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 '키미 K3' AI 열풍은 젠슨 황에 악재, 엔비디아 반도체 중국 수출 당위성 설득력 떨어지나
- 중국의 문샷AI와 알리바바가 잇따라 우수한 성능의 인공지능(AI) 신모델을 선보이며 엔비디아의 중국 사업 계획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중국의 기술 발전 속도가 미국을 위협하기 어렵다며 반도체 수출 확대를 추진해 왔는데 이런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26일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문샷AI의 '키미 K3'과 알리바바 '큐원 3.8' 등 중국의 최신 인공지능 모델 출시 여파가 증시를 넘어 정치와 외교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중국 스타트업 문샷AI가 지난 17일 발표한 키미 K3은 인공지능 모델의 성능 지표인 파라미터 기준으로 2조8천억 개, 대형 IT기업 알리바바가 19일 공개한 큐원 3.8은 2조4천억 개의 사양을 보였다.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키미 K3의 성능이 미국 생성형 인공지능 선두 기업인 오픈AI나 앤트로픽의 최신 모델과 필적하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보도했다.포브스에 따르면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중국이 미국의 규제로 최신 인공지능 반도체를 구매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키미 K3의 출시는 놀라운 성과라는 평가를 전했다.키미 K3가 공개된 날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와 메타 등 주요 인공지능 기술주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중국 경쟁사의 추격에 시장의 불안감이 커진 영향을 받았다.마이클 크라치오스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소셜네트워크(SNS)에 중국이 앤트로픽과 같은 미국 기업의 인공지능 기술을 훔치는 방식으로 키미 K3를 개발했다는 주장을 펼쳤다.중국 정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미국 NBC뉴스에 "편견에서 비롯된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는 의견을 내며 맞섰다.미국 정부는 그동안 중국을 겨냥한 여러 규제로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견제하는 정책을 써 왔다.그러나 키미 K3의 등장이 미국의 이러한 규제 효과에 의문을 키우는 계기로 작용하면서 중국과 신경전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미국이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더 강력히 견제하기 위해 추가 규제나 무역 압박으로 대응에 나선다면 두 국가의 관계가 더욱 악화하며 외교 및 무역 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중국 문샷AI가 '키미 K3' 인공지능 모델을 발표한 중국 상하이 인공지능 행사 전시장. <연합뉴스>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런 상황을 달갑지 않게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 규제와 관련한 논의가 더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크라치오스 정책실장은 문샷AI가 태국에 위치한 엔비디아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 GB300 기반 서버를 활용해 키미 K3 모델을 개발했다는 주장도 SNS에 전했다.엔비디아는 이미 중국이 미국의 규제를 우회해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에 접근하고 있다는 의혹에 따라 해외 고객사 검증 절차와 관리를 강화하는 절차를 도입했다.키미 K3 출시를 계기로 미국 정부와 정치권에서 규제를 한층 더 강화한다면 엔비디아가 해외에 인공지능 반도체를 수출하는 일은 더 까다로워질 공산이 크다.젠슨 황 CEO는 미국 정부가 중국에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을 널리 허가해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펼쳐 왔다. 중국 기업들이 엔비디아 제품을 활용하더라도 미국을 위협할 정도까지 성장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그러나 키미 K3의 성능이 미국 상위 기업들과 격차를 좁히고 있는 만큼 이런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어려워졌다.젠슨 황 CEO는 21일(현지시각) 미국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신형 인공지능 모델을 언급하며 "매우 훌륭하지만 오픈AI나 앤트로픽이 이들을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다수의 이용자들이 중국 인공지능 기술을 경험하더라도 결국에는 편의성과 안정성, 더 나은 성능을 갖춘 미국 업체들의 서비스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젠슨 황 CEO는 "중국이 미국 기업들을 경쟁에서 밀어낼 가능성은 제로"라고 강력히 주장했다.다만 악시오스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을 겨냥한 인공지능 규제 강화 가능성을 언급한 뒤 몇 시간만에 젠슨 황 CEO의 발언이 나왔다는 데 주목했다.엔비디아의 중국 진출 확대가 차질을 빚거나 인공지능 반도체 해외 수출에 제약이 커질 가능성을 젠슨 황 CEO가 우려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미국 트럼프 정부는 엔비디아 H200과 같은 고성능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한때 금지했다가 다시 허가하는 등 규제를 다소 완화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었다.하지만 키미 K3의 등장은 다시금 미국의 규제 강화를 자극하는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 이는 젠슨 황 CEO가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시나리오다.22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는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 발전은 트럼프 정부를 새로운 시험대에 놓이게 했다"며 "미국이 내세울 카드는 결국 중국에 고성능 반도체와 같은 기술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