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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모델링 강자' 포스코이앤씨 고분양가 뚫고 분당서 청약 흥행, 신도시 사업성 기대 커져
- 포스코이앤씨의 분당 첫 리모델링 단지 '더샵 분당티에르원'이 고분양가 논란을 뚫고 청약에서 흥행을 거뒀다.'리모델링 강자'로 꼽히는 포스코이앤씨는 그동안 분당과 수지, 평촌 등 경기 남부를 중심으로 수주잔고를 대거 쌓아둬 앞으로 사업성에서 부담을 한결 덜어낸 것으로 분석된다.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더샵분당티에르원'은 지난 11일까지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100.4대 1로 흥행을 거뒀다. 모든 타입이 1순위에서 마감됐고 최고 경쟁률은 169대 1(84㎡A4-1)로 집계됐다.신분당선으로 강남과 이어져 높이 평가되는 정자동에 공급되는 오랜만의 신축급 단지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분당구 내에서도 일반분양은 지난해 3월 금호건설의 공공분양주택 '분당 아테라'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수도권이 건설·부동산경기 침체에 착공이 줄어 '신축 품귀' 현상을 맞닥뜨렸다는 점도 청약 흥행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부동산 조사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9월 수도권 분양실적은 5만3646가구로 최근 2년 사이 가장 적었다.청약 마감 이전의 고분양가 논란을 고려하면 이번 더샵분당티에르원 청약 흥행이 지니는 의미도 크다.더샵분당티에르원 전용면적 84㎡ 기준 공급가는 25~26억 원 선으로 똑같이 지난 10일 청약에 돌입한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의 26~27억 원과 엇비슷했으나 흥행을 거둔 것이다.시공사 포스코이앤씨도 리모델링 사업과 관련한 부담을 던 것으로 여겨진다.건설사들은 그동안 일반적으로 리모델링보다는 재건축 시장에 집중해 왔다. 재건축은 세대 증가폭이 더 커 선호도가 높아 시장 규모도 훨씬 더 크지만 리모델링은 기존 뼈대를 유지해 새 아파트를 만들어내는 작업이어서 기술 문턱이 높아 공사 난도가 높다.포스코이앤씨 이사회 내부에서도 올해 2월 사외이사 2명이 재건축 사업비 대출 보증에는 찬성표를 던졌지만 리모델링 사업비 대출 관련 보증에는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포스코이앤씨는 특히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다수 분양을 앞둬 이번 '더샵분당티에르원'의 청약 흥행이 반가울 것으로 보인다. 신도시 리모델링 도시정비의 사업성을 놓고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구미동 무지개마을 4단지를 리모델링한 '더샵분당센트로'는 11월 안으로 분양에 돌입한다. '더샵분당티에르원(느티마을 3단지)'과 '분당더샵하이스트'로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했던 느티마을 4단지도 이르면 올해 말 청약 착수가 전망된다.분당구 구미동 무지개마을 4단지를 리모델링해 공급되는 '더샵분당센트로' 위치도. 분당구 내에서는 희귀한 신축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입지에서는 정자역세권인 '더샵분당티에르원'과 차이가 있다. <더샵분당센트로>포스코이앤씨는 업계에서도 손꼽히는 리모델링 '강자'로 평가된다. 현재까지 리모델링 사업만 누적으로 13조3천억 원어치를 따냈다.지난 6월말 수주잔고 기준으로는 도급액 1천억 원 이상 리모델링 사업지만 32곳이다. 32곳 수주잔고를 모두 더하면 7조2784억 원으로 전체 수주잔고(46조927억 원)의 15.7%에 해당한다.포스코이앤씨는 특히 강남 접근성이 좋은 경기 남부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32곳 가운데 분당이 6곳, 수지 5곳, 평촌 4곳, 수원 영통 2곳, 광교 1곳 등으로 이뤄져 있다.1기 신도시 내부에서 오랜 시간이 걸리고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야 하는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사례도 늘어나 이른바 '틈새시장'을 파고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다만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가 날로 강화돼 리모델링 시장과 관련한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분당과 수지 등 경기 남부 경부벨트는 10·15 대책에 따라 투기과열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분양가상한제(분상제) 적용 요건을 갖추게 됐다. 투기과열지역으로 지정된 뒤 청약경쟁률이나 분양가 상승률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분상제가 적용될 수 있다.정부는10·15 대책을 발표하며 분상제 적용지역 확대는 유보적 태도를 보였지만 확대되면일반분양분이 더 적은 리모델링은 사업성에 더욱 민감히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리모델링은 어디까지나 있던 집의 뼈대를 활용하는 작업인만큼 재건축보다 세대수를 늘리고 조합의 수익원인 일반분양분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기는 어려워서다. 조합에게는 애초에 재건축 대비 사업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재건축과 비교했을 때 시행 가능한 연한이나 안전진단 등에서 이점이 많다"며 "분당과 수지 등 다수 사업지를 대상으로 리모델링 시장에서 강자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