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김용원 기자
2018-10-18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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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 생애

    홍라희는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다.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을 포함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재산을 대거 상속할 권리를 갖고 있어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의 열쇠를 쥐고 있다.

    1945년 7월15일 홍진기 중앙일보 전 회장의 장녀로 태어났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결혼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을 자녀로 두고 있다.

    경기여고와 서울대학교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했다. 중앙일보 출판문화부 부장과 이사, 상무를 거쳐 삼성문화재단 이사와 호암미술관 관장을 지냈다.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을 맡다가 삼성특검 사태가 불거지자 물러났다. 3년 만에 관장으로 복귀했지만 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돼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자 다시 사퇴했다.

    한국 미술계의 '큰손'으로 불리며 리움에서 다양한 대형 전시회를 개최하고 신인 작가를 발굴하는 등 미술계 발전에 기여했다.

    예술에 조예가 깊어 세련된 안목과 신중한 성격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 경영활동의 공과

    ▲ 홍라희 전 관장이 2016년 9월30일 적십자 고액 기부자모임 '레드크로스 아너스클럽'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미술계 발전에 기여
    홍라희는 2004년 서울 한남동에 삼성미술관 리움을 개관하고 관장에 오른 뒤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으로 다양한 기획 전시회를 열어 한국 미술계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또 미술 교육 프로그램과 신인 작가 발굴전 등을 꾸준히 운영해 미술계 전반의 발전에도 크게 공헌했다.

    리움은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 미술관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고미술관과 현대미술관, 상설전시관 등으로 구성된 여러 전시관에는 삼성문화재단이나 오너일가의 희귀한 소장품이 다수 진열돼 관람객들이 이를 감상할 수 있게 되어 있었고 상설전시관에서 열리는 다양한 미술 전시는 예술가에게 작품을 알릴 기회를, 관람객들에 다양한 전시회 방문 기회를 제공했다.

    삼성문화재단은 약 1만5천여 점의 미술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미국 미술관련매체 아트뉴스가 2015년 꼽은 세계 200대 미술 수집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리움이 사들이는 미술품 규모도 연간 100억 원대에 이르던 것으로 알려져 예술가들이 큰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홍라희와 삼성의 리움이 자본력을 통해 한국 미술계에 지나치게 큰 영향을 미쳐 다양성을 해치고 방향성을 획일화하는 단점을 낳았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왔다. 하지만 삼성의 자본이 미술계의 발전과 성장에 지금까지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은 반박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2008년 삼성특검 사태로 홍라희가 리움 관장에서 잠시 물러났을 때 리움의 전시회 규모가 크게 줄어들며 국내 미술시장의 규모가 일시적으로 크게 위축되었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홍라희가 2017년 리움 관장에서 사퇴한 것도 한국 미술계에 중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과거와 같이 홍라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등 삼성그룹을 둘러싼 외부 문제가 해결되는 시점에 관장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리움은 홍라희가 사퇴한 뒤에도 상설 전시관과 교육센터 등을 계속 운영하고 있다.

    ◆ 비전과 과제

    ▲ 홍라희 전 관장이 2015년 5월21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2015 프로야구 삼성 대 두산의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행법상 이건희 회장의 사후 재산 가운데 약 33%가 홍라희에게 돌아가게 되는 만큼 삼성그룹의 후계구도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홍라희와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등 삼성 주요 계열사 지분이 경영권 승계의 핵심이 될 수 있다.

    홍라희는 2018년 6월말 기준으로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 0.84%를 보유해 이건희 회장(3.88%)에 이어 개인 2대주주에 올라있다. 이건희 회장의 사망 뒤 지분과 재산상속이 이뤄지면 홍라희에게 가장 많은 몫이 돌아가기 때문에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에 홍라희의 의중은 결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체제가 굳어진 만큼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에게 어느 정도의 계열사와 사업, 재산이 주어질 지도 홍라희의 뜻이 적지 않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라희는 이건희 회장이 2015년 5월 의식을 잃은 뒤 자녀들을 불러 삼성그룹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경거망동하지 않고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경영에 잘 협력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라희가 삼성그룹에서 지닌 영향력과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평가

    부친 홍진기 전 장관이 전주에서 판사 생활할 때 태어나 ‘전라도에서 얻은 기쁨’이란 뜻의 ‘라희(羅喜)’로 이름을 지었다고 알려졌다.

    어머니 김윤남씨의 영향을 받아 독실한 원불교 신자다. 2011년 이건희 회장과 함께 원불교에 120억 원을 기부했고 2017년 원불교 수륙재를 지냈다. 수륙재란 물과 육지에서 헤매는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종교의식이다.

    2014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탈세와 횡령, 배임 혐의로 기소됐을 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명희 신세계 그룹회장 등과 함께 탄원서를 제출했다.

    리움 관장을 지내던 시절 정기적으로 출퇴근하지 않고 주요 행사나 전시가 있을 때 리움미술관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관을 방문할 때 관계자들이 의전하는 것을 불편히 여겨 조용히 머물다 가는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 역시 공연을 관람하거나 공항에서 입출국하는 등 일정을 소화할 때 대부분 의전을 거부하고 홀로 움직이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신중하고 엄격한 성격으로 이재용 부회장 등 자녀들을 엄하게 키운 것으로 전해진다.

    패션에 조예가 깊어 화려한 고급 제품만을 착용하기보다 상황과 장소에 맞는 의복을 갖추는 감각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홍라희가 일정을 소화하며 착용한 의복과 핸드백 등 소품은 항상 화제가 됐고 고가임에도 매장에서 곧바로 동이 나기도 했다.  

    2010년을 제외하고 2005년부터 2014년까지 미술 월간지 아트프라이스와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선정한 '한국 미술계를 움직이는 인물' 1위에 올랐다.

    미국 미술잡지 아트뉴스는 2015년 홍라희를 두고 "한국의 국내외 현대미술에 가장 인상적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으며, 리움으로 서울을 국제적 문화도시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라희와 이건희 회장의 결혼은 양가 부친의 인연에서 이어졌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는 1959년 비료공장 건설을 위해 이전부터 친분이 있던 당시 법무부장관이던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과 만났다.

    이병철 창업주는 이승만 정부 붕괴 뒤 홍진기 전 장관이 형무소에 있을 당시에도 여러 차례 특별면회를 위해 찾아갔다.

    이 창업주는 홍진기 전 장관을 영입해 중앙일보를 창간했다.

    홍라희는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에 입선한 뒤 부친의 부탁으로 평소 미술애호가였던 이 창업주의 전람회 관람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건희 회장이 유학을 준비하다 일본에 체류하던 당시 홍라희는 모친과 함께 일본을 방문해 이건희 회장과 만났다. 홍라희는 대학 졸업 뒤 미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결국 졸업을 앞두고 약혼한 뒤 그해 결혼했다.

    ▲ 홍라희 전 관장이 2014년 1월9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오른쪽)과 삼성 사장단 신년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사건사고

    △박근혜 게이트 여파로 리움 관장 사퇴
    홍라희는 2017년 3월6일 삼성미술관 리움과 호암미술관 관장에서 돌연 사퇴했다.

    삼성 측은 "일신상의 이유"라는 점 외에 별다른 배경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 게이트로 2017년 2월17일 구속돼 조사를 받으며 재판을 앞두고 있던 점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됐다.

    심적 부담이 컸음은 물론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시작하는 삼성그룹에서 오너 일가인 홍라희가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일각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왔다.

    홍라희는 이재용 부회장이 2017년 초 구치소에 수감되자 같은 해 3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을 동행해 면회를 간 것으로 알려졌다.

    홍라희는 2017년 7월 부산의 원불교 사찰에서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의 이름으로 수륙재를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수륙재는 집안에 우환이 생길 때나 소원을 빌 때 지내는 종교의식이다. 

    △최순실의 '이재용 불신임' 발언
    2017년 2월6일 홍라희가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신임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2016년 말 특검에서 “최순실씨가 '홍라희씨는 이재용 부회장을 탐탁지 않아 한다. 홍씨는 딸 이부진 사장하고만 친하고, 자기 동생(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과 함께 자기가 실권을 잡으려 한다‘고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오 전 전무는 2015년 독일에서 삼성의 지원을 받은 최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을 도와준 인물이다.

    2017년 2월17일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자 이 보도내용을 바탕으로 홍라희가 삼성그룹의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부진 사장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그러나 이부진 사장이 삼성전자 경영에 참여한 경험이 전무하고 삼성전자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공백을 메울 대안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고 결국 현실화되지 않았다.

    △하와이 별장 매입
    2016년 11월 홍라희는 박근혜 게이트로 삼성그룹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급 별장을 사들여 논란이 됐다.

    홍라희는 11월14일 하와이 빅아일랜드의 쿠키오골프앤비치클럽내 KUKIO PHASE 1-A의 ’72-116 POEPOE PLACE’ 주택을 895만 달러에 매입했고 이틀 뒤인 11월16일 하와이카운티에 등기를 마쳤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 등 혐의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는데 이 때문에 홍라희의 별장 구매가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지만 국민 정서를 고려할 때 구입 시기가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미갤러리와 소송
    2011년 6월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가 홍라희를 상대로 미술품 판매대금을 덜 지급받았다며 50억 원 규모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홍 대표는 2009년 8월~2010년 2월 홍라희씨에게 미술품 14점을 판매했다. 그런데 총 판매대금 781억8천만 원 가운데 250억 원만 받고 나머지 531억8천만 원은 받지 못했다며 잔금 50억 원을 우선 변제하라는 소송을 냈다.

    판매된 작품은 ‘Untitled Ⅵ’(판매가 313억 원), ‘Man Carrying a Child’(216억6천만 원), ‘Bull’s Head’(64억5천만 원) 등이었다.

    그러나 홍라희측은 구입했던 그림이 12점이었고 그림값은 250억 원이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2011년 11월 홍송원 대표는 양측의 오해가 풀렸다며 소송을 취하했다.

    △비자금 조성 의혹
    2007년 삼성그룹의 해외비자금 조성 의혹과 중앙일보의 위장계열분리 등이 논란이 됐다. 당시 홍라희가 삼성그룹의 비자금으로 수백억 원대의 미술품을 구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그룹의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김용철 변호사는 2001년부터 2003년까지 홍라희 등 재계인사들이 미술품 구입을 위해 해외에 송금한 액수가 600억 원에 이른다는 증거자료를 내놓았다.

    홍라희는 이런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행복한 눈물' 등 논란이 된 고가 미술품은 구매하지 않았으며 개인자금으로 구매해 삼성문화재단에 보관을 맡겼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삼성그룹을 수사하던 특검은 2008년 홍라희에게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홍라희는 2008년 리움 관장에서 물러났다가 이후 2011년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 경영일선에 복귀하자 같이 관장으로 복귀했다.

    ◆ 경력

    ▲ 홍라희 전 관장이 2010년 1월21일 청와대에서 대한적십자사 중앙위원 자격으로 오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967년 이건희 회장과 결혼했다.

    1975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1980년까지 출판문화부 부장으로 근무했다.

    1984년 중앙일보 이사, 1985년부터 1998년까지 중앙일보 상무를 거쳤다.

    1993년부터 2008년까지 삼성문화재단 이사를 맡으며 미술계에 발을 디뎠다.

    1995년부터 2004년까지 호암미술관 관장을 역임했다.

    2004년부터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을 맡다 2008년 특검 당시 여론을 의식해 물러났다.

    2006년부터 한국메세나협의회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 3년 임기의 예술의전당 비상임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2011년 호암미술관과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에 복귀했다.

    2017년 호암미술관 관장과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에서 사퇴했다.

    ◆ 학력

    1957년 서울 덕수초등학교를 나왔다.

    1960년 경기여중을 나왔다.

    1963년 경기여고를 졸업했다.

    1967년 서울대학교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했다.

    ◆ 가족관계

    제 9대 법무부장관과 21대 내무부장관을 지낸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과 김윤남씨 사이에서 장녀로 태어났다.

    동생으로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과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과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 홍라영 전 삼성미술관 리움 총괄부관장이 있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삼남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결혼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을 자녀로 두었다.

    이건희 회장의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올케이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의 외숙모다.

    ◆ 상훈

    1999년 국제산업디자인대학원대학교 총장상을 받았다.

    2003년 서울대 미술관 건립에 공헌해 '자랑스런 서울대인'상을 받았다.

    2010년 경기여고 동창회인 경운회에서 '자랑스러운 경기인'상을 받았다.

    ◆ 기타

    홍라희는 2017년 약 460억 원을 주식 배당금으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배당금은 217억 원 정도였는데 2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뛰었다.

    2018년 9월28일 기준으로 약 2조5천억 원의 주식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 어록

    "지금 세계의 미술기관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고민하며 새로운 예술경험을 대중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 미술계는 문화외교의 장이다." (2014/09/02, 리움과 광주비엔날레가 공동주최한 아트포럼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며)
  • ◆ 경영활동의 공과

    ▲ 홍라희 전 관장이 2016년 9월30일 적십자 고액 기부자모임 '레드크로스 아너스클럽'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미술계 발전에 기여
    홍라희는 2004년 서울 한남동에 삼성미술관 리움을 개관하고 관장에 오른 뒤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으로 다양한 기획 전시회를 열어 한국 미술계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또 미술 교육 프로그램과 신인 작가 발굴전 등을 꾸준히 운영해 미술계 전반의 발전에도 크게 공헌했다.

    리움은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 미술관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고미술관과 현대미술관, 상설전시관 등으로 구성된 여러 전시관에는 삼성문화재단이나 오너일가의 희귀한 소장품이 다수 진열돼 관람객들이 이를 감상할 수 있게 되어 있었고 상설전시관에서 열리는 다양한 미술 전시는 예술가에게 작품을 알릴 기회를, 관람객들에 다양한 전시회 방문 기회를 제공했다.

    삼성문화재단은 약 1만5천여 점의 미술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미국 미술관련매체 아트뉴스가 2015년 꼽은 세계 200대 미술 수집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리움이 사들이는 미술품 규모도 연간 100억 원대에 이르던 것으로 알려져 예술가들이 큰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홍라희와 삼성의 리움이 자본력을 통해 한국 미술계에 지나치게 큰 영향을 미쳐 다양성을 해치고 방향성을 획일화하는 단점을 낳았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왔다. 하지만 삼성의 자본이 미술계의 발전과 성장에 지금까지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은 반박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2008년 삼성특검 사태로 홍라희가 리움 관장에서 잠시 물러났을 때 리움의 전시회 규모가 크게 줄어들며 국내 미술시장의 규모가 일시적으로 크게 위축되었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홍라희가 2017년 리움 관장에서 사퇴한 것도 한국 미술계에 중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과거와 같이 홍라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등 삼성그룹을 둘러싼 외부 문제가 해결되는 시점에 관장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리움은 홍라희가 사퇴한 뒤에도 상설 전시관과 교육센터 등을 계속 운영하고 있다.

  • ◆ 비전과 과제

    ▲ 홍라희 전 관장이 2015년 5월21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2015 프로야구 삼성 대 두산의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행법상 이건희 회장의 사후 재산 가운데 약 33%가 홍라희에게 돌아가게 되는 만큼 삼성그룹의 후계구도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홍라희와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등 삼성 주요 계열사 지분이 경영권 승계의 핵심이 될 수 있다.

    홍라희는 2018년 6월말 기준으로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 0.84%를 보유해 이건희 회장(3.88%)에 이어 개인 2대주주에 올라있다. 이건희 회장의 사망 뒤 지분과 재산상속이 이뤄지면 홍라희에게 가장 많은 몫이 돌아가기 때문에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에 홍라희의 의중은 결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체제가 굳어진 만큼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에게 어느 정도의 계열사와 사업, 재산이 주어질 지도 홍라희의 뜻이 적지 않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라희는 이건희 회장이 2015년 5월 의식을 잃은 뒤 자녀들을 불러 삼성그룹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경거망동하지 않고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경영에 잘 협력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라희가 삼성그룹에서 지닌 영향력과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 평가

    부친 홍진기 전 장관이 전주에서 판사 생활할 때 태어나 ‘전라도에서 얻은 기쁨’이란 뜻의 ‘라희(羅喜)’로 이름을 지었다고 알려졌다.

    어머니 김윤남씨의 영향을 받아 독실한 원불교 신자다. 2011년 이건희 회장과 함께 원불교에 120억 원을 기부했고 2017년 원불교 수륙재를 지냈다. 수륙재란 물과 육지에서 헤매는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종교의식이다.

    2014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탈세와 횡령, 배임 혐의로 기소됐을 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명희 신세계 그룹회장 등과 함께 탄원서를 제출했다.

    리움 관장을 지내던 시절 정기적으로 출퇴근하지 않고 주요 행사나 전시가 있을 때 리움미술관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관을 방문할 때 관계자들이 의전하는 것을 불편히 여겨 조용히 머물다 가는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 역시 공연을 관람하거나 공항에서 입출국하는 등 일정을 소화할 때 대부분 의전을 거부하고 홀로 움직이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신중하고 엄격한 성격으로 이재용 부회장 등 자녀들을 엄하게 키운 것으로 전해진다.

    패션에 조예가 깊어 화려한 고급 제품만을 착용하기보다 상황과 장소에 맞는 의복을 갖추는 감각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홍라희가 일정을 소화하며 착용한 의복과 핸드백 등 소품은 항상 화제가 됐고 고가임에도 매장에서 곧바로 동이 나기도 했다.  

    2010년을 제외하고 2005년부터 2014년까지 미술 월간지 아트프라이스와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선정한 '한국 미술계를 움직이는 인물' 1위에 올랐다.

    미국 미술잡지 아트뉴스는 2015년 홍라희를 두고 "한국의 국내외 현대미술에 가장 인상적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으며, 리움으로 서울을 국제적 문화도시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라희와 이건희 회장의 결혼은 양가 부친의 인연에서 이어졌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는 1959년 비료공장 건설을 위해 이전부터 친분이 있던 당시 법무부장관이던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과 만났다.

    이병철 창업주는 이승만 정부 붕괴 뒤 홍진기 전 장관이 형무소에 있을 당시에도 여러 차례 특별면회를 위해 찾아갔다.

    이 창업주는 홍진기 전 장관을 영입해 중앙일보를 창간했다.

    홍라희는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에 입선한 뒤 부친의 부탁으로 평소 미술애호가였던 이 창업주의 전람회 관람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건희 회장이 유학을 준비하다 일본에 체류하던 당시 홍라희는 모친과 함께 일본을 방문해 이건희 회장과 만났다. 홍라희는 대학 졸업 뒤 미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결국 졸업을 앞두고 약혼한 뒤 그해 결혼했다.

    ▲ 홍라희 전 관장이 2014년 1월9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오른쪽)과 삼성 사장단 신년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사건사고

    △박근혜 게이트 여파로 리움 관장 사퇴
    홍라희는 2017년 3월6일 삼성미술관 리움과 호암미술관 관장에서 돌연 사퇴했다.

    삼성 측은 "일신상의 이유"라는 점 외에 별다른 배경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 게이트로 2017년 2월17일 구속돼 조사를 받으며 재판을 앞두고 있던 점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됐다.

    심적 부담이 컸음은 물론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시작하는 삼성그룹에서 오너 일가인 홍라희가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일각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왔다.

    홍라희는 이재용 부회장이 2017년 초 구치소에 수감되자 같은 해 3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을 동행해 면회를 간 것으로 알려졌다.

    홍라희는 2017년 7월 부산의 원불교 사찰에서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의 이름으로 수륙재를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수륙재는 집안에 우환이 생길 때나 소원을 빌 때 지내는 종교의식이다. 

    △최순실의 '이재용 불신임' 발언
    2017년 2월6일 홍라희가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신임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2016년 말 특검에서 “최순실씨가 '홍라희씨는 이재용 부회장을 탐탁지 않아 한다. 홍씨는 딸 이부진 사장하고만 친하고, 자기 동생(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과 함께 자기가 실권을 잡으려 한다‘고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오 전 전무는 2015년 독일에서 삼성의 지원을 받은 최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을 도와준 인물이다.

    2017년 2월17일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자 이 보도내용을 바탕으로 홍라희가 삼성그룹의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부진 사장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그러나 이부진 사장이 삼성전자 경영에 참여한 경험이 전무하고 삼성전자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공백을 메울 대안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고 결국 현실화되지 않았다.

    △하와이 별장 매입
    2016년 11월 홍라희는 박근혜 게이트로 삼성그룹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급 별장을 사들여 논란이 됐다.

    홍라희는 11월14일 하와이 빅아일랜드의 쿠키오골프앤비치클럽내 KUKIO PHASE 1-A의 ’72-116 POEPOE PLACE’ 주택을 895만 달러에 매입했고 이틀 뒤인 11월16일 하와이카운티에 등기를 마쳤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 등 혐의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는데 이 때문에 홍라희의 별장 구매가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지만 국민 정서를 고려할 때 구입 시기가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미갤러리와 소송
    2011년 6월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가 홍라희를 상대로 미술품 판매대금을 덜 지급받았다며 50억 원 규모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홍 대표는 2009년 8월~2010년 2월 홍라희씨에게 미술품 14점을 판매했다. 그런데 총 판매대금 781억8천만 원 가운데 250억 원만 받고 나머지 531억8천만 원은 받지 못했다며 잔금 50억 원을 우선 변제하라는 소송을 냈다.

    판매된 작품은 ‘Untitled Ⅵ’(판매가 313억 원), ‘Man Carrying a Child’(216억6천만 원), ‘Bull’s Head’(64억5천만 원) 등이었다.

    그러나 홍라희측은 구입했던 그림이 12점이었고 그림값은 250억 원이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2011년 11월 홍송원 대표는 양측의 오해가 풀렸다며 소송을 취하했다.

    △비자금 조성 의혹
    2007년 삼성그룹의 해외비자금 조성 의혹과 중앙일보의 위장계열분리 등이 논란이 됐다. 당시 홍라희가 삼성그룹의 비자금으로 수백억 원대의 미술품을 구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그룹의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김용철 변호사는 2001년부터 2003년까지 홍라희 등 재계인사들이 미술품 구입을 위해 해외에 송금한 액수가 600억 원에 이른다는 증거자료를 내놓았다.

    홍라희는 이런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행복한 눈물' 등 논란이 된 고가 미술품은 구매하지 않았으며 개인자금으로 구매해 삼성문화재단에 보관을 맡겼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삼성그룹을 수사하던 특검은 2008년 홍라희에게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홍라희는 2008년 리움 관장에서 물러났다가 이후 2011년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 경영일선에 복귀하자 같이 관장으로 복귀했다.

  • ◆ 경력

    ▲ 홍라희 전 관장이 2010년 1월21일 청와대에서 대한적십자사 중앙위원 자격으로 오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967년 이건희 회장과 결혼했다.

    1975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1980년까지 출판문화부 부장으로 근무했다.

    1984년 중앙일보 이사, 1985년부터 1998년까지 중앙일보 상무를 거쳤다.

    1993년부터 2008년까지 삼성문화재단 이사를 맡으며 미술계에 발을 디뎠다.

    1995년부터 2004년까지 호암미술관 관장을 역임했다.

    2004년부터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을 맡다 2008년 특검 당시 여론을 의식해 물러났다.

    2006년부터 한국메세나협의회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 3년 임기의 예술의전당 비상임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2011년 호암미술관과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에 복귀했다.

    2017년 호암미술관 관장과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에서 사퇴했다.

    ◆ 학력

    1957년 서울 덕수초등학교를 나왔다.

    1960년 경기여중을 나왔다.

    1963년 경기여고를 졸업했다.

    1967년 서울대학교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했다.

    ◆ 가족관계

    제 9대 법무부장관과 21대 내무부장관을 지낸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과 김윤남씨 사이에서 장녀로 태어났다.

    동생으로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과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과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 홍라영 전 삼성미술관 리움 총괄부관장이 있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삼남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결혼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을 자녀로 두었다.

    이건희 회장의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올케이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의 외숙모다.

    ◆ 상훈

    1999년 국제산업디자인대학원대학교 총장상을 받았다.

    2003년 서울대 미술관 건립에 공헌해 '자랑스런 서울대인'상을 받았다.

    2010년 경기여고 동창회인 경운회에서 '자랑스러운 경기인'상을 받았다.

    ◆ 기타

    홍라희는 2017년 약 460억 원을 주식 배당금으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배당금은 217억 원 정도였는데 2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뛰었다.

    2018년 9월28일 기준으로 약 2조5천억 원의 주식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 ◆ 어록

    "지금 세계의 미술기관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고민하며 새로운 예술경험을 대중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 미술계는 문화외교의 장이다." (2014/09/02, 리움과 광주비엔날레가 공동주최한 아트포럼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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