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산업
- GC녹십자 이른 독감 유행으로 득 볼까, 국가필수예방접종 백신 3가로 전환돼 단가 하락이 변수
- 올해 독감(인플루엔자) 유행 시기가 지난해보다 두 달가량 앞당지면서 국내 대표 독감 백신 및 치료제 생산기업 GC녹십자의 4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지난해 늦은 독감 유행으로 이연됐던 관련 매출이 올해 4분기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국가필수예방접종이 4가 백신에서 3가 백신으로 전환되며 단가가 낮아진 점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1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독감 유행은 지난해보다 약 두 달 빠르게 시작됐다. 질병청은 10월17일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지난해(2024년) 12월20일보다 두 달가량 앞선 시점이다.독감은 국내 겨울철에 주로 유행하는 대표적인 급성 호흡기 감염병으로, 갑작스러운 고열과 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이 특징이다.아울러 질병청은 이번 독감 유행은 지난 10년간 정점 규모가 가장 컸던 '24~'25절기와 유사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가을 이전에 종료됐던 코로나19 유행도 올해는 길어지면서'트윈데믹(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2024년에는 독감 유행이 12월 중순 이후 시작돼 백신과 치료제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매출이 올해 1분기로 이연됐지만, 올해는 4분기 실적에 온전히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GC녹십자는 독감백신 '지씨플루' 주사형 독감치료제 '페라미플루(성분명 페라미비르)',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등을 공급하고 있다.특히 올해는 독감백신 접종률 추이가 예년보다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4가 백신에서 3가 백신으로 전환되면서 단가가 낮아져, 기대만큼의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GC녹십자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독감백신 시장도 4가에서 3가로 전환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에서 가수 전환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GC녹십자의 독감백신 '지씨플루' 제품사진. < GC녹십자 >질병청도 이번 국가필수예방접종(NIP)부터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4가 백신이 아닌 3가 독감백신을 공식 채택했다. 이에 독감백신 단가도 약 10% 하락했다.녹십자는 '25-'26절기는 263만 도즈(1회 접종분)를 계약했고, 계약 단가는 9436원이다.'24-'25절기는 265만 도즈를 낙찰받았고 계약 단가는 1만810원이었다.공공조달 시장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대 물량을 확보한 녹십자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있다.단가 하락 영향은 3분기 실적에도 반영됐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3분기 녹십자 독감백신 매출은 618억 원으로 기존 4가에서 3가로 전환되며 2024년 3분기와 비교해 12% 줄었다"고 분석했다.현재 독감백신 접종률을 고려하면, 4분기 접종 추이에 따라 단가 하락의 영향을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독감치료제는 일반적으로 4분기에 매출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페라미플루는 5일 동안 복용해야 하는 경구용 독감치료제 '타미플루' 에 비해 1회 투여만으로 치료가 가능해서 의료 현장에서 수요가 높다. 페라미플루의제네릭(복제약)도 24종류가 발매됐을 정도다.GC녹십자 관계자는 "4분기 국내 독감백신은 판가 하락에도 접종률 증가로 전년 동기대비 매출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독감 유행으로 인해 치료제 페라미플루의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