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민주당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제안도, 지방선거 맞아 재건축 규제 완화 움직임
민주당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제안도, 지방선거 맞아 재건축 규제 완화 움직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재건축을 둘러싼 규제 완화 논의가 정치권 전면으로 떠올랐다.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집값에 민감한 서울 민심을 의식해 나란히 재건축 규제 완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부동산 정책의 근본적 변화보다는 선거용 1회성 정책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 가운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폐지까지 거론한 민주당의 움직임이 눈길을 끈다.9일 여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서울 '재건축'을 두고 규제 완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서울은 낡은 아파트가 많고 재건축은 큰 이득을 남겨 '로또'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이에 재건축 문제는 서울 표심을 흔드는 강력한 요인이 돼왔다. 이에 여야는 나란히 재건축을 확성화하는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놨다. 역대 지방선거에서도 아파트 재건축 문제는 중요 이슈 가운데 하나였다.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지방선거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황희 의원은 6일 국회에서 '부동산 정책 방향' 기자간담회를 열어 "기성 도시에 과도하게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나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를 적용하는 것은 지나치게 시장을 규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재초환은 재건축을 통해 얻은 이익이 조합원 1인당 8천만 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 이익금의 최대 50%를 환수하는 제도다. 일부 주택재개발조합은 재초환 부담으로 재건축 사업을 미루거나 조합원 협조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토허제는 집이나 토지를 매입할 때 관할 구청장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고 취득 후 일정 기간 실거주를 의무화해 투기성 거래를 차단하는 제도다. 전세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를 막는 장치이다.국민의힘도 가만 있지는 않았다.국민의힘 서울시당 주거사다리정상화 특별위원회(위원장 김재섭) 역시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건축 정비사업의 '지위 양도 금지 시점'을 재개발 사업과 동일한 시점인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로 조정하겠다"고 말했다.이는 재개발조합 설립 직후부터 적용되던 재건축 매매 제한을, 사업 결과가 확정되는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로 늦추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소유자는 기존 허용된 시점보다 일찍 재건축 부동산을 매매할 수 있게 된다.이처럼 여야가 경쟁적으로 재건축 활성화를 위해 발벗고 나선 상황에서 우선 민주당 쪽 방안이 눈길을 끈다. 국민의힘의 제안은 실제 추진될 가능성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가진 국회에서 국민의힘 안이 관철될 여지는 크지 않다.사실 민주당이 재초환 폐지를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민주당은 재초환 도입에 앞장섰고 시민단체 등의 강력한 요구에 줄곧 재초환 유지을 유지하자는 입장을 보여왔다.재초환은 2006년 노무현 정부가 도입한 이후 유예되다 2018년 문재인 정부에서 재시행했다. 민주당은 지난 2025년 대선에서도 재초환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민주당 일각이 이처럼 '돌출적으로' 재초환과 토허제 완화에 나선 것은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반대 여론이 거셌던 서울 민심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정부는 지난해 10월 15일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고 서울 전역과 과천·성남 등 경기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확대 지정하는 동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정부는 또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LTV를 70%에서 40%로 강화하고, 수도권·규제지역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도 15억 원 이하 6억 원, 15억~25억 원 4억 원, 25억 원 초과 2억 원으로 차등 축소하는 등 대출 규제를 보완했다.이로 인해 부동산 시장은 얼어붙었고 재개발을 추진하는 단지를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커졌다.한국갤럽이 2025년 10월 24일 발표한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서울의 경우 '적절하다' 36%, '부적절하다' 49%로 집계됐다.서울에서 재건축 의제에 가장 민감한 지역으로는 집값이 높고 대규모 정비사업이 대기 중인 강남3구와 목동·여의도 일대가 꼽힌다.강남3구의 인구 비중은 서울 전체의 15% 안팎에 불과하지만, 재건축 추진 단지와 직접 이해관계자의 밀도가 높아 정책 변화에 대한 반응이 즉각적이다.또한 목동 신시가지 14개 단지와 여의도 핵심 재건축 단지 등의 분위기는 서울 부동산 여론 전반으로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지방선거처럼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선거에서는 특정 정책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해관계형 유권자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여야가 재건축 규제 완화 메시지에 공을 들이는 배경으로 꼽힌다.국민의힘주거사다리정상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재섭 의원과 소속 위원들이 6일 국회 소통관에서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활성화 대책과 관련해 기자회견하고 있다. <연합뉴스>한편 민주당의 재초환 완화는 국회 문턱을 넘더라도 '심리적 만족'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해석도 제기된다.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 출범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시행이 유예됐다. 2018년 문재인 정부에서 제도가 재개됐지만, 부과 주체인 지방자치단체의 미온적 집행 속에 실질적인 부담금 징수는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전해진다.여기에 최근 공사비 급등으로 재건축 과정에서 기존 집주인이 수억 원의 자기부담금을 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져'초가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민주당 일각에서의 논의가 실제 입법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민주당은 지난해 10월에도 재초환과 관련 논의를 꺼낸 적이 있다.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025년 10월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차원에서 재초환 유예 기간을 늘리거나 폐지하는 2가지 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같은 날 국토위 민주당 간사이자 당 주택시장 안정화 태스크포스(TF) 소속인 복기왕 의원도 "재초환을 대폭 완화 또는 폐지해 주택 시장이 안정된다면 얼마든지 결정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하지만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튿날인 10월24일 재초환 완화·폐지를 두고 "개인 국회의원 의견이나 국토교통위원회 차원의 아이디어 수준"이라며 "부동산 정책과 같은 민감한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조용히, 튼튼히 정부를 뒷받침하는 것이 당의 기조"라고 말했다.당시는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 차원에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현재 부동산 시장의 동향과 부동산 민심의 흐름 등을 종합 판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한국갤럽 자체조사로 2025년 10월21일부터 2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2025년 6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성·연령별 가중치(셀가중)가 부여됐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권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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