 12조 원으로 10년 사이 2배 이상 늘었다.

    현정은은 2001년 채권단에게 빼앗긴 현대건설을 되찾기 위해 2010년 현대차그룹과 치열하게 경쟁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현대건설 인수에 실패했으나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되는 등 경쟁력을 보였다.

    하지만 2012년 이후 해운업 악화 등으로 그룹의 중추 계열사인 현대상선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현대그룹도 전체적으로 유동성 위기에 놓였다.

    현정은은 2013년 그룹 차원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대증권의 매각을 결정했고 2016년 5월 KB금융지주에 현대증권을 매각했다.

    2016년에는 해운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핵심 계열사였던 현대상선마저 잃었다. 현정은은 당시 300억 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하는 등 현대상선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현대그룹은 2015년 말 기준 21개 계열사를 통해 공정자산 12조3천억 원을 보유해 재계 30위에 올랐다.

    하지만 2016년 현대증권과 현대상선을 매각하면서 공정자산 규모가 2조6천억 원 수준으로 줄었고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에서도 제외됐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과 현대상선을 잃은 뒤 현대엘리베이터에 실적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18년 말 개별기준으로 1조8천억 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해 현대그룹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그룹 경영권 방어
    현정은은 2003년 현대그룹 회장 취임 이후 두 차례에 걸친 범현대그룹의 공격으로부터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지켜냈다.

    정상영 KCC 회장은 현정은이 현대그룹 회장에 오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6.2%를 사들이며 현대그룹을 공식적으로 인수할 뜻을 밝혔다. 정상영 회장은 현정은의 시숙부로 정씨가 아닌 현씨가 현대그룹 회장을 맡는 데 불만을 보이며 현대그룹 인수를 추진했다.

    현정은은 이때 ‘현대엘리베이터의 국민기업화’를 내세우면서 현대엘리베이터의 소유권을 포기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일반 공모방식으로 당시 상장주식 수 561만 주의 178% 에 이르는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일반국민들이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길을 열어놓으려 했다.

    현정은은 국민이 직접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식을 사들이면 현대엘리베이터의 KCC 지분이 크게 줄어들고 현정은에 우호적 주주가 대폭 늘어나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이 방식은 KCC의 가처분신청으로 결국 실현되지 않았지만 현정은은 국민으로부터 동정여론을 받았다.

    금융당국은 KCC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주식 대량보유 보고의무인 5%룰을 어겼다고 보고 지분 매각명령을 내렸고 이에 따라 현정은은 경영권을 지켜냈다.

    2006년 4월에는 시동생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에게 경영권을 위협받았다. 정 이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이 우호지분을 포함해 현대상선의 지분을 39.6%를 보유하면서 경영권을 위협한 것이다.

    당시 현정은은 우호지분을 포함해 40%을 약간 넘게 소유하고 있었다.

    현정은은 현대엘리베이터를 통한 현대상선 지분 매입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넥스젠’이란 파생상품회사와 현대상선의 주식 600만 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스와프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은 현정은에 우호적 기업이 현대상선의 주식을 사들여 일정 기간 보유하면서 현정은은 대주주 자격을 유지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 현정은 이를 통해 다시 한번 경영권을 방어했다.

    △현대그룹 회장 이전
    기업가 집안에서 태어나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으며 유년기를 보냈다.

    경기여고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사회학과에 입학했다. 당시 여성의 사회진출과 여성개발 등과 관련한 연구를 많이 하며 사회학과 교수가 되는 꿈을 키웠다.

    이화여대 대학원에 진학해 사회학 공부를 이어갔고 1976년 정몽헌 전 회장과 결혼해 현대가의 며느리가 됐다. 결혼 이후에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교수의 꿈을 이어갔다.

    유학을 마친 뒤 교수의 꿈을 접었지만 2녀1남을 둔 어머니이자 현대가의 며느리로 정몽헌 전 회장을 내조했다.

    안살림을 하면서도 걸스카웃연맹 중앙본부 이사, 대한적십자사 여성봉사 특별자문위원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회활동도 활발히 참여했다.

    그러다 2003년 정몽헌 회장이 타계하자 현대엘리베이터 대표를 맡으며 현대그룹 회장에 올랐다.

    현정은은 회장에 오른 뒤 경영 안정화, 윤리경영, 이사회 중심 전문경영인체제 강화, 주주중시 경영 등을 중점 과제로 추진했다.

    현대증권과 현대상선을 잃기 전까지 그룹 규모를 빠르게 키우며 재계에서 경영능력을 인정 받았다.

    현정은은 이화여대와 미국에서 한 사회학과 인성개발 공부, 정몽헌 회장을 내조하는 동시에 정주영 명예회장을 모신 경험에서 현대그룹 회장으로서 거대한 조직을 이해하고 구성원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 비전과 과제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018년 8월3일 고 정몽헌 회장 추모식을 위해 강원 고성군 동해선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금강산을 방문하고 돌아와 방북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정은은 국내 어떤 기업인보다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현정은은 남북경협을 단순히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드는 차원이나 수익 창출원으로 바라보지 않고 남북경제를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민족 숙원사업으로 여기고 사업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남북경협이 본격화하면 현대그룹 역시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그룹은 계열사인 현대아산을 통해 전력, 통신, 철도, 통천 비행장, 임진강댐, 금강산 수자원, 명승지 관광 등 북한 7개 사회간접자본(SOC)의 독점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어 남북경협이 본격화하면 수혜를 입을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현대그룹은 2016년 현대증권과 현대상선을 잃으면서 사세가 크게 줄었는데 현정은은 남북경협이 본격화하면 이를 바탕으로 현대그룹을 재건할 기반도 마련할 수 있다.

    현대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결정한 굵직한 투자들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진행하고 있는 주요 투자로는 중국 상하이 공장 신설, 충주 본사 이전 등이 꼽힌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실적 회복, 현대무벡스 상장 등도 현정은의 주요 과제로 평가된다.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무벡스는 현대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향후 현정은이 그룹 재건을 노릴 때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은 물론 안정적 경영관리가 중요하다.

    현정은은 2020년 신년사를 통해서는 업무를 향한 열정, 남북경협을 향한 신뢰, 변화와 혁신의 가속도 등 3가지를 주문했다.

    현정은 개인적으로는 쉰들러홀딩스와 진행하고 있는 7천억 원대 소송을 원만하게 마치는 것도 중요하다.

    쉰들러홀딩스와 법적 다툼은 현재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데 현정은이 대법원에서 패소하면 현대엘리베이터에 천문학적 금액을 물어줘야 할 수도 있다.

    현정은 쉰들러홀딩스와 법적 다툼에서 1심은 승소하고 2심은 일부 패소했다.

    ◆ 평가

    ▲ 1976년 2월 이화여자대학교 졸업식에서 정몽헌 회장과 함께. <현대그룹>

    현정은은 대북사업과 관련해 7전8기의 오뚝이와 같은 뚝심있는 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03년 현대그룹 회장에 오른 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신년사를 내는 등 임직원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그는 ‘단 1명’의 관광객이라도 있다면 금강산 관광을 계속하겠다며 대북사업에 대한 변하지 않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남편 정몽헌 회장이 생전에 “기업이 어느 정도 규모가 되면 개인의 것이 아니라 국가와 민족의 것”이라고 강조한 말을 항상 가슴에 새긴다고 한다.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으로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을 꼽는다.

    정주영 명예회장에게는 철두철미한 분석력과 창조적 아이디어, 강인한 추진력 등을, 정몽헌 회장에게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 경영 스타일 등을 본받을 점으로 들었다.

    종교는 없지만 가끔 교회, 절, 성당 등을 찾아 마음의 평안을 찾는다고 한다.

    주량은 와인 1잔 정도로 알려졌다.

    2004년 현대건설 사보 인터뷰에서 애창곡으로 왁스의 '여정'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 윤도현의 '사랑2' 등을 애창곡으로 꼽았다. 최신곡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젊은 감각의 노래를 좋아한다고 한다.

    현대그룹의 핵심자산은 훌륭한 인재라는 이념을 바탕으로 전문경영인을 통한 경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품고 있다.

    현대그룹 회장에 오르고 나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었다고 회고하고 버킷리스트(bucket list)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꼽았다.

    한번 결정을 내린 것을 후회하지 않는 스타일로 뒤돌아보는 성격이 아니라고 한다.

    좌우명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라’다.

    평소 긍정적 성격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스트레스가 쌓이면 명상을 통해 조용히 생각을 정리한다고 한다.

    유학시절 미국에도 살고 유럽 여행도 자주 가봤지만 가장 좋은 여행지로는 언제나 ‘금강산’을 꼽는다.

    본관은 연주(延州) 현씨(玄氏)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경영인으로 평가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발표한 ‘2011년 세계 50대 여성기업인’에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2012년과 2015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아시아 파워 여성기업인 50인’에 들었다.

    2014년과 2015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Fortune)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여성기업인 25인’에 2년 연속 포함됐다.

    기자들의 질문에 간략한 답변이나 미소로 일관할 때가 많아 준비한 답변 외에는 일을 잘 열지 않는 과묵한 경영인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 사건사고

    △쉰들러홀딩스와 법적 다툼
    서울고등법원 민사14부(부장판사 남양우)는 2019년 9월26일 현대엘리베이터 2대주주인 쉰들러홀딩스가 현정은을 비롯한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 소송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주주 대표소송은 회사의 이사가 정관이나 임무를 어겨 회사에 손실을 입혔을 때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이사의 책임을 묻는 것이다. 

    쉰들러홀딩스는 현대그룹이 현대상선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현대상선의 최대주주 현대엘리베이터로 하여금 파생금융상품 계약을 맺게 해 7천억 원대의 손실을 보게 했다고 주장해왔다.

    문제가 된 파생금융상품은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 주가에 따라 이익을 보거나 손해를 입게 되는 상품으로 계약 체결 뒤 현대상선 주가가 떨어져 현대엘리베이터가 대규모 손실을 봤다. 

    쉰들러홀딩스는 2014년 초 현대엘리베이터 감사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현정은 등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을 요청했으나 감사위원회가 답변하지 않자 직접 주주 대표소송을 냈다.

    이 재판은 2020년 3월 기준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쉰들러홀딩스는 KCC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을 사들여 2대주주에 오른 뒤 꾸준히 국내 승강기시장 1위 업체인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노렸다.

    △현대엘리베이터 갑횡포
    현대엘리베이터는 2019년 12월 승강기 유지관리 과정에서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하도급 규정을 어겨 행정안전부로부터 고발당했다.

    행정안전부는 2019년 10월21일부터 12월6일까지 지방자치단체, 한국승강기안전공단 등과 함께 합동조사단을 꾸려 승강기 유지관리업무의 하도급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결과 현대엘리베이터와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오티스엘리베이터, 한국미쓰비시엘리베이터 등 4개 업체가 2013년부터 승강기 유지관리 업무를 중소협력업체에 편법‧탈법적으로 떠넘긴 사실이 드러났다.

    이 4개 업체는 2019년 기준 승강기 신규설치시장 점유율이 83.5%, 유지관리시장 점유율이 56.3%에 이른다.

    현대엘리베이터 등은 전국적으로 승강기 유지관리 업무를 수주하면서 하도급을 숨기기 위해 협력업체와 ‘공동수급’ 협정서를 작성했지만 실제로는 협력업체에게 ‘업무지시’와 ‘실적관리’ 등 원청업체의 지위와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승강기 안전관리법은 승강기 유지관리의 부실을 막고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하도급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승강기업체가 유지관리 업무의 하도급 규정을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 등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승강기 유지관리업 등록이 취소되거나 6개월 이하의 사업정지 또는 1억 원 이하의 과징금 등의 행정처분도 받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승강기 관련 노동자들의 잇따른 사망사고의 원인으로 불법 하도급이 지목되면서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2015년부터 2019년 11월까지 5년 동안 모두 37명의 노동자가 승강기 관련 작업을 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사내이사 연임
    현정은은 2019년 3월 열린 현대엘리베이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현정은은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현대엘리베이터에 손실을 입힌 혐의 등을 받고 있어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통과될지 관심이 몰렸는데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됐다.

    국민연금공단이 현정은의 연임안건에 기권하기로 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연금은 당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1.98%를 지닌 3대주주였는데 주총을 며칠 앞두고 현정은의 사내이사 재선임안건에 기권하기로 결정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민연금의 결정을 놓고 “현 회장은 현대상선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현대엘리베이터에 손실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며 “이런 행태들은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주주 권익을 침해하는 것인데 국민연금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장기적 주주가치를 고려해 현정은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기권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제개혁연대는 “현 회장이 기업가치 훼손의 원인을 제공하는데도 이를 뛰어넘은 어떤 장기적 가치가 있다는 것인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북경협사업에서 현 회장의 역할 때문인지 등 근거를 더욱 상세하게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당시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갓 도입하고 주총에서 목소리를 높일 때인데 현정은의 사내이사 안건에는 기권하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는 반대해 의결권 행사를 결정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도 받았다.

    △박용진, 전환사채 편법거래 막는 '현대엘리베이터 방지법' 발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9년 1월 전환사채(CB)를 이용한 대기업의 편법거래를 막는 법안을 대표 발의하며 ‘현대엘리베이터 방지법’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박 의원이 발의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대기업이 전환사채를 발행했을 때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그 사채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옵션거래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박 의원은 “대주주가 현행법의 허점을 악용해 적은 비용으로 전환사채를 이용한 경영권 방어에 나서는 것을 방지하고 소액주주의 권익을 두텁게 보호하고자 법안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15년 11월 액면가 2050억 원 규모의 ‘제35회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한 뒤 2017년 1월 발행 규모의 40%에 이르는 820억 원을 상환했다. 같은 날 상환된 전환사채와 관련한 ‘매수청구권’을 현정은과 현대글로벌에 38억8600만 원에 팔았다.

    박 의원에 따르면 발행된 전환사채를 상환하면 소각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현대엘리베이터는 같은 날 매수청구권을 부여해 현정은 등에게 넘겼다.

    현정은은 이 거래를 통해 전환사채를 인수할 때의 약 20분의 1에 해당하는 자금으로 경영권 위협에 대비하고 현대엘리베이터의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얻어 주가 상승 때 시세차익까지 얻을 수 있게 됐다.

    박 의원은 이 방식이 자본시장법 제165조의10 제2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신주인수권부사채(분리형BW)에서 신주인수권만을 분리해서 매매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법에서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사모발행을 금지하는 것은 지배주주의 경영권 방어에 악용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인데 현행법에 전환사채와 관련한 규정이 없어 현대엘리베이터와 같은 법의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주권상장 법인이 전환사채를 사모의 방법으로 발행했을 때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그 사채를 기반으로 옵션거래를 하지 못하게 하면 현행법의 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다”며 “이번 법안은 주주 평등주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는 2015년부터 꾸준히 현대엘리베이터 전환사채 발행 방식을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이라고 문제로 삼아왔는데 결국 법안 발의로 이어졌다.

    다만 금융위원회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전환사채 발행과 관련한 위법성 여부를 따져달라는 경제개혁연대의 요청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금융위원회는 2018년 11월 경제개혁연대에 “현행 자본시장법령은 전환사채 발행과 관련해 콜옵션 부여와 양도를 제한하는 별도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대답했다. 

    △현대상선으로부터 배임 혐의로 고소
    현대상선은 2018년 1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현정은을 포함해 현대그룹 전 임원, 현대상선 전 대표이사 등 4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현대상선은 고소이유와 관련해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전사적 차원에서 과거 체결된 계약들을 검토하던 중 현대로지스틱스(현재 롯데글로벌로직스) 매각 과정에서 부당한 계약체결 사항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현대로지스틱스의 발행 주식 등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현정은 등 피고소인들이 현대상선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구조를 설계하고 실행했다고 주장했다. 

    현대상선은 당시 현정은 등의 배임으로 입은 피해규모를 1950억 원 가량으로 추정해 고소장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냈다.

    현대그룹은 당시 현대상선의 고소와 관련해 "현대상선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자산 매각 등 유동성을 확보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이사회 결의 등 적법적 절차를 거쳐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을 진행한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현대상선의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건은 2019년 12월 기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
    2016년 3월 현대증권과 현대로지스틱스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매제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 2곳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공정위원회 조사결과 현대증권은 지점용 복사기를 빌릴 때 현대그룹 계열사인 에이치에스티를 거래단계에 끼워넣어 중간에 수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줬다. 에이치에스티는 복사기 임차거래와 관련이 없다.

    에이치에스티는 현정은의 매제인 변찬중씨가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다. 현정은 일가가 보유한 전체 지분율은 95%에 이른다. 에이치에스티는 2014년에 매출 99억5600만 원을 올렸는데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유엔아이, 현대증권 등 현대그룹 계열사와 거래해 얻은 매출이 69억8800만 원에 이르렀다.

    현대로지스틱스는 택배송장용지를 납품하는 쓰리비에 일감 몰아주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쓰리비는 현정은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변찬중씨가 쓰리비의 지분 40%를 소유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의 검찰 고발
    2013년 11월 현정은과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은 현대상선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현대엘리베이터를 동원해 현대상선을 부당 지원했다는 의혹으로 경제개혁연대에 고발당했다. 

    경제개혁연대는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하게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 계약으로 2009년 이후 2013년까지 현대엘리베이터의 거래손실은 710억 원, 평가손실은 4291억 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현정은은 2006년 시동생인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와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상선 지분 26.68%를 취득해 최대주주 지위에 오르는 등 적극 공세에 나섰고 현정은은 이에 대응해 아일랜드계 투자회사인 넥스젠캐피털과 현대상선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스와프계약을 맺었다.

    넥스젠캐피털이 현대상선 주식을 사들여 우호지분을 형성하고 현대상선의 주가가 떨어지면 그 손실을 현대엘리베이터가 물어주기로 했다. 또 주가 상승으로 이익이 나면 일정 비율로 나누기로 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4년 뒤 만기가 다가오자 이 계약을 연장했다. 2010~2013년 NH농협증권 등과 같은 방식으로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 파생상품 거래를 놓고 현대상선 주가가 상승해서 이익이 발생했다면 현대엘리베이터에도 이익이 되기 때문에 계약 자체에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

    2018년 9월11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경제개혁연대가 상법 위반 등 혐의로 현정은을 고발한 사건을 2018년 8월 중순 무혐의 처리하였다고 밝혔다.

    검찰은 "경제개혁연대 고발 직후 쉰들러가 같은 이유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결과를 지켜보다가 현정은에게 적용된 일부 혐의의 공소시효가 임박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정몽헌 회장 잃어 
    2003년 남편을 잃었다. 정몽헌 전 회장은 대북 불법송금 사건과 관련해 특검에서 조사를 받던 가운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정은은 2013년 7월 22일 현대그룹 본사에서 열린 정몽헌 전 회장 10주기 맞이 추모 사진전 개막식에서 정몽헌 전 회장 대형 모자이크 사진의 마지막 퍼즐 조각을 끼우는 세레모니를 진행하기도 했다. 

    정몽헌 전 회장의 대형 모자이크 사진은 현대그룹 임직원 1만여 명의 얼굴 사진으로 만들어 정 전 회장에 대한 추모의 마음을 담았다고 현대그룹 측은 설명했다.

    ◆ 경력

    ▲ 1985년 둘째 딸 돌잔치에서 가족과 함께. <현대그룹>

    1983년부터 1998년까지 걸스카웃연맹 국제분과위원과 중앙육성위원을 지냈다.

    1988년부터 1991년까지 대한 여학사협회 재정분과위원을 역임했다.

    1998년부터 2007년까지 걸스카웃연맹 중앙본부 이사로 일했다.

    1999년부터 지금까지 대학적십자사 여성봉사 특별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3년 현대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중앙인사위원회 인사정책자문회의 위원을 맡았다.

    2011년부터 주한 브라질 명예영사를 맡고 있다.

    2013년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에 올랐다.

    ◆ 학력

    1972년 경기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76년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이화여대 사회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3년 미국 페어레이디킨슨대학교에서 인성개발학 대학원 과정을 마쳤다.

    ◆ 가족관계

    현정은은 일제강점기 금융인으로 조선총독부의 중추원 참의를 지냈던 현준호씨의 손녀다. 

    아버지는 신한해운을 창업한 현영원 회장이다. 신한해운은 현대상선으로 합병됐고 이후 현 회장은 현대상선 회장으로 취임했다.

    어머니인 김문희씨는 대한민국 학교법인 용문학원(용문중학교, 용문고등학교)의 이사장이다. 외숙부는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고 외할아버지는 김용주 전남방직 창업주다.

    언니 현일선씨가 있고 현승혜씨와 현지선씨가 여동생이다. 유승지 홈텍스타일코리아 회장이 형부다.

    정몽헌 회장과 사이에서 2녀1남을 뒀다.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가 장녀, 정영이 현대무벡스 차장이 차녀다. 막내이자 외동아들은 정영선 현대투자파트너스 이사다.

    ◆ 상훈

    2013년 브라질 리오 브랑코 훈장을 받았다.

    2015년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 기타

    2019년 3분기 기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7.8%, 현대아산 지분 4.3%을 보유하고 있다. 2019년 3월 기준 현대글로벌 지분 91.3%, 현대무벡스 43.5% 등도 보유하고 있다.

    2019년 현대엘리베이터에서 급여 12억1천만 원, 상여 14억3700만 원 등 모두 26억47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2018년보다 6천만 원 가량 줄었다.

    2018년에는 현대엘리베이터에서 급여 12억1천만 원, 상여 14억9800원 등 모두 27억800만 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 어록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004년 8월18일 현대그룹 비전선포식에서 '새로운 비상과 도약을 위한 경영'이라는 중장기 비전을 선포한 뒤 현대그룹 깃발을 흔들고 있다. <현대그룹>

    “힘들고 어려울수록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자. 여러분 한사람, 한사람의 변화가 우리 전체의 변화를 가져오는 기적을 함께 경험해 보자.” (2020/01/02, 신년사에서)

    “정부와 잘 협의해 지혜롭게 대처하겠다. 좋은 해결방안을 찾아서 정부가 북한과도 좋은 관계를 맺기 바란다.” (2019/11/14. 북한의 금강산관광 시설 철거 통보 이후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안에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기는 어렵겠지만 머지않아 될 것이다. 북측도 빠른 재개를 희망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미국에서 대북규제를 풀어주면 곧바로 남북경협 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2018/11/19, 금강산 관광 시작 20주년 기념 남북공동행사 참여 후 동해선출입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몽헌 회장이 돌아가신지 15년이 됐고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이제는 절망이 아닌 희망을 이야기 하고 싶다. 지난 10년처럼 일희일비 하지 않을 것이며 담담하게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18/08/03, 정몽헌 회장 15주기 금강산 추모식 귀한인사에서)

    “금강산과 개성관광, 개성공단은 물론 앞으로 7대 SOC(사회간접자본)사업까지 남북경협사업 재개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태스크포스팀은 현대그룹의 핵심 역량과 의지를 모아 남북경협사업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 (2018/05/08, 현대그룹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하면서)
     
    “주력 계열사(현대상선)가 불가피하게 매각돼 그룹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지만 부실의 멍에를 더 지속하지 않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게 돼 그나마 다행이다. 현대엘리베이터를 포함한 각 계열사는 과거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선순환이 작동하도록 '승리하는 DNA'를 가져야 할 것이다. (2017/01/01, 2017년 신년사에서)

    "현대상선과 이별하게 되면서 발자취를 다시 되새겨 보고 국가의 경제적 위상을 새삼 느끼는 등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연말 연초에 인사발령이나 주재원 부임 시 다 같이 인사 다니던 직원들 모습이 눈에 선해 현대상선 임직원 여러분과 이별한다는 것이 아직도 와 닿지 않는다." (2016/08/04, 현대상선을 공식적으로 계열분리하기 하루 전날 현대상선의 임직원에게 삼계탕을 보내면서 남긴 편지에)

    “현대그룹은 남북경협의 선구자로서 임직원들은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공동 번영에 기여한다는 소임을 이어가야 한다.” (2016/01/04, 2016 신년사에서)

    “시아버지와 남편과 같은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2015/03/18, 제42회 상공의 날 기념행사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소감)

    “때로는 우리 현대그룹의 소임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 만들어지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우리 그룹이 만들어가고 있음을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 된다.” (2015/01/02, 신년사에서)

    “북측과 공동 기념행사를 열었고 연내에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물꼬를 트자는 뜻을 함께했다.” (2014/11/18, 금강산 관광 16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북한에 다녀오고 나서)

    “현대 드림호 명명식을 맞이해 새로운 꿈을 꾸고자 한다. 지금 해운업계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현대 드림호를 통해 현대그룹과 현대상선은 재도약이라는 꿈을 반드시 이룰 것이다.” (2014/02/28,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현대컨테이너 명명식에서)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위기상황을 먼저 극복해야 한다. 아시다시피 우리 그룹의 주력산업인 해운업과 증권업이 많은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여건에 있는 다른 계열사도 미래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결코 안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2013/01/02, 신년사에서)

    “고 정주영 명예회장님이 첫 삽을 뜨고 정몽헌 회장님의 손때가 묻은 현대건설을 이제야 되찾았다. 위에 계신 두 분도 많이 기뻐하셨을 거다.” (2010/11/18,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된 이후 선영 발표문에서)

    “다음주면 금강산 피격사건이 발생한지 1년이 된다. 하지만 콜럼버스처럼 우리도 포기하지 말자. 미지의 신대륙에 도착할 때까지 우리 현대가족 모두 힘차게 노를 저어가자. 우리 모두가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다. 꿈을 현실로 이뤄내는 현대인의 저력을 믿는다.” (2009/07/04, 현대그룹 용선대회 인사말에서)

    “우리 삶에서 숫자 일(1)은 '희망을 품은 새로운 시작'을 상징한다. 이런 의미에서 현대상선의 서른한 번째 생일은 지난 30년간 쌓아온 젊음의 패기와 창조적 열정을 밑거름으로 해 보다 원숙하고 세련된 초우량 해운물류기업으로 거듭 태어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 (2007/03/25, 현대상선 창립 31주년 인사말에서)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더라도 버티겠다. 금강산 관광객이 단 한명이라도 있다면 금강산 관광은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2006/10,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북경제협력 사업자를 초청한 자리에서)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는 오늘 오후 동숭동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기업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투명성에 대한 획기적 조치로 우량기업인 현대엘리베이터의 국민주를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국민 여러분들이 ‘현대그룹 살리기’에 적극 동참해 주실 것을 진심어린 충정으로 호소드린다.” (2003/11/17, 현대엘리베이터 국민주 공모를 결의하면서 발표한 호소문에서)

    “이제 저는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미망인에서 고인이 남긴 유지를 이어받은 현대그룹 회장으로 새롭게 일어섰다. 고인이 남긴 큰 뜻을 계승 발전시켜 현대그룹이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2003/10/21, 현대그룹 임시이사회에서)
  • ◆ 경영활동의 공과

    △현대엘리베이터 배당과 자사주 매입
    현대엘리베이터는 2020년 3월25일 경기 이천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2019년 실적과 관련해 1주당 900원을 배당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재무제표(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포함)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원안대로 통과했다.

    배당금 총액은 244억7940만600원, 시가 배당율(2019년 말 주가 기준)은 1.32%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18년 실적과 관련해서도 보통주 1주당 900원을 현금배당했는데 배당규모를 유지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그룹에서 자산 규모가 가장 큰 핵심 계열사이자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계열사로 현대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다.

    현정은은 현대엘리베이터 사내이사를 맡아 경영에 참여하고 있으며 2019년 3분기 기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7.8%를 지닌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특수관계인을 더하면 지분율은 23.6%까지 확대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0년 3월25일 주총 이후 이사회를 열고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강화’를 위해 자기주식 81만6천 주를 사기로 결정했다.

    3월24일 현대엘리베이터 종가 4만6350원을 적용하면 예상 매입금액은 378억2160만 원에 이른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주주가치 강화를 위해 자기주식 매입을 결정한 것은 2020년 들어 2번째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월 이사회에서도 주주가치 강화를 위해 자기주식 81만6천 주 매입을 결정한 뒤 한 달 동안 380억 원을 들여 자기주식 매입을 마무리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를 향한 현정은의 지배력이 약한 만큼 경영권 강화를 위한 자기주식 매입이라는 시선도 나왔다.

    자기주식은 의결권이 제한되지만 향후 우호세력에게 지분을 넘기면 최대주주의 경영권 방어에 활용될 수 있다.

    ▲ 현대엘리베이터 실적.

    △현대엘리베이터 실적 후퇴
    현대엘리베이터는 승강기시장 경쟁 심화로 2019년 영업이익이 후퇴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19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8725억 원, 영업이익 1362억 원을 올렸다. 2018년보다 매출은 0.2%, 영업이익은 4.8% 줄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승강기시장 경쟁 심화로 영업이익이 2018년보다 줄었다”고 설명했다.

    2019년 신규수주는 1조6393억 원을 올렸다. 2018년보다 0.7% 줄면서 2019년 목표였던 1조7100억 원에 4.1% 못 미쳤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0년 목표로 매출 1조6338억 원, 영업이익 1550억 원, 신규수주 1조7454억 원을 제시했다. 

    △2020년 시무식 남북경협 각오 
    현정은은 2020년 시무식에서 남북관계에서 그동안 쌓은 신뢰를 자산으로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 준비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현정은은 2020년 1월2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그룹빌딩 대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2020년 경제 전망은 더욱 불투명하지만 위기 속에 기회가 있는 만큼 새로운 각오로 새 역사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정은은 남북경협사업을 강조하며 정주영 명예회장의 “사업은 망해도 다시 일으킬 수 있지만 신용은 한번 잃으면 그것으로 끝장”이라는 말을 인용했다.

    그는 “현대그룹은 1989년 남북경협사업의 문을 열었지만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발걸음을 멈추고 있다”며 “그동안 쌓은 신뢰라는 든든한 자산을 동력으로 희망을 잃지 말고 더욱 당당하고 적극적 자세로 임하자”고 말했다. 

    2020년 경영방향으로 업무에 관한 열정, 남북경협사업을 향한 적극적 자세, 변화와 혁신 등 3가지를 들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추진하는 중국 상하이 신공장 건립과 충주 본사 이전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해외시장 공략과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자고 강조했다.

    △현대아산 건설인력 지속 충원
    현대그룹에서 대북사업을 하는 현대아산은 2019년 건설인력을 지속해서 충원했다.

    2019년 말 현대아산에서 일하는 직원(기간제 근로자 포함)은 모두 182명이다. 2018년 말 156명보다 17% 늘었다.

    현대아산은 현대그룹에서 현대엘리베이터만큼이나 중요도가 높은 계열사로 꼽힌다.

    현대아산은 현정은이 직접 이사회 의장을 맡아 경영을 이끌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분 73.9%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현정은도 2019년 3분기 기준 지분 4.0%를 들고 있다.

    현대아산은 2007년 만해도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관광부문에서 올렸으나 2008년 금강산관광 중단 이후 관련 사업이 크게 위축돼 현재는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건설부문에서 내고 있다.

    현대아산은 과거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개발사업, 남한과 북한의 철도·도로연결사업 등을 통해 확보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택지개발, 도로, 하수처리 등 공공부문 산업공사는 물론 주택사업, 공장시설 등 다양한 건축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건설사업 강화는 남북 경제협력 회복 이후 대북사업 경쟁력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현대아산은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해도 금강산 관광시설을 철거한 뒤 다시 짓거나 정비공사를 크게 한다면 경협 초기에는 관광보다 건설사업 역량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정부가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와 함께 원산·갈마 관광지구 개발에 참여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하자고 북한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상황에 따라 건설사업과 관련한 현대아산의 역할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남북경협 희망고문
    현정은은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경협 희망고문’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들어 미국의 제재를 피해 가능한 영역에서 독자적으로 남북경협을 진행할 의지를 보였으나 연초부터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사태에 막혀 남북관계를 진전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남북경협을 대표하는 민간기업으로 현정은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부터 누구보다 남북경협 성사를 위해 힘썼다.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으로 대표되는 현대그룹의 남북경협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며 기대감이 커졌다.

    현정은은 2018년 5월 현대그룹 안에 남북 경제협력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직접 위원장을 맡아 대북사업을 준비했다. 남북경협 경험을 지닌 경제관료 출신 배국환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현대아산 대표로 새로 영입하고 현대아산 유상증자 등을 통해 남북경협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현정은이 2018년 8월과 11월 금강산에서 각각 정몽헌 회장 15주기 추모식과 금강산관광 20주년 남북 공동행사를 진행할 때만해도 금강산관광 재개를 포함한 남북경협 회복이 머지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1월 ‘2019 기업인과 대화’에서 “현대그룹은 희망고문을 받고 있다”며 현정은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현정은에게 “(남북경협이) 뭔가 열릴 듯하면서 열리지 않고 있지만 결국은 잘될 것”이라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북경협은 2019년 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벽 앞에 가로 막혔다.

    애초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향한 전망은 낙관적이었다. 합의 여부보다 미국과 북한이 어느 정도까지 합의를 이뤄내느냐에 관심이 더 쏠렸다. 

    합의 내용이 ‘빅딜’이든 ‘스몰딜’이든 금강산 관광사업은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결과적으로 합의는 불발됐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판문점 남북미 정상의 만남 등이 성사됐으나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 획기적 변화를 이끌지는 못했다.

    급기야 김정은 위원장은 2019년 10월23일 금강산을 찾아 ‘금강산에서 남측 시설을 걷어내라’는 식의 지시를 내렸고 북한은 10월25일 금상산의 한국 관광시설 철거를 요구하는 통지문을 공식적으로 보냈다.

    현정은은 2019년 11월14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급히 만나 북한의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 통보에 관한 대책을 논의했다.

    김연철 장관은 당시 모두발언을 통해 “정부는 기업 재산권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창의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현대그룹과 긴밀하게 소통해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019년 11월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강산관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엘리베이터 본사 이전 추진
    현정은은 2019년 7월3일 충북도청에서 이시종 충청북도지사, 조길형 충주시장과 현대엘리베이터 본사를 충주시로 옮기는 협약을 맺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8년까지 경기도 이천에 있는 본사를 충주 제5산업단지로 이전하고 스마트공장 신설, 물류센터 조성 등에 모두 2500억 원을 투자한다. 지역자재 구매와 지역민 우선 채용 등에도 힘쓴다.

    충청북도와 충주시는 부지 및 설비투자 지원, 세제혜택 등 행정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충청북도의 대학 및 특성화고등학교와 연계한 일자리 창출도 추진한다.

    현정은은 “충주시에 조성될 스마트공장과 본사, 물류센터는 새로운 도전이자 시작”이라며 “스마트공장으로 승강기산업의 새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충청북도와 충주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1984년 창립 이후 경기 이천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성장했으나 협소한 부지에 따른 공장 확장과 효율적 생산라인 구축의 어려움, 주요시설의 노후화에 따라 공장 이전을 결정했다.

    △현대무벡스 상장 연기
    현정은은 2019년 말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계열사 현대무벡스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가 뒤로 미뤘다.

    현대무벡스는 현대그룹에서 시스템통합(SI)과 물류자동화사업 등을 하는 계열사다.

    현대그룹은 2017년 7월 현대엘리베이터의 물류자동화사업부를 현대무벡스라는 별도법인으로 분리했다. 이후 IT사업을 하는 계열사 현대유엔아이와 합병해 2018년 4월 현재의 현대무벡스를 출범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를 제외하고 그룹 내 알짜 계열사가 없는 상황에서 현정은이 현대무벡스 상장을 계기로 현대그룹 재건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바라봤다.

    현대무벡스는 남북경협이 재개하면 개성공단 내부에 물류자동화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새로운 사업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

    현정은은 2019년 8월1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본부에 현대무벡스의 상장심사를 신청하며 기업공개에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2019년 11월 상장심사를 철회하며 상장계획을 뒤로 미뤘다.

    현대무벡스는 회사가 성장하는 상황에서 향후 기업가치를 더 높게 받기 위해 상장시점을 뒤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무벡스는 2018년 말 기준 현정은이 지분 43.5%를 보유해 1대주주, 현대엘리베이터가 30.5%를 보유해 2대주주에 올라 있다.

    현대무벡스는 현정은의 장녀 정지이 전무와 차녀 정영이 차장이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회사로도 재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대북사업 시련
    현정은은 대북사업을 진행하면서 여러 차례 어려운 고비를 넘었다.

    1998년 11월 시작돼 2003년 9월 육로관광으로 확대된 금강산관광은 2008년까지 193만여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2008년 7월11일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망사건이 발생한 바로 다음날부터 전면 중단돼 지금껏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2009년에는 현대아산 직원이 137일 동안 북한에 억류되기도 했다.

    2008년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뒤로 2016년까지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추모식 참석과 금강산 관광 기념행사 등을 이유로 현정은은 북한에 6차례 다녀왔다.

    현정은은 2009년 2박3일 일정으로 방북한 뒤 북한 체류일정을 연장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했다.

    2013년 정몽헌 전 회장 10주기 추모식 때에는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의 구두친서를 전달받았을 뿐 아니라 그 뒤 대북사업의 단독 운영권을 확인받는 등 현정은은 대북사업에 열의를 보였다.

    하지만 상황은 쉽사리 호전되지 않았다.

    2015년 북한은 중국의 관광담당 관리 등 관련자 50여 명을 불러 금강산관광사업을 독자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금강산과 원산 일대에 국제관광지대를 조성해서 관광객 10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현대그룹의 ‘뒷통수를 쳤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후 남북관계는 북한의 잇단 핵실험으로 더욱 경색됐고 2016년 2월 개성공단마저 가동이 중단됐다.

    현대아산은 개성공단 가동중단에 따라 연간 100억 원의 매출 손실을 보게 됐고 그동안 개성공단 시설에 투자했던 400억 원이 날아가는 것은 물론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 250만 평 규모로 개발하고 있던 2단계 사업도 백지화할 위기를 맞았다.

    재계에서는 현대그룹이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2017년까지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사업중단으로 1조 원 가량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009년 8월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현대그룹>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 활동
    현정은은 2013년 11월27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서울상공회의소 의원총회에서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서울상공회의소 129년 역사상 여성이 부회장에 오른 것은 현정은이 처음이다.

    현정은은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에 오른 뒤 대한상의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대한상의가 여는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매년 참석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동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19년 10월에는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과 함께 한 ‘CEO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공정거래제도 및 정책방향’을 주제로 재계인사들과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서울상의에는 2020년 3월 기준 23명의 비상근 부회장이 있는데 여성은 현정은과 정기옥 엘에스씨푸드 회장 둘뿐이다.

    △현대그룹 외형 축소
    현대그룹은 2020년 3월 기준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아산, 현대무벡스, 현대경제연구원, 현대투자파트너스, 현대글로벌, 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 현대종합연수원 등 국내에 크게 9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현대그룹은 형제의 난을 거쳐 2000년 출범한 뒤 한때 빠르게 성장했지만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대북사업에서 타격을 입으며 결과적으로 20년 동안 사세가 크게 줄었다.

    2000년 정몽헌 전 회장이 지배한 당시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현대증권, 현대상선, 현대전자 등 26개 계열사로 이뤄졌다. 

    현정은이 현대그룹 회장에 오른 2003년 이후 초반 10년 현대그룹은 좋은 흐름을 보였다. 현대그룹 매출은 2003년 5조 원에서 2012년 12조 원으로 10년 사이 2배 이상 늘었다.

    현정은은 2001년 채권단에게 빼앗긴 현대건설을 되찾기 위해 2010년 현대차그룹과 치열하게 경쟁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현대건설 인수에 실패했으나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되는 등 경쟁력을 보였다.

    하지만 2012년 이후 해운업 악화 등으로 그룹의 중추 계열사인 현대상선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현대그룹도 전체적으로 유동성 위기에 놓였다.

    현정은은 2013년 그룹 차원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대증권의 매각을 결정했고 2016년 5월 KB금융지주에 현대증권을 매각했다.

    2016년에는 해운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핵심 계열사였던 현대상선마저 잃었다. 현정은은 당시 300억 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하는 등 현대상선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현대그룹은 2015년 말 기준 21개 계열사를 통해 공정자산 12조3천억 원을 보유해 재계 30위에 올랐다.

    하지만 2016년 현대증권과 현대상선을 매각하면서 공정자산 규모가 2조6천억 원 수준으로 줄었고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에서도 제외됐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과 현대상선을 잃은 뒤 현대엘리베이터에 실적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18년 말 개별기준으로 1조8천억 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해 현대그룹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그룹 경영권 방어
    현정은은 2003년 현대그룹 회장 취임 이후 두 차례에 걸친 범현대그룹의 공격으로부터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지켜냈다.

    정상영 KCC 회장은 현정은이 현대그룹 회장에 오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6.2%를 사들이며 현대그룹을 공식적으로 인수할 뜻을 밝혔다. 정상영 회장은 현정은의 시숙부로 정씨가 아닌 현씨가 현대그룹 회장을 맡는 데 불만을 보이며 현대그룹 인수를 추진했다.

    현정은은 이때 ‘현대엘리베이터의 국민기업화’를 내세우면서 현대엘리베이터의 소유권을 포기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일반 공모방식으로 당시 상장주식 수 561만 주의 178% 에 이르는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일반국민들이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길을 열어놓으려 했다.

    현정은은 국민이 직접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식을 사들이면 현대엘리베이터의 KCC 지분이 크게 줄어들고 현정은에 우호적 주주가 대폭 늘어나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이 방식은 KCC의 가처분신청으로 결국 실현되지 않았지만 현정은은 국민으로부터 동정여론을 받았다.

    금융당국은 KCC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주식 대량보유 보고의무인 5%룰을 어겼다고 보고 지분 매각명령을 내렸고 이에 따라 현정은은 경영권을 지켜냈다.

    2006년 4월에는 시동생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에게 경영권을 위협받았다. 정 이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이 우호지분을 포함해 현대상선의 지분을 39.6%를 보유하면서 경영권을 위협한 것이다.

    당시 현정은은 우호지분을 포함해 40%을 약간 넘게 소유하고 있었다.

    현정은은 현대엘리베이터를 통한 현대상선 지분 매입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넥스젠’이란 파생상품회사와 현대상선의 주식 600만 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스와프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은 현정은에 우호적 기업이 현대상선의 주식을 사들여 일정 기간 보유하면서 현정은은 대주주 자격을 유지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 현정은 이를 통해 다시 한번 경영권을 방어했다.

    △현대그룹 회장 이전
    기업가 집안에서 태어나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으며 유년기를 보냈다.

    경기여고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사회학과에 입학했다. 당시 여성의 사회진출과 여성개발 등과 관련한 연구를 많이 하며 사회학과 교수가 되는 꿈을 키웠다.

    이화여대 대학원에 진학해 사회학 공부를 이어갔고 1976년 정몽헌 전 회장과 결혼해 현대가의 며느리가 됐다. 결혼 이후에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교수의 꿈을 이어갔다.

    유학을 마친 뒤 교수의 꿈을 접었지만 2녀1남을 둔 어머니이자 현대가의 며느리로 정몽헌 전 회장을 내조했다.

    안살림을 하면서도 걸스카웃연맹 중앙본부 이사, 대한적십자사 여성봉사 특별자문위원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회활동도 활발히 참여했다.

    그러다 2003년 정몽헌 회장이 타계하자 현대엘리베이터 대표를 맡으며 현대그룹 회장에 올랐다.

    현정은은 회장에 오른 뒤 경영 안정화, 윤리경영, 이사회 중심 전문경영인체제 강화, 주주중시 경영 등을 중점 과제로 추진했다.

    현대증권과 현대상선을 잃기 전까지 그룹 규모를 빠르게 키우며 재계에서 경영능력을 인정 받았다.

    현정은은 이화여대와 미국에서 한 사회학과 인성개발 공부, 정몽헌 회장을 내조하는 동시에 정주영 명예회장을 모신 경험에서 현대그룹 회장으로서 거대한 조직을 이해하고 구성원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 ◆ 비전과 과제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018년 8월3일 고 정몽헌 회장 추모식을 위해 강원 고성군 동해선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금강산을 방문하고 돌아와 방북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정은은 국내 어떤 기업인보다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현정은은 남북경협을 단순히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드는 차원이나 수익 창출원으로 바라보지 않고 남북경제를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민족 숙원사업으로 여기고 사업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남북경협이 본격화하면 현대그룹 역시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그룹은 계열사인 현대아산을 통해 전력, 통신, 철도, 통천 비행장, 임진강댐, 금강산 수자원, 명승지 관광 등 북한 7개 사회간접자본(SOC)의 독점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어 남북경협이 본격화하면 수혜를 입을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현대그룹은 2016년 현대증권과 현대상선을 잃으면서 사세가 크게 줄었는데 현정은은 남북경협이 본격화하면 이를 바탕으로 현대그룹을 재건할 기반도 마련할 수 있다.

    현대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결정한 굵직한 투자들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진행하고 있는 주요 투자로는 중국 상하이 공장 신설, 충주 본사 이전 등이 꼽힌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실적 회복, 현대무벡스 상장 등도 현정은의 주요 과제로 평가된다.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무벡스는 현대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향후 현정은이 그룹 재건을 노릴 때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은 물론 안정적 경영관리가 중요하다.

    현정은은 2020년 신년사를 통해서는 업무를 향한 열정, 남북경협을 향한 신뢰, 변화와 혁신의 가속도 등 3가지를 주문했다.

    현정은 개인적으로는 쉰들러홀딩스와 진행하고 있는 7천억 원대 소송을 원만하게 마치는 것도 중요하다.

    쉰들러홀딩스와 법적 다툼은 현재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데 현정은이 대법원에서 패소하면 현대엘리베이터에 천문학적 금액을 물어줘야 할 수도 있다.

    현정은 쉰들러홀딩스와 법적 다툼에서 1심은 승소하고 2심은 일부 패소했다.

  • ◆ 평가

    ▲ 1976년 2월 이화여자대학교 졸업식에서 정몽헌 회장과 함께. <현대그룹>

    현정은은 대북사업과 관련해 7전8기의 오뚝이와 같은 뚝심있는 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03년 현대그룹 회장에 오른 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신년사를 내는 등 임직원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그는 ‘단 1명’의 관광객이라도 있다면 금강산 관광을 계속하겠다며 대북사업에 대한 변하지 않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남편 정몽헌 회장이 생전에 “기업이 어느 정도 규모가 되면 개인의 것이 아니라 국가와 민족의 것”이라고 강조한 말을 항상 가슴에 새긴다고 한다.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으로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을 꼽는다.

    정주영 명예회장에게는 철두철미한 분석력과 창조적 아이디어, 강인한 추진력 등을, 정몽헌 회장에게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 경영 스타일 등을 본받을 점으로 들었다.

    종교는 없지만 가끔 교회, 절, 성당 등을 찾아 마음의 평안을 찾는다고 한다.

    주량은 와인 1잔 정도로 알려졌다.

    2004년 현대건설 사보 인터뷰에서 애창곡으로 왁스의 '여정'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 윤도현의 '사랑2' 등을 애창곡으로 꼽았다. 최신곡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젊은 감각의 노래를 좋아한다고 한다.

    현대그룹의 핵심자산은 훌륭한 인재라는 이념을 바탕으로 전문경영인을 통한 경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품고 있다.

    현대그룹 회장에 오르고 나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었다고 회고하고 버킷리스트(bucket list)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꼽았다.

    한번 결정을 내린 것을 후회하지 않는 스타일로 뒤돌아보는 성격이 아니라고 한다.

    좌우명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라’다.

    평소 긍정적 성격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스트레스가 쌓이면 명상을 통해 조용히 생각을 정리한다고 한다.

    유학시절 미국에도 살고 유럽 여행도 자주 가봤지만 가장 좋은 여행지로는 언제나 ‘금강산’을 꼽는다.

    본관은 연주(延州) 현씨(玄氏)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경영인으로 평가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발표한 ‘2011년 세계 50대 여성기업인’에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2012년과 2015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아시아 파워 여성기업인 50인’에 들었다.

    2014년과 2015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Fortune)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여성기업인 25인’에 2년 연속 포함됐다.

    기자들의 질문에 간략한 답변이나 미소로 일관할 때가 많아 준비한 답변 외에는 일을 잘 열지 않는 과묵한 경영인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 사건사고

    △쉰들러홀딩스와 법적 다툼
    서울고등법원 민사14부(부장판사 남양우)는 2019년 9월26일 현대엘리베이터 2대주주인 쉰들러홀딩스가 현정은을 비롯한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 소송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주주 대표소송은 회사의 이사가 정관이나 임무를 어겨 회사에 손실을 입혔을 때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이사의 책임을 묻는 것이다. 

    쉰들러홀딩스는 현대그룹이 현대상선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현대상선의 최대주주 현대엘리베이터로 하여금 파생금융상품 계약을 맺게 해 7천억 원대의 손실을 보게 했다고 주장해왔다.

    문제가 된 파생금융상품은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 주가에 따라 이익을 보거나 손해를 입게 되는 상품으로 계약 체결 뒤 현대상선 주가가 떨어져 현대엘리베이터가 대규모 손실을 봤다. 

    쉰들러홀딩스는 2014년 초 현대엘리베이터 감사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현정은 등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을 요청했으나 감사위원회가 답변하지 않자 직접 주주 대표소송을 냈다.

    이 재판은 2020년 3월 기준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쉰들러홀딩스는 KCC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을 사들여 2대주주에 오른 뒤 꾸준히 국내 승강기시장 1위 업체인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노렸다.

    △현대엘리베이터 갑횡포
    현대엘리베이터는 2019년 12월 승강기 유지관리 과정에서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하도급 규정을 어겨 행정안전부로부터 고발당했다.

    행정안전부는 2019년 10월21일부터 12월6일까지 지방자치단체, 한국승강기안전공단 등과 함께 합동조사단을 꾸려 승강기 유지관리업무의 하도급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결과 현대엘리베이터와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오티스엘리베이터, 한국미쓰비시엘리베이터 등 4개 업체가 2013년부터 승강기 유지관리 업무를 중소협력업체에 편법‧탈법적으로 떠넘긴 사실이 드러났다.

    이 4개 업체는 2019년 기준 승강기 신규설치시장 점유율이 83.5%, 유지관리시장 점유율이 56.3%에 이른다.

    현대엘리베이터 등은 전국적으로 승강기 유지관리 업무를 수주하면서 하도급을 숨기기 위해 협력업체와 ‘공동수급’ 협정서를 작성했지만 실제로는 협력업체에게 ‘업무지시’와 ‘실적관리’ 등 원청업체의 지위와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승강기 안전관리법은 승강기 유지관리의 부실을 막고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하도급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승강기업체가 유지관리 업무의 하도급 규정을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 등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승강기 유지관리업 등록이 취소되거나 6개월 이하의 사업정지 또는 1억 원 이하의 과징금 등의 행정처분도 받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승강기 관련 노동자들의 잇따른 사망사고의 원인으로 불법 하도급이 지목되면서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2015년부터 2019년 11월까지 5년 동안 모두 37명의 노동자가 승강기 관련 작업을 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사내이사 연임
    현정은은 2019년 3월 열린 현대엘리베이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현정은은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현대엘리베이터에 손실을 입힌 혐의 등을 받고 있어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통과될지 관심이 몰렸는데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됐다.

    국민연금공단이 현정은의 연임안건에 기권하기로 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연금은 당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1.98%를 지닌 3대주주였는데 주총을 며칠 앞두고 현정은의 사내이사 재선임안건에 기권하기로 결정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민연금의 결정을 놓고 “현 회장은 현대상선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현대엘리베이터에 손실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며 “이런 행태들은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주주 권익을 침해하는 것인데 국민연금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장기적 주주가치를 고려해 현정은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기권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제개혁연대는 “현 회장이 기업가치 훼손의 원인을 제공하는데도 이를 뛰어넘은 어떤 장기적 가치가 있다는 것인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북경협사업에서 현 회장의 역할 때문인지 등 근거를 더욱 상세하게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당시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갓 도입하고 주총에서 목소리를 높일 때인데 현정은의 사내이사 안건에는 기권하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는 반대해 의결권 행사를 결정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도 받았다.

    △박용진, 전환사채 편법거래 막는 '현대엘리베이터 방지법' 발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9년 1월 전환사채(CB)를 이용한 대기업의 편법거래를 막는 법안을 대표 발의하며 ‘현대엘리베이터 방지법’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박 의원이 발의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대기업이 전환사채를 발행했을 때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그 사채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옵션거래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박 의원은 “대주주가 현행법의 허점을 악용해 적은 비용으로 전환사채를 이용한 경영권 방어에 나서는 것을 방지하고 소액주주의 권익을 두텁게 보호하고자 법안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15년 11월 액면가 2050억 원 규모의 ‘제35회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한 뒤 2017년 1월 발행 규모의 40%에 이르는 820억 원을 상환했다. 같은 날 상환된 전환사채와 관련한 ‘매수청구권’을 현정은과 현대글로벌에 38억8600만 원에 팔았다.

    박 의원에 따르면 발행된 전환사채를 상환하면 소각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현대엘리베이터는 같은 날 매수청구권을 부여해 현정은 등에게 넘겼다.

    현정은은 이 거래를 통해 전환사채를 인수할 때의 약 20분의 1에 해당하는 자금으로 경영권 위협에 대비하고 현대엘리베이터의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얻어 주가 상승 때 시세차익까지 얻을 수 있게 됐다.

    박 의원은 이 방식이 자본시장법 제165조의10 제2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신주인수권부사채(분리형BW)에서 신주인수권만을 분리해서 매매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법에서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사모발행을 금지하는 것은 지배주주의 경영권 방어에 악용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인데 현행법에 전환사채와 관련한 규정이 없어 현대엘리베이터와 같은 법의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주권상장 법인이 전환사채를 사모의 방법으로 발행했을 때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그 사채를 기반으로 옵션거래를 하지 못하게 하면 현행법의 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다”며 “이번 법안은 주주 평등주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는 2015년부터 꾸준히 현대엘리베이터 전환사채 발행 방식을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이라고 문제로 삼아왔는데 결국 법안 발의로 이어졌다.

    다만 금융위원회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전환사채 발행과 관련한 위법성 여부를 따져달라는 경제개혁연대의 요청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금융위원회는 2018년 11월 경제개혁연대에 “현행 자본시장법령은 전환사채 발행과 관련해 콜옵션 부여와 양도를 제한하는 별도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대답했다. 

    △현대상선으로부터 배임 혐의로 고소
    현대상선은 2018년 1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현정은을 포함해 현대그룹 전 임원, 현대상선 전 대표이사 등 4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현대상선은 고소이유와 관련해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전사적 차원에서 과거 체결된 계약들을 검토하던 중 현대로지스틱스(현재 롯데글로벌로직스) 매각 과정에서 부당한 계약체결 사항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현대로지스틱스의 발행 주식 등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현정은 등 피고소인들이 현대상선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구조를 설계하고 실행했다고 주장했다. 

    현대상선은 당시 현정은 등의 배임으로 입은 피해규모를 1950억 원 가량으로 추정해 고소장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냈다.

    현대그룹은 당시 현대상선의 고소와 관련해 "현대상선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자산 매각 등 유동성을 확보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이사회 결의 등 적법적 절차를 거쳐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을 진행한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현대상선의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건은 2019년 12월 기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
    2016년 3월 현대증권과 현대로지스틱스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매제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 2곳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공정위원회 조사결과 현대증권은 지점용 복사기를 빌릴 때 현대그룹 계열사인 에이치에스티를 거래단계에 끼워넣어 중간에 수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줬다. 에이치에스티는 복사기 임차거래와 관련이 없다.

    에이치에스티는 현정은의 매제인 변찬중씨가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다. 현정은 일가가 보유한 전체 지분율은 95%에 이른다. 에이치에스티는 2014년에 매출 99억5600만 원을 올렸는데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유엔아이, 현대증권 등 현대그룹 계열사와 거래해 얻은 매출이 69억8800만 원에 이르렀다.

    현대로지스틱스는 택배송장용지를 납품하는 쓰리비에 일감 몰아주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쓰리비는 현정은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변찬중씨가 쓰리비의 지분 40%를 소유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의 검찰 고발
    2013년 11월 현정은과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은 현대상선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현대엘리베이터를 동원해 현대상선을 부당 지원했다는 의혹으로 경제개혁연대에 고발당했다. 

    경제개혁연대는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하게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 계약으로 2009년 이후 2013년까지 현대엘리베이터의 거래손실은 710억 원, 평가손실은 4291억 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현정은은 2006년 시동생인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와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상선 지분 26.68%를 취득해 최대주주 지위에 오르는 등 적극 공세에 나섰고 현정은은 이에 대응해 아일랜드계 투자회사인 넥스젠캐피털과 현대상선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스와프계약을 맺었다.

    넥스젠캐피털이 현대상선 주식을 사들여 우호지분을 형성하고 현대상선의 주가가 떨어지면 그 손실을 현대엘리베이터가 물어주기로 했다. 또 주가 상승으로 이익이 나면 일정 비율로 나누기로 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4년 뒤 만기가 다가오자 이 계약을 연장했다. 2010~2013년 NH농협증권 등과 같은 방식으로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 파생상품 거래를 놓고 현대상선 주가가 상승해서 이익이 발생했다면 현대엘리베이터에도 이익이 되기 때문에 계약 자체에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

    2018년 9월11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경제개혁연대가 상법 위반 등 혐의로 현정은을 고발한 사건을 2018년 8월 중순 무혐의 처리하였다고 밝혔다.

    검찰은 "경제개혁연대 고발 직후 쉰들러가 같은 이유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결과를 지켜보다가 현정은에게 적용된 일부 혐의의 공소시효가 임박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정몽헌 회장 잃어 
    2003년 남편을 잃었다. 정몽헌 전 회장은 대북 불법송금 사건과 관련해 특검에서 조사를 받던 가운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정은은 2013년 7월 22일 현대그룹 본사에서 열린 정몽헌 전 회장 10주기 맞이 추모 사진전 개막식에서 정몽헌 전 회장 대형 모자이크 사진의 마지막 퍼즐 조각을 끼우는 세레모니를 진행하기도 했다. 

    정몽헌 전 회장의 대형 모자이크 사진은 현대그룹 임직원 1만여 명의 얼굴 사진으로 만들어 정 전 회장에 대한 추모의 마음을 담았다고 현대그룹 측은 설명했다.

  • ◆ 경력

    ▲ 1985년 둘째 딸 돌잔치에서 가족과 함께. <현대그룹>

    1983년부터 1998년까지 걸스카웃연맹 국제분과위원과 중앙육성위원을 지냈다.

    1988년부터 1991년까지 대한 여학사협회 재정분과위원을 역임했다.

    1998년부터 2007년까지 걸스카웃연맹 중앙본부 이사로 일했다.

    1999년부터 지금까지 대학적십자사 여성봉사 특별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3년 현대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중앙인사위원회 인사정책자문회의 위원을 맡았다.

    2011년부터 주한 브라질 명예영사를 맡고 있다.

    2013년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에 올랐다.

    ◆ 학력

    1972년 경기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76년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이화여대 사회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3년 미국 페어레이디킨슨대학교에서 인성개발학 대학원 과정을 마쳤다.

    ◆ 가족관계

    현정은은 일제강점기 금융인으로 조선총독부의 중추원 참의를 지냈던 현준호씨의 손녀다. 

    아버지는 신한해운을 창업한 현영원 회장이다. 신한해운은 현대상선으로 합병됐고 이후 현 회장은 현대상선 회장으로 취임했다.

    어머니인 김문희씨는 대한민국 학교법인 용문학원(용문중학교, 용문고등학교)의 이사장이다. 외숙부는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고 외할아버지는 김용주 전남방직 창업주다.

    언니 현일선씨가 있고 현승혜씨와 현지선씨가 여동생이다. 유승지 홈텍스타일코리아 회장이 형부다.

    정몽헌 회장과 사이에서 2녀1남을 뒀다.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가 장녀, 정영이 현대무벡스 차장이 차녀다. 막내이자 외동아들은 정영선 현대투자파트너스 이사다.

    ◆ 상훈

    2013년 브라질 리오 브랑코 훈장을 받았다.

    2015년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 기타

    2019년 3분기 기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7.8%, 현대아산 지분 4.3%을 보유하고 있다. 2019년 3월 기준 현대글로벌 지분 91.3%, 현대무벡스 43.5% 등도 보유하고 있다.

    2019년 현대엘리베이터에서 급여 12억1천만 원, 상여 14억3700만 원 등 모두 26억47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2018년보다 6천만 원 가량 줄었다.

    2018년에는 현대엘리베이터에서 급여 12억1천만 원, 상여 14억9800원 등 모두 27억800만 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 ◆ 어록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004년 8월18일 현대그룹 비전선포식에서 '새로운 비상과 도약을 위한 경영'이라는 중장기 비전을 선포한 뒤 현대그룹 깃발을 흔들고 있다. <현대그룹>

    “힘들고 어려울수록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자. 여러분 한사람, 한사람의 변화가 우리 전체의 변화를 가져오는 기적을 함께 경험해 보자.” (2020/01/02, 신년사에서)

    “정부와 잘 협의해 지혜롭게 대처하겠다. 좋은 해결방안을 찾아서 정부가 북한과도 좋은 관계를 맺기 바란다.” (2019/11/14. 북한의 금강산관광 시설 철거 통보 이후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안에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기는 어렵겠지만 머지않아 될 것이다. 북측도 빠른 재개를 희망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미국에서 대북규제를 풀어주면 곧바로 남북경협 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2018/11/19, 금강산 관광 시작 20주년 기념 남북공동행사 참여 후 동해선출입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몽헌 회장이 돌아가신지 15년이 됐고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이제는 절망이 아닌 희망을 이야기 하고 싶다. 지난 10년처럼 일희일비 하지 않을 것이며 담담하게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18/08/03, 정몽헌 회장 15주기 금강산 추모식 귀한인사에서)

    “금강산과 개성관광, 개성공단은 물론 앞으로 7대 SOC(사회간접자본)사업까지 남북경협사업 재개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태스크포스팀은 현대그룹의 핵심 역량과 의지를 모아 남북경협사업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 (2018/05/08, 현대그룹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하면서)
     
    “주력 계열사(현대상선)가 불가피하게 매각돼 그룹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지만 부실의 멍에를 더 지속하지 않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게 돼 그나마 다행이다. 현대엘리베이터를 포함한 각 계열사는 과거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선순환이 작동하도록 '승리하는 DNA'를 가져야 할 것이다. (2017/01/01, 2017년 신년사에서)

    "현대상선과 이별하게 되면서 발자취를 다시 되새겨 보고 국가의 경제적 위상을 새삼 느끼는 등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연말 연초에 인사발령이나 주재원 부임 시 다 같이 인사 다니던 직원들 모습이 눈에 선해 현대상선 임직원 여러분과 이별한다는 것이 아직도 와 닿지 않는다." (2016/08/04, 현대상선을 공식적으로 계열분리하기 하루 전날 현대상선의 임직원에게 삼계탕을 보내면서 남긴 편지에)

    “현대그룹은 남북경협의 선구자로서 임직원들은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공동 번영에 기여한다는 소임을 이어가야 한다.” (2016/01/04, 2016 신년사에서)

    “시아버지와 남편과 같은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2015/03/18, 제42회 상공의 날 기념행사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소감)

    “때로는 우리 현대그룹의 소임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 만들어지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우리 그룹이 만들어가고 있음을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 된다.” (2015/01/02, 신년사에서)

    “북측과 공동 기념행사를 열었고 연내에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물꼬를 트자는 뜻을 함께했다.” (2014/11/18, 금강산 관광 16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북한에 다녀오고 나서)

    “현대 드림호 명명식을 맞이해 새로운 꿈을 꾸고자 한다. 지금 해운업계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현대 드림호를 통해 현대그룹과 현대상선은 재도약이라는 꿈을 반드시 이룰 것이다.” (2014/02/28,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현대컨테이너 명명식에서)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위기상황을 먼저 극복해야 한다. 아시다시피 우리 그룹의 주력산업인 해운업과 증권업이 많은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여건에 있는 다른 계열사도 미래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결코 안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2013/01/02, 신년사에서)

    “고 정주영 명예회장님이 첫 삽을 뜨고 정몽헌 회장님의 손때가 묻은 현대건설을 이제야 되찾았다. 위에 계신 두 분도 많이 기뻐하셨을 거다.” (2010/11/18,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된 이후 선영 발표문에서)

    “다음주면 금강산 피격사건이 발생한지 1년이 된다. 하지만 콜럼버스처럼 우리도 포기하지 말자. 미지의 신대륙에 도착할 때까지 우리 현대가족 모두 힘차게 노를 저어가자. 우리 모두가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다. 꿈을 현실로 이뤄내는 현대인의 저력을 믿는다.” (2009/07/04, 현대그룹 용선대회 인사말에서)

    “우리 삶에서 숫자 일(1)은 '희망을 품은 새로운 시작'을 상징한다. 이런 의미에서 현대상선의 서른한 번째 생일은 지난 30년간 쌓아온 젊음의 패기와 창조적 열정을 밑거름으로 해 보다 원숙하고 세련된 초우량 해운물류기업으로 거듭 태어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 (2007/03/25, 현대상선 창립 31주년 인사말에서)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더라도 버티겠다. 금강산 관광객이 단 한명이라도 있다면 금강산 관광은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2006/10,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북경제협력 사업자를 초청한 자리에서)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는 오늘 오후 동숭동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기업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투명성에 대한 획기적 조치로 우량기업인 현대엘리베이터의 국민주를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국민 여러분들이 ‘현대그룹 살리기’에 적극 동참해 주실 것을 진심어린 충정으로 호소드린다.” (2003/11/17, 현대엘리베이터 국민주 공모를 결의하면서 발표한 호소문에서)

    “이제 저는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미망인에서 고인이 남긴 유지를 이어받은 현대그룹 회장으로 새롭게 일어섰다. 고인이 남긴 큰 뜻을 계승 발전시켜 현대그룹이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2003/10/21, 현대그룹 임시이사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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