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증권사 IMA 돌풍에 예금시장 판도 바뀔까, 은행권 상품전략·영업 정비 총력전
- 은행권이 자금조달의 핵심 기반인 예금시장에서 새로운 경쟁환경에 직면하고 있다.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에 원금을 보장하는 증권사 종합투자계좌(IMA)가 도입 초반부터 자금을 끌어 모으면서 새해에는 수신 유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주요 시중은행들은 지수연동예금(ELD), 목표전환형 펀드 등 전략상품 영업을 강화하고 연말 개편에서 임베디드 금융, 플랫폼 제휴 조직에 힘을 실으면서 자금이탈 방어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31일 금융권에서는 최근 도입된 증권사 IMA로 예금시장 '머니무브'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국내 1호 IMA 상품은 조기 완판되면서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한투증권이 선보인 연 수익률 4%대의 '한국투자 IMA S1' 상품은 출시 나흘 만에 1조590억 원을 모았다. 미래에셋증권의 '미래에셋 IMA 1호'도 모집금액의 5배인 약 5천억 원이 유입됐다.증권사들은 곧이어 1호 상품보다 수익률이 더 높은 후속 상품들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은행 예·적금 외에도 원금보장형의 안정적 투자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뜻이다.이렇다보니 주요 시중은행의 수신상품과 영업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의 보수적 예·적금 상품만으로는 고객 쟁탈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KB국민은행은 연말 조직개편에서 임베디드 금융조직 산하 플랫폼제휴사업부를 분리하고 외부 협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KB국민은행은 올해 삼성금융네트웍스와 '모니모 KB매일이자 통장', 스타벅스와 'KB별별통장', GS리테일과 파킹통장 등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새로운 고객층 유입 등의 성과를 봤다. 내년에는 이런 제휴를 통한 새로운 상품개발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은 굵직한 기관 영업을 통한 수신 기반 강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우선 신한은행은 연말 조직개편에서 기관솔루션과 디지털혁신 등 플랫폼 관련 조직을 통합한 기관·제휴영업그룹을 신설했다. 신설 조직은 나라사랑카드를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 기반 영업활동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하나은행도 나라사랑카드와 시금고 사업권 등 기관영업에서 수신 기반을 다지는 데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2025년 12월 처음 출시된 증권사 종합투자계좌(IMA)가 조기 완판되는 등 시장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예금시장 '머니무브'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시중은행들은 은행 예금이자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IMA 등 증권사 금융투자상품에 대응하기 위해 지수연동예금(ELD) 등 전략상품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ELD는 주가 지수와 연동해 금리가 결정되는 원금보장형 예금상품이다. 시장의 영향을 받지만 지수 변동 폭에 따라 보통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4대 시중은행 가운데 ELD 상품 판매 규모가 가장 큰 신한은행은 올해 들어 12월24일까지 ELD 상품 누적 판매금액이 10조5335억 원으로 집계된다. 2023년(1조4793억 원) 2024년(6조5165억 원)에 이어 연간 판매 규모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KB국민은행도 올해 ELD 상품 판매를 재개해 3500억 원어치를 팔았다.중수익 중위험 금융투자상품의 하나인 목표전환형 공모펀드도 은행권이 힘을 싣는 전략상품 가운데 하나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주식 등 위험자산에 먼저 투자하고 설정한 목표 수익률을 넘어서면 자동으로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전환해 만기까지 운용되는 방식으로 설계된 상품이다.증권사 IMA 등 안정적 금융투자상품 투자자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상품 중 하나로 꼽힌다.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 IMA 상품이 도입돼 성공적으로 자금을 모집하면서 시중은행에서도 고객과 수신자금 이동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영업환경 변화와 새로운 고객 유입 등 측면에서 앞으로 은행권에서 제휴를 통한 수신상품 다각화, 플랫폼 강화를 통한 고객 '락인' 효과에 힘을 싣는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