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4대 시중은행 장애인 고용률 여전히 1%대 제자리, 개선 노력도 미지근
"장애인 일자리 기회가 좀 더 많아졌으면."신한은행이 올해 2월 발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보고서 앞쪽 '이해관계자의 목소리에 담긴 10가지 바람들'에 실린 37세 수어통역사의 말이다.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이 너도나도 ESG경영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장애인 직접 고용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19일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2023년에도 법으로 정해진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4대 은행의 장애인 고용률은 모두 1% 안팎 수준에 그친다.ESG보고서 등을 통해 공시된 2022년 기준 4대 은행의 전체 직원 대비 장애인 고용률은 KB국민은행 1.46%, 우리은행 1%, 신한은행 0.99%, 하나은행 0.85%다.법에서 정하고 있는 최소한의 수준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장애인고용법)에서는 월평균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민간 사업주는 전년 기준 전체 근로자의 3.1%를 장애인으로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의무고용률에 못 미치는 장애인을 고용한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 민간 사업주는 고용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이에 따라 4대 은행이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미달해 납부한 부담금만 해마다 수백억 원에 이른다.올해는 은행들의 전체 채용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장애인 고용률을 높이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 공개채용을 통해 신입행원 및 보훈특별채용 등 모두 150여 명 가량을 채용한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채용인원이 100여 명 적다.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상반기 공채를 통해 각각 신입행원을 100여 명 규모로 뽑는다. 둘 다 지난해(250여 명)와 비교해 채용규모가 확연히 줄었다. 우리은행(180명)도 2023년 상반기(213명)보다 채용 계획 인원이 감소했다.각 은행들은 채용 우대사항에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른 대상자를 포함하고 있다.KB국민은행 등은 공개채용에서 장애인과 기초생활수급자, 다문화가족 자녀 등을 ESG부문 특별채용으로 두고 있다. 올해 우리은행은 2019년 뒤 약 5년 만에 장애인 특별채용도 준비하고 있다.다만 결과로 나온 고용률을 보면 채용의 '좁은 문'은 여전한 상황이다.은행들은 장애인 고용에 부족한 면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대민 서비스가 많은 업종의 특성상 고용을 늘리기 쉽지 않다고 말한다.한 예로 신한은행의 대표적 청각장애인 일자리 지원사업인 '카페스윗'은 기존 6개 지점 가운데 지난해 말 명동점 한 곳은 폐점을 했고 2022년 뒤 지점 확장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2023년 11월10일 폐점한 신한은행의 카페스윗 쏠 명동점 영업종료 안내문.4대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업무가 고객 응대와 영업부분 채용이 대부분이다 보니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도 지난해 9월 퇴임을 앞두고 진행한 'CEO 간담회'에서 직접 장애인 채용에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다.윤 회장은 "금융이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 다양성, 평등, 공정, 포용성 등의 부분에서 많은 과제가 있는데 다문화, 장애인 이런 측면에서 아직 부끄러운 부분이 있어 차근차근 해나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4대 시중은행은 장애인 지원과 관련해 직접 고용보다는 서비스 사용 편의성 개선, 금융교육 확대, 예술과 스포츠분야 활동 지원 등을 앞세우고 있다.이날도 4대 금융은 20일 '제44회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제각각 장애인 인식개선과 지원의 활동을 알렸다.KB국민은행은 2008년부터 '홀트전국휠체어농구대회'를 지원하고 있고 우리은행은 자선경매 수익금을 우리금융 본사가 만든 발달장애인 자립시설 굿윌스토어에 전달했다.신한은행은 발달장애 연주자들로 구성된 '하트하트오케스트라'와 신한음악상 수상자들의 협업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공개했다.하나금융은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어시스트와 함께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K리그 전 경기장에 장애인 등 이동약자를 위한 '이동약자 안내지도'를 배포했다고 밝혔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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