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 미국과 이란 전쟁 6개월째 이어지며 세계에 부담 가중, 에너지 공급망 재편 가속화
- 미국과 이란 전쟁이 발발한 뒤 6개월이 지났다. 휴전 협상이 사실상 무산된 데 이어 군사 공격도 재개되면서 상황이 다시금 격화할 조짐이 뚜렷해졌다.호르무즈 해협의 운송 제한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차질도 장기화되면서 전 세계 각국의 대응 전략과 산업 및 경제, 정치, 무역과 외교 분야까지 영향이 확산되고 있다.30일(현지시각) CNN은 미국과 이란이 지난 7월29일 이후 처음으로 직접적 군사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CNN에 따르면 미국은 이날 이란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투입하기 위한 로켓 발사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이란 남부 지역의 발사대 2곳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의 공격을 치명적인 실수라고 비판하며 요르단 내 미군 공군기지 2곳을 겨냥해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공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CNN은 요르단군이 자국 영공에 진입한 미사일 8발을 방공체계로 요격해 제거했다고 보도했다.2월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 타격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때 휴전 협상도 논의됐지만 기한이 만료된 데 이어 군사 충돌도 재개됐다.CNN에 따르면 미국의 이번 공습 이후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는 하루만에 2.8% 오른 배럴당 90.57달러,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2.7% 오른 배럴당 85.64달러를 기록했다.중동 국가들의 핵심 원유 수출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중동의 원유 설비들도 이란의 공격으로 가동에 차질을 겪으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원유 수출입 경로를 다변화하거나 에너지 관련 정책을 보완하는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과 LNG선 등 선박 통항이 단기간에 원래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은 낮아졌고 경제와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아랍에미리트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원유를 수송하는 대형 송유관 건설을 가속화하고 있는 사례가 대표적으로 지목됐다.드론 공격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원유 정제설비 사진. <연합뉴스>악시오스는 특히 운송 차질에 이어 중동의 정유 설비도 손상돼 경유(디젤) 가격 상승폭이 커지면서 물류와 농업을 비롯한 여러 산업에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석유와 LNG 등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관련 제품의 수요도 늘고 있다. 악시오스는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고 친환경 에너지 및 원자력 발전 산업이 활성화되는 추세가 빨라졌다고 전했다.악시오스는 이 과정에서 중국이 5개월 연속으로 태양광 발전 장비를 비롯한 친환경 에너지 관련 제품의 수출 기록을 경신하면서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시장 조사기관 블룸버그NEF는 중국이 친환경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 내수시장 성장 둔화와 과잉 생산으로 고전하고 있던 상황에서 기회를 얻었다는 분석을 악시오스에 전했다.화석연료 에너지의 공급 차질과 가격 상승에 직면한 국가들이 중국산 제품을 도입해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악시오스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도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는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결국 미국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가 전 세계 산업과 경제, 정치에 모두 영향을 미치며 당분간 거시경제 및 국제 정세에 계속 중요한 문제로 남을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CNN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전 세계 국가들을 향해 이란과의 경제 협력을 축소하도록 요구하며 이를 따르지 않으면 2차 제재에 나설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미국과 이란 전쟁이 각국의 무역과 외교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로이터는 "6개월 동안 이어진 전쟁은 미국이 출구를 찾기 어려운 교착 상태로 이어지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에 정치적 부담을 키우는 동시에 중동과 전 세계의 안보에도 부담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