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최석철 기자
2019-10-21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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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 생애

    박성수는 이랜드그룹 회장이다.

    이랜드월드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랜드월드를 이랜드그룹의 지주사로 세우기 위해 지배구조도 개편하고 있다.

    1953년 3월1일 전라남도 목포에서 태어나 광주제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화여자대학교 앞에서 2평짜리 ‘잉글랜드’라는 이름의 옷가게로 의류사업을 시작했다. 회사이름을 이랜드로 변경하고 법인화했다.

    중국에 진출하며 해외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데코와 뉴코아, 해태유통, 태창 내의사업과 한국까르푸 등 20여 개의 브랜드를 인수합병해 몸집을 키웠다.

    ‘의 식 주 휴 미 락’이라는 키워드로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의 식 주 휴 미 락은 △의류 △외식 △건설, 가구, 생활용품 △호텔, 리조트 △백화점 △테마파크, 여행을 뜻한다.

    대외활동이나 언론 노출이 거의 없어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지만 직원들과 소통에 힘쓰며 자주 만난다.

    이랜드그룹을 각 계열사별 독립경영체제로 바꾸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그룹의 새 먹거리 발굴과 차세대 경영자 육성에 힘쓰고 있다.

    ◆ 경영활동의 공과

    ▲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이 2012년 5월2일 전주대학교 학생회관 대강당에서 전주대 학생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취업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전주대>

    △제3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 컨소시엄' 참여
    2019년 10월 이랜드그룹은 계열사인 이랜드월드를 통해 토스뱅크 지분 10%를 확보해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하기로 했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지분 34%를 확보해 최대 주주로, 이랜드월드와 KEB하나은행, 한화투자증권, 중소기업중앙회가 각각 10%를 확보해 2대주주로 참여한다.

    급변하고 있는 온·오프라인 쇼핑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랜드가 운영하고 있는 대형 패션매장에도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서비스를 결합하고 이랜드가 보유한 오프라인 매장과 브랜드들을 통해 쌓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협력사 및 매장주 등 소상공인에게 최적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려뒀다.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 강화
    2019년 1월 박성수는 여동생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과 함께 공식적으로 그룹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미래 먹거리 발굴과 차세대 경영자 육성에 전념하고 박성경 부회장은 이랜드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랜드그룹의 전문경영인체제를 강화하고  전문경영인 활동반경도 넓어졌다. 2019년 1월 주력 계열사 대표이사들의 직급도 부회장 및 사장으로 높여 경영 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주요 사업부문별 대표에 30~40대 CEO(전문경영인)들을 대거 발탁해 신구조화를 꾀했다. 최종양 이랜드리테일 부회장과 김일규 이랜드월드 부회장이 투톱체제로 그룹 전반을 총괄하는 형태다.

    최종양 부회장과 김일규 부회장은 박성수가 이랜드를 창업했을 초기부터 30여년 동안 이랜드그룹에서 일해오며 ‘창업공신’인데 나이가 젊은 30~40대 신규 CEO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박성수가 그동안 ‘은둔경영’을 하면서 이랜드그룹의 전문경영인들도 대외활동이 활발한 편은 아니었지만 전문경영인들의 경영활동이 이전보다 자유로워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랜드그룹은 2018년 4월 지주부문 직속 커뮤니케이션실을 새로 만들면서 총괄에 김일규 이랜드월드 대표이사 부사장을 선임하기도 했다.

    커뮤니케이션실은 기존에 언론 소통만을 담당했던 홍보실에 기업설명(IR) 기능을 추가하고 분산돼 있던 대내외 소통조직을 통합한 조직이다.

    △이랜드월드 유동성 확보
    이랜드그룹은 2016년 그룹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315%까지 치솟으면서 재무 건전성 위기를 맞아 휘청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7년부터 그룹 주요 브랜드 일부를 매각하고 외부 자금을 유치하는 등 개선작업을 진행해 부채비율을 2018년 말 기준 172%까지 낮췄다. 

    이랜드월드는 자산 매각과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고 노력한다. 1년 이하 단기 자금 위주의 차입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2017년 패션브랜드 ‘티니위니’(8770억 원), 모던하우스 사업부(7100억 원)을 각각 매각하고 수익이 잘 나지 않던 중국 커피빈 사업과 자연별곡, 애슐리 등을 중단했다.

    2018년에는 주얼리사업부 투자유치, 사이판 MRI법인 투자유치 등으로 3210억 원을 조달했으며 2019년에도 케이스위스(3천억 원)를 매각하고 현재 이앤씨월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랜드파크의 외식사업부분을 물적 분할해 외식전문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외식사업부문에 1천억 원 규모의 외부 자본을 유치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다만 그룹 전체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이랜드크루즈와 투어몰, 와팝 등 일부 계열사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으며 이랜드파크와 예지실업 등의 부채비율은 각각 400%, 4350% 수준에 이른다. 

    △이랜드리테일 상장 연기
    이랜드리테일의 상장은 수년째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투자자들과 약속을 지키고 재무구조 개선효과도 누리기 위해 주력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을 2017년 5월에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랜드리테일의 자회사인 이랜드파크가 아르바이트생 임금 착취 논란을 빚자 모회사인 이랜드리테일도 상장 예비심사에 제동이 걸렸다.

    이랜드파크 논란이 커지면서 이랜드파크 외식 브랜드(애슐리 등)뿐 아니라 이랜드그룹에서 만드는 제품과 이랜드 유통매장 등에도 불매운동이 일어날 조짐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랜드그룹은 당장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공개를 무리하게 추진해봤자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프리IPO(사전 기업공개)로 방향을 틀었다.

    2017년 6월 큐리어스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 프리IPO 방식으로 4천억 원을 출자하고 이랜드월드가 2천억 원을 후순위 출자자로 투자해 이랜드리테일 지분 69%를 사들였다.

    이랜드리테일을 2019년 상반기까지 상장한다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이랜드그룹은 2018년 12월 한국거래소에 이랜드리테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기로 했다.

    하지만 2019년 3월 또다시 연기됐다.

    당시 깐깐해진 회계감리, 얼어붙은 기업공개시장의 분위기를 감안해 상장을 연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흥행 가능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약속한 상장일정을 지키는 일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이랜드그룹은 큐리어스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이랜드리테일 지분 69%를 자사주로 사들였다.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계약에 따라 이달까지 투자금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랜드그룹이 큰 무리 없이 이랜드리테일 자사주를 사들이면서 오래동안 재무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벌여온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작업의 성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 유통사업와 패션사업 ‘선택과 집중’
    2016년 중국 유통사업을 시작했지만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중국 팍슨(百盛)그룹과 손잡고 2016년 1월15일 중국 상하이 창닝지구에 ‘팍슨-뉴코아몰’을 열었다. 중국 유통사업은 현지 기업에서 건물과 자본금 일부를 제공하고 이랜드그룹이 매장 운영 등 경영 전반을 관리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2016년 1월14일 중국 상하이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까지 중국에서 쇼핑몰을 100개로 늘려 현지 매출 1위 유통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다만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과 중국 사드보복 등에 영향을 받아 2019년 기준으로 유통매장은 7곳에 머무르고 있다.

    중국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오던 패션사업도 경쟁력 없는 브랜드를 정리하며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중국에서 40여개 브랜드를 운영하기도 했지만 중국에서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하던 커피빈, 자연별곡, 애슐리 등 사업을 접으며 2019년 기준 브랜드 20개, 직영 매장 5천여 개를 운영하고 있다.

    2019년 1월 이랜드월드의 패션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정수정 대표가 중국 법인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다시 중국사업을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룹 차원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어느정도 성과를 거둔 데다 중국 사드보복 여파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효자 패션브랜드 ‘티니위니’ 매각
    이랜드그룹은 2016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하던 킴스클럽 매각이 지연되자 중국에서 패션 브랜드 1, 2위를 다투던 ‘티니위니’를 매각했다.

    패션산업이 기존 브랜드 중심 사업에서 SPA(제조·직매형 의류)로 바뀐 점도 감안된 결정이었다.

    다만 티니위니는 당시 1조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으나 2017년 1월 중국 기업 브이그라스(V-GRASS)에 8770억 원에 팔렸다. 

    재고자산 등의 가치를 재산정한 데다 킴스클럽 매각이 무산된 상황에서 티니위니 매각협상 테이블을 길게 끌고가기엔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기대보단 낮은 가격에 팔렸지만 당시 티니위니 매각금액은 국내 패션 브랜드의 인수합병(M&A) 사례 가운데 가장 큰 규모였다.

    ▲ 이랜드 글로벌 R&D센터 조감도.

    △이랜드 글로벌 R&D센터 첫 삽
    이랜드그룹은 서울 마곡지구에 글로벌 연구개발센터를 짓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2015년 10월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10개 계열사와 연구소가 들어설 '이랜드 글로벌 R&D센터' 기공식을 열었다.

    '이랜드 글로벌 R&D센터'는 지상 10층, 지하 5층, 연면적 25만㎡ 규모의 축구장 34개 크기로 세계 최대 수준의 패션연구소와 패션박물관, 첨단 F&B연구소 등이 들어선다.

    2018년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재무구조 악화로 2016년 상반기 공사가 중단됐다. 이랜드그룹 재무구조가 안정된 2018년 7월 공사를 재개함에 따라 2020년 하반기에 입주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신촌 사옥을 떠나 마곡 사옥에 입주하기로 한 이랜드그룹은 공사가 지연됨에 따라 임시로 가산 사옥에 둥지를 틀었다. 그동안 유통은 신촌, 외식과 패션은 가산에 위치했는데 가산으로 통합했다.

    △뉴발란스 한국 판매권 인수
    박성수는 2008년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의 한국과 중국 10개 도시의 판매권을 인수했다.

    뉴발란스는 2001년 한국에 들어왔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랜드그룹이 인수하며 인수 당시 뉴발란스 매출은 260억 원에 불과했으나 5년 만에 4천억 원으로 15배 성장했다.

    이랜드와 뉴발란스의 판매권 계약기간은 2020년까지다. 한국과 중국에서 뉴발란스 판매가 크게 늘어나면서 뉴발란드 본사인 뉴발란스아틀레틱슈가 계약 종료 후 직접 한국과 중국에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2018년 본사가 아시아 브랜딩을 총괄하는 홍콩지사장을 한국에 파견하자 사실상 한국법인장에 내정하고 시장조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랜드그룹은 이와 관련해 뉴발란스 본사의 직접 진출설은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랜드그룹은 본사와 합작회사를 구성해 한국과 중국사업을 지속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지식경영 도입
    박성수는 1999년 처음으로 지식경영을 도입했다. 다른 기업에 없는 최고지식책임자(CKO, Chief Knowledge Officer)를 따로 둘 정도로 지식경영을 기업의 핵심가치로 삼았다.

    지식경영이란 전 직원이 현장에서 취합한 시장자료와 신사업 아이디어를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매년 4천 건 이상의 지식을 선별하고 이 가운데 5%는 기업 비밀로 지정해 따로 관리했다.

    예를 들어 외식사업부에서는 음식의 진열 각도, 피자에 올라가는 토핑 개수, 청소시간을 반으로 줄이는 법 같은 자료까지 올렸다. 패션사업부는 소비자 집을 방문해 옷장이나 신발장을 열어보고 그 결과를 수치화해 꾸준히 업데이트했다.

    이랜드의 지식경영은 다른 기업에서 배워가기도 했다. 박성수는 2013년 신년사에서 “지식으로 경영하는 지식회사의 지식근로자 즉 경영자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지식경영을 기반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면 탁월한 결실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패션시장에서 다양한 ‘최초’ 타이틀
    박성수는 국내 최초로 프랜차이즈 개념을 도입하고 프랜차이즈 방식을 처음으로 선보여 국내 패션시장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맞춤복 위주였던 당시의 패션시장에 ‘캐주얼웨어’상품이라는 개념도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으로 알려졌다. ‘런닝티셔츠’와 ‘맨투맨티’ 등을 국내에 처음으로 내놓기도 했다.

    우리나라 아울렛 스토어의 효시인 ‘2001아울렛’은 브랜드 의류의 가격파괴 열풍을 주도하며 도심형 아울렛 모델을 제시해 주목받았다. 2001아울렛은 이랜드의 성장뿐 아니라 시장의 규모를 키웠고 2003년 인수한 뉴코아백화점를 아울렛으로 전환하며 본격적으로 아울렛 대중화시대를 열었다.

    ◆ 비전과 과제

    ▲ 이랜드그룹 실적.

    이랜드그룹이 수년 동안 진행해온 재무 안정성 개선작업에 힘입어 그룹 차원의 재무 건전성은 안정적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재무구조 개선이 최대 과제로 꼽힌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여전히 자본잠식에 빠진 곳들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는 데다 이앤씨월드 매각 및 외식사업부문의 투자 유치 등 진행되고 있는 굵직한 작업들이 남아있다.

    2020년 이랜드그룹 창립 40주년을 앞두고 있는 만큼 내년 마곡 사옥시대를 계기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야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는 여러차례 무산된 이랜드리테일 기업공개다. 

    이랜드리테일 기업공개까지 마치면 이랜드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은 일단락되고 다시 그룹의 재도약에 공을 들일 것으로 점쳐진다.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악화된 시장의 평판도 다시 회복해야한다.

    이랜드그룹은 그동안 이랜드리테일 상장계획을 수년째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킴스클럽 매각 번복, 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 기업공개 중단, 외식부문 분리매각 번복 등 수차례 시장의 신뢰를 저버리면서 평판이 악화됐다.

    이랜드리테일 상장이 이뤄진 뒤에야 지주사 전환작업도 본격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랜드그룹은 2017년 5월 ‘이랜드월드→이랜드리테일→이랜드파크’로 이어지는 그룹 지배구조를 이랜드월드가 계열사를 거느리는 지주사 형태로 전환하기로 했다.

    사업형 지주사인 이랜드월드에서 패션사업부를 떼내어 이랜드월드를 순수 지주사로 삼아 그 아래 이랜드월드 패션사업부, 이랜드리테일, 이랜드파크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를 목표로 세웠다.

    박성수는 아직 60대 중반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나 이랜드그룹의 경영권 승계도 점차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박성수는 1남1녀를 두고 있지만 이들은 아직 20대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지분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있다. 박성수의 여동생인 박성경 부회장의 자녀들도 경영에 전혀 참여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수가 이랜드그룹의 전문경영인체제와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것을 놓고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 평가

    ▲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왼쪽부터)과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짐 데이비스 뉴발란스 회장, 롭드마티니 CEO가 2009년 12월9일 신라호텔에서 이랜드그룹과 뉴발란스의 독점 라이센스 계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랜드> 

    1980년 이화여자대학교 앞에서 2평짜리 ‘잉글랜드’라는 이름의 옷가게에서 출발해 10조 원의 매출을 내는 그룹을 일궈내 ‘자수성가의 상징’이 됐다.

    ‘내가 이익을 더 얻는 것보다 내가 싸게 공급해서 파는 사람들이 더 큰 이익을 보는 것이 더 보람 있고 기쁘며 더 멀리 더 크게 내다 보는 것이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새겨 ‘좋은 품질을 절반 가격에 판매한다'를 경영철학을 세웠다고 알려졌다.

    이랜드그룹은 차별하지 않는 것이 4가지가 있다고 한다. ‘성별, 출신학교, 지역연고, 연공서열’이 없는 것이다. 능력과 성과 위주로 판단하기에 ‘파격인사’도 많다.

    과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거나 대리를 점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특히 신사업에는 성별이나 연공서열보다 능력과 성과를 중요시해 여성 임원을 배치했다.

    이랜드그룹에는 다른 회사에서 보기 힘든 재입사제도가 있다. 특히, 육아 때문에 퇴직했던 여직원에게도 언제든 재입사 길이 열려 있다. 아이를 다 키우고 10년 넘게 육아에 전념하다 재입사한 여직원들도 상당수다.

    대외활동은 지나칠 정도로 자제하는 대신 박성수는 ‘카니발’ 미니밴을 타고 전국 곳곳의 매장을 수시로 돌고, 1년의 절반을 해외 출장으로 보냈다. 외부 노출을 꺼리는 것과 달리 사내에선 사업부별 강연과 각종 행사를 통해 직원들과 꾸준히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강연에서 직업정신을 강조하며 “회사는 인생의 학교”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회사가 단순히 돈을 받고 일하는 사무공간이 아니라 사람을 키운다고 봤다. 2014년 창립 33주년 기념식 때 은퇴하는 임원들에게 명예졸업장과 함께 메달을 걸어줬다. 회사를 ‘졸업’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식구들을 축복하기 위한 선물이었다.

    국제 경매시장에서 잘 알려진 ‘큰손’으로 회사를 경영하며 틈틈이 희귀품을 사모아 ‘은둔의 경매왕’이란 별칭이 붙기도 했다.

    세계 최정상의 희귀품을 모으고 있다. 대표적 소장품은 2011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881만8500달러(당시 101억 원)에 낙찰한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다이아몬드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의 진주목걸이와 가수 마돈나와 마이클 잭슨의 무대 의상 등도 소장하고 있다.

    2015년에는 경매 매물로 나와 세계적 관심을 받은 노벨경제학상 메달을 낙찰받기도 했다. 낙찰한 메달은 1971년 미국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네츠가 국민소득 이론과 국민소득 통계에 관한 실증적 분석으로 받은 노벨경제학상 메달이다.

    이랜드그룹은 낙찰받은 메달을 이랜드그룹이 계획하는 테마도시에 건립할 분야별 박물관 가운데 한 곳에 비치하기로 했다.

    박성수가 경매로 모은 물건은 가산 이랜드 사옥에 거의 보관돼 있다. 구입한 자동차도 많은데 지하에 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수의 경매 활동을 두고 이랜드그룹은 “은둔의 경매왕이라는 별칭 때문에 간혹 박 회장이 개인이 희귀품을 모은 것으로 오해하기도 하는 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20여년 전부터 이랜드월드 내 박물관 준비팀이 경매품 수입을 진행했으며 경매품 모두 이랜드월드의 소유”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테마파크를 만들 때 경매품의 특성상 한꺼번에 이런 물건은 사 모을 수 없기 때문에 미리미리 모으는 것이고 모으는 과정에서 중간에 전시 가능한 것들은 호텔이나 이랜드가 운영하는 업장 내에 일부 전시를 시작하고 있다”며 “추후 테마파크가 건설되고 박물관에 이런 물건들이 전시되면 엄청난 해외 관광객 유인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런 것이 이랜드식 사회공헌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동생인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으로 박성수를 꼽는다. 박 부회장은 박성수를 “사람 만나 돈 쓸 일도 없고 평생 검소하게 양심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남매가 30년 넘게 잡음 없이 이랜드 경영을 이끈 원동력은 서로의 신뢰 덕이라는 평가가 있다.

    박성수는 큰 틀에서 청사진을 그리고 박 부회장은 세부방침을 점검하며 정부와 재계, 언론 등 외부와 교류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경영난에 빠진 기업을 인수합병의 대상으로 삼아 싸게 사서 회생시키는 것을 인수합병의 제1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런 원칙 아래 뉴코아, 대구 동아백화점 등 경영난에 빠진 기업을 인수해 되살리면서 인수합병업계에서 ‘재활 전문가’라 불리기도 한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망하거나 방치된 것을 사들인 뒤 되살린다는 게 기본적 전략”이라 말했다.

    이랜드그룹은 한국의 대표적 기독교 기업이다. 박성수를 비롯해 이응복 전 부회장과 김영수 전 이랜드월드 대표 등은 모두 같은 교회 출신이다. 직원의 50% 정도가 크리스천이다.

    이랜드그룹의 성장기지 역할을 한 신촌 사옥은 시내 중심지나 주요 상업지구에서 다소 떨어져 있다. 박성수는 신촌 사옥을 매입할 때 당시 만연하던 다운계약서 관행을 피하기 위해 정확한 매입가격을 쓸 수 있는 곳을 알아보도록 지시했다.

    여러 매물 중 유일하게 매입가격을 정확히 신고할 수 있는 곳이 홍익공업전문대학 건물이었던 신촌 사옥뿐이어서 이곳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라는 노래를 좋아한다. 음식은 양식 종류를 좋아한다고 한다.

    박성수는 야구모자에 인조모피 두르고 출근하는 등 과감한 패션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갑을 넘겼지만 딱딱한 정장 대신 원색 셔츠나 캐주얼 바지를 즐겨 입으며 페도라를 세련되게 매치하기도 한다.

    화려한 원색 셔츠와 캐주얼 바지, 머플러, 페도라 등의 패션 아이템도 즐겨 착용한다. 한때 미국 LA다저스 인수를 추진했을 정도로 ‘소문난 야구광’인데 평소 야구모자나 야구점퍼도 애용한다. 원색 계열의 패션을 앞서가는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박성수는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를 좋아해서 피터 드러커의 전집을 다 읽었다. 이랜드 전체 직원에게 피터 드러커 책을 제공하면서 피터 드러커의 책을 읽을 것을 권유했다. 

    독서광으로 알려졌다. 평소 주변에 책을 두고 즐겨 읽을 만큼 전문적 소양과 지식을 쌓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랜드그룹은 직원학습에 중요한 도서를 추천 도서목록으로 정리해 배포한다. 직원들은 정기적·비정기적으로 독서 스터디에 참여하고 있으며 부서나 팀 단위의 ‘독서MT‘독서토론회’를 수시로 진행했다.

    박성수는 제주도에 테마파크를 짓고 싶어했으나 원희룡 지사와 조율이 잘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수는 성경을 매일 읽고 교훈을 적는 'QT'를 몇십년 동안 꾸준히 해왔다. QT를 한 공책이 몇십 권에 이른다. 사랑의교회 시무장로와 국제복음주의학생연합회(KOSTA) 국제이사와 국제OM이사를 지냈다.

    ◆ 사건사고

    ▲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이랜드파크, 아르바이트생 임금 착취 논란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아르바이트 직원들의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고용노동부가 2016년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애슐리, 자연별곡 등 이랜드 외식사업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지난 1년 동안 아르바이트 직원들에게 지급해야 할 연차·휴업·연장·야간수당을 제대로 주지 않았으며 근무시간을 15분 단위로 기록하는 ‘임금꺾기’ 수법으로 4만4360명에게 임금 83억72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논란이 커지자 박형식 이랜드파크 공동대표이사가 해임됐다. 김현수 공동대표이사 전무는 상무로 직위를 강등됐고 김연배 이랜드그룹 감사실장 상무는 사업부 감사관리 책임을 물어 6개월 감봉됐다.

    이랜드그룹은 이후 아르바이트 직원들에게 임금 미지급액을 지원하고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새로운 규정 등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킴스클럽 매각 무산
    이랜드그룹은 2016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킴스클럽을 매각하기로 하고 작업을 진행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예비입찰에서 10여 곳이 뛰어드는 등 매각 흥행이 예상됐으나 우선협상대상자인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과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매각 일정이 계속 연기되다가 결국 매각이 이뤄지지 않았다.

    KKR측이 지분 70%를 4천억 원에 인수하고 이랜드그룹이 30%를 보유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인수대금, 지분구조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구조 악화
    2015년 10월 이랜드그룹이 공격적 인수합병 전략 때문에 과도한 재무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는 경고가 신용평가기관에서 잇따라 나왔다. 이미 2013년 이랜드그룹의 총 차입금은 4조3982억 원, 계열사 사이 채무보증 액수는 1696억 원을 넘겼다.

    중국시장에서 선전하며 재무 리스크를 보완하고 있지만 성장일변도 전략으로는 재무 안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주요 계열사의 기업공개(IPO)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랜드그룹은 당장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아야 할 만큼 시급한 투자계획이 있지도 않고 시장상황도 여의치 않아 기업공개가 급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 9월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부채비율이 366.4%에 차입금 의존도가 58.3%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9월에는 부채비율 371.7%, 차입금 의존도 61%까지 악화했다.

    △홈에버 비정규직 해고, 장기파업
    2006년 한국까르푸를 인수해 유통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까르푸를 홈에버로 바꾼 뒤 2007년 비정규직 계산원 등 800여 명을 대량해고했다. 이 사건으로 정리해고 당한 홈에버 노동자들이 512일에 걸쳐 장기간 파업을 하며 일명 '이랜드 사태'가 시작됐다.

    같은 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이랜드 사태 증인 출석에 대응하지 않았다.

    박성수는 불출석 사유로 “긴급한 경영상 필요에 따라 오래전부터 예정돼 있던 미국 출장을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홈에버와 뉴코아의 대주주인 이랜드월드의 대주주에 불과한 저는 비정규직 문제에 직접 관여한 바가 없다”며 “환노위의 증인으로 소환되리라고는 전혀 예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성수의 국감 불출석을 놓고 벌금 300만 원에 약식기소했다. 2008년 4월 서울남부지법은 검찰보다 많은 벌금 1천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구조조정 여파로 파업, 부당노동행위로 고소돼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자금난에 몰리자 직접 외자유치에 나섰고 일부 패션 브랜드와 계열사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00년 이랜드 노조가 구조조정 반대를 이유로 265일 동안 장기파업을 벌였다. 노동부는 박성수에게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해 수차례 출석 요구서를 보냈지만 박성수는 이에 대응하지 않았다.

    결국 ‘단체교섭에 성실하게 응하지 않고 있다’며 부당노동행위 등의 혐의로 고소됐다. 그러나 소환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이를 피하기 위해 한국을 떠나 3년 동안 미국에서 체류했다.
     
    ◆ 경력

    1980년 이화여자대학교 앞의 작은 옷가게 '잉글랜드'로 의류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이름을 이랜드로 변경하고 창업했다.

    1986년 이랜드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1998년부터 이랜드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 학력

    1971년 광주제일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76년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 가족관계

    ▲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이 여동생이다.

    부인 곽숙재씨와 사이에 1남1녀를 뒀다. 두 자녀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계열사 지분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 상훈

    1996년 미국 경영컨설팅회사 데일 카네기가 수여하는 ‘데일 카네기 리더십상’을 받았다.

    2000년 ‘한국기업평가’ 기관이 수여하는 CCC(Clean Company Club) 대상을 받았다.

    2012년 매경이코노미 올해의 CEO로 선정됐다.

    ◆ 기타

    이랜드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이랜드월드 지분 40.67%를 보유하고 있다. 부인 곽숙재씨도 지분 8.06%를 보유하고 있는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99.72%에 이른다.

    박성수는 이랜드리테일 주식 961주도 들고 있다. 곽숙재씨는 이랜드리테일 185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은 모두 비상장사다.

    ‘세상을 바꿔라, 예수의 심장으로!’(2013) ‘나는 정직한 자의 형통을 믿는다’(2004) 등의 책에 공저자로 참여했다.

    ◆ 어록

    “경영 5기의 마지막 해였던 지난해까지 글로벌기업으로 도약을 진행했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성장했다. 경영 6기가 끝나는 2021년에는 확고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세계 200대 기업 진입을 이루겠다.” (2015/01/02, 2015 신년사에서)

    “이제 지식이 있어야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 과거의 노하우는 소용이 없고, 완전히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 정직하게 고객을 섬겨야 하고 고객의 새로운 니즈를 차별화된 방법으로 채워주는 게 혁신이다.” (2014/01/02 2014, 신년사에서)

    “도박이 없는 라스베이거스 전체를 개발하려고 한다. 카지노는 사이판의 가정들을 병들게 할 것이다.” (2012, 사이판 리조트를 인수할 당시 카지노를 만드는 게 어떻냐는 제안에)

    “우리의 사업군은 옷 중심에서 벗어나 고객 관점에서 의, 식, 주, 휴, 미, 락 등 6대 핵심 콘텐츠로 확장될 것이다. 2020년 여러분은 세계 곳곳에서 강력한 콘텐츠들로 구성된 이랜드 테마도시들을 보게 될 것이다.” (2010, 이랜드 사업 확장 계획을 밝히며)

    “나의 어머니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분이었다. 초등학교 때 품질이 한 수 위인 어머니 상품이 경쟁자 가격의 절반에서 3분의 2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억울한 심정에 어머니께 왜 주문이 밀려있는데도 가격을 올려 받지 않느냐고 여쭈었다. 그 때 어머니는 ‘내게는 돈 버는 것보다 그 사람들이 내 것을 싸게 사서 이익을 보는 것이 더 보람 있고 기쁘단다’라고 말씀하셨다.” (2005/11/06, 국민일보 돈 버는 비결 기고)

    “외환위기 때 부도가 나기 직전 외국인 투자자가 5억 달러를 들고와 우리에게 10분의 1을 투자했다. 그런데 1년 동안 나머지 돈은 투자하지 않기에 ‘지금 헐값에 기업들을 살 수 있는데 왜 가만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나도 사고 싶지만 막상 사려 하면 장부가 두 개더라. 이랜드는 장부가 하나여서 투자했다’고 했다. 그때 또 한 번 깨달았다. 정직하면 언제나 손해를 보지만 결정적일 때는 정직해서 살아난다는 것을.” (2003/11, 코스타 코리아 강연)

    “봉급 때문에 일하는 사람은 샐러리맨이고, 일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은 비즈니스맨이다. 그보다는 하늘의 소명 때문에 일하는 ‘콜링맨(calling man)’이나 자신이 받는 봉급 이상으로 많은 가치를 세상에 돌려주는 ‘밸류맨(value man)’이 돼야 한다.” (2003/11, 코스타 코리아 강연) 
  • ◆ 경영활동의 공과

    ▲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이 2012년 5월2일 전주대학교 학생회관 대강당에서 전주대 학생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취업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전주대>

    △제3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 컨소시엄' 참여
    2019년 10월 이랜드그룹은 계열사인 이랜드월드를 통해 토스뱅크 지분 10%를 확보해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하기로 했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지분 34%를 확보해 최대 주주로, 이랜드월드와 KEB하나은행, 한화투자증권, 중소기업중앙회가 각각 10%를 확보해 2대주주로 참여한다.

    급변하고 있는 온·오프라인 쇼핑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랜드가 운영하고 있는 대형 패션매장에도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서비스를 결합하고 이랜드가 보유한 오프라인 매장과 브랜드들을 통해 쌓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협력사 및 매장주 등 소상공인에게 최적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려뒀다.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 강화
    2019년 1월 박성수는 여동생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과 함께 공식적으로 그룹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미래 먹거리 발굴과 차세대 경영자 육성에 전념하고 박성경 부회장은 이랜드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랜드그룹의 전문경영인체제를 강화하고  전문경영인 활동반경도 넓어졌다. 2019년 1월 주력 계열사 대표이사들의 직급도 부회장 및 사장으로 높여 경영 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주요 사업부문별 대표에 30~40대 CEO(전문경영인)들을 대거 발탁해 신구조화를 꾀했다. 최종양 이랜드리테일 부회장과 김일규 이랜드월드 부회장이 투톱체제로 그룹 전반을 총괄하는 형태다.

    최종양 부회장과 김일규 부회장은 박성수가 이랜드를 창업했을 초기부터 30여년 동안 이랜드그룹에서 일해오며 ‘창업공신’인데 나이가 젊은 30~40대 신규 CEO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박성수가 그동안 ‘은둔경영’을 하면서 이랜드그룹의 전문경영인들도 대외활동이 활발한 편은 아니었지만 전문경영인들의 경영활동이 이전보다 자유로워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랜드그룹은 2018년 4월 지주부문 직속 커뮤니케이션실을 새로 만들면서 총괄에 김일규 이랜드월드 대표이사 부사장을 선임하기도 했다.

    커뮤니케이션실은 기존에 언론 소통만을 담당했던 홍보실에 기업설명(IR) 기능을 추가하고 분산돼 있던 대내외 소통조직을 통합한 조직이다.

    △이랜드월드 유동성 확보
    이랜드그룹은 2016년 그룹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315%까지 치솟으면서 재무 건전성 위기를 맞아 휘청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7년부터 그룹 주요 브랜드 일부를 매각하고 외부 자금을 유치하는 등 개선작업을 진행해 부채비율을 2018년 말 기준 172%까지 낮췄다. 

    이랜드월드는 자산 매각과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고 노력한다. 1년 이하 단기 자금 위주의 차입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2017년 패션브랜드 ‘티니위니’(8770억 원), 모던하우스 사업부(7100억 원)을 각각 매각하고 수익이 잘 나지 않던 중국 커피빈 사업과 자연별곡, 애슐리 등을 중단했다.

    2018년에는 주얼리사업부 투자유치, 사이판 MRI법인 투자유치 등으로 3210억 원을 조달했으며 2019년에도 케이스위스(3천억 원)를 매각하고 현재 이앤씨월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랜드파크의 외식사업부분을 물적 분할해 외식전문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외식사업부문에 1천억 원 규모의 외부 자본을 유치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다만 그룹 전체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이랜드크루즈와 투어몰, 와팝 등 일부 계열사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으며 이랜드파크와 예지실업 등의 부채비율은 각각 400%, 4350% 수준에 이른다. 

    △이랜드리테일 상장 연기
    이랜드리테일의 상장은 수년째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투자자들과 약속을 지키고 재무구조 개선효과도 누리기 위해 주력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을 2017년 5월에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랜드리테일의 자회사인 이랜드파크가 아르바이트생 임금 착취 논란을 빚자 모회사인 이랜드리테일도 상장 예비심사에 제동이 걸렸다.

    이랜드파크 논란이 커지면서 이랜드파크 외식 브랜드(애슐리 등)뿐 아니라 이랜드그룹에서 만드는 제품과 이랜드 유통매장 등에도 불매운동이 일어날 조짐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랜드그룹은 당장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공개를 무리하게 추진해봤자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프리IPO(사전 기업공개)로 방향을 틀었다.

    2017년 6월 큐리어스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 프리IPO 방식으로 4천억 원을 출자하고 이랜드월드가 2천억 원을 후순위 출자자로 투자해 이랜드리테일 지분 69%를 사들였다.

    이랜드리테일을 2019년 상반기까지 상장한다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이랜드그룹은 2018년 12월 한국거래소에 이랜드리테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기로 했다.

    하지만 2019년 3월 또다시 연기됐다.

    당시 깐깐해진 회계감리, 얼어붙은 기업공개시장의 분위기를 감안해 상장을 연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흥행 가능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약속한 상장일정을 지키는 일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이랜드그룹은 큐리어스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이랜드리테일 지분 69%를 자사주로 사들였다.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계약에 따라 이달까지 투자금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랜드그룹이 큰 무리 없이 이랜드리테일 자사주를 사들이면서 오래동안 재무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벌여온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작업의 성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 유통사업와 패션사업 ‘선택과 집중’
    2016년 중국 유통사업을 시작했지만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중국 팍슨(百盛)그룹과 손잡고 2016년 1월15일 중국 상하이 창닝지구에 ‘팍슨-뉴코아몰’을 열었다. 중국 유통사업은 현지 기업에서 건물과 자본금 일부를 제공하고 이랜드그룹이 매장 운영 등 경영 전반을 관리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2016년 1월14일 중국 상하이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까지 중국에서 쇼핑몰을 100개로 늘려 현지 매출 1위 유통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다만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과 중국 사드보복 등에 영향을 받아 2019년 기준으로 유통매장은 7곳에 머무르고 있다.

    중국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오던 패션사업도 경쟁력 없는 브랜드를 정리하며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중국에서 40여개 브랜드를 운영하기도 했지만 중국에서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하던 커피빈, 자연별곡, 애슐리 등 사업을 접으며 2019년 기준 브랜드 20개, 직영 매장 5천여 개를 운영하고 있다.

    2019년 1월 이랜드월드의 패션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정수정 대표가 중국 법인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다시 중국사업을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룹 차원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어느정도 성과를 거둔 데다 중국 사드보복 여파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효자 패션브랜드 ‘티니위니’ 매각
    이랜드그룹은 2016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하던 킴스클럽 매각이 지연되자 중국에서 패션 브랜드 1, 2위를 다투던 ‘티니위니’를 매각했다.

    패션산업이 기존 브랜드 중심 사업에서 SPA(제조·직매형 의류)로 바뀐 점도 감안된 결정이었다.

    다만 티니위니는 당시 1조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으나 2017년 1월 중국 기업 브이그라스(V-GRASS)에 8770억 원에 팔렸다. 

    재고자산 등의 가치를 재산정한 데다 킴스클럽 매각이 무산된 상황에서 티니위니 매각협상 테이블을 길게 끌고가기엔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기대보단 낮은 가격에 팔렸지만 당시 티니위니 매각금액은 국내 패션 브랜드의 인수합병(M&A) 사례 가운데 가장 큰 규모였다.

    ▲ 이랜드 글로벌 R&D센터 조감도.

    △이랜드 글로벌 R&D센터 첫 삽
    이랜드그룹은 서울 마곡지구에 글로벌 연구개발센터를 짓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2015년 10월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10개 계열사와 연구소가 들어설 '이랜드 글로벌 R&D센터' 기공식을 열었다.

    '이랜드 글로벌 R&D센터'는 지상 10층, 지하 5층, 연면적 25만㎡ 규모의 축구장 34개 크기로 세계 최대 수준의 패션연구소와 패션박물관, 첨단 F&B연구소 등이 들어선다.

    2018년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재무구조 악화로 2016년 상반기 공사가 중단됐다. 이랜드그룹 재무구조가 안정된 2018년 7월 공사를 재개함에 따라 2020년 하반기에 입주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신촌 사옥을 떠나 마곡 사옥에 입주하기로 한 이랜드그룹은 공사가 지연됨에 따라 임시로 가산 사옥에 둥지를 틀었다. 그동안 유통은 신촌, 외식과 패션은 가산에 위치했는데 가산으로 통합했다.

    △뉴발란스 한국 판매권 인수
    박성수는 2008년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의 한국과 중국 10개 도시의 판매권을 인수했다.

    뉴발란스는 2001년 한국에 들어왔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랜드그룹이 인수하며 인수 당시 뉴발란스 매출은 260억 원에 불과했으나 5년 만에 4천억 원으로 15배 성장했다.

    이랜드와 뉴발란스의 판매권 계약기간은 2020년까지다. 한국과 중국에서 뉴발란스 판매가 크게 늘어나면서 뉴발란드 본사인 뉴발란스아틀레틱슈가 계약 종료 후 직접 한국과 중국에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2018년 본사가 아시아 브랜딩을 총괄하는 홍콩지사장을 한국에 파견하자 사실상 한국법인장에 내정하고 시장조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랜드그룹은 이와 관련해 뉴발란스 본사의 직접 진출설은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랜드그룹은 본사와 합작회사를 구성해 한국과 중국사업을 지속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지식경영 도입
    박성수는 1999년 처음으로 지식경영을 도입했다. 다른 기업에 없는 최고지식책임자(CKO, Chief Knowledge Officer)를 따로 둘 정도로 지식경영을 기업의 핵심가치로 삼았다.

    지식경영이란 전 직원이 현장에서 취합한 시장자료와 신사업 아이디어를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매년 4천 건 이상의 지식을 선별하고 이 가운데 5%는 기업 비밀로 지정해 따로 관리했다.

    예를 들어 외식사업부에서는 음식의 진열 각도, 피자에 올라가는 토핑 개수, 청소시간을 반으로 줄이는 법 같은 자료까지 올렸다. 패션사업부는 소비자 집을 방문해 옷장이나 신발장을 열어보고 그 결과를 수치화해 꾸준히 업데이트했다.

    이랜드의 지식경영은 다른 기업에서 배워가기도 했다. 박성수는 2013년 신년사에서 “지식으로 경영하는 지식회사의 지식근로자 즉 경영자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지식경영을 기반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면 탁월한 결실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패션시장에서 다양한 ‘최초’ 타이틀
    박성수는 국내 최초로 프랜차이즈 개념을 도입하고 프랜차이즈 방식을 처음으로 선보여 국내 패션시장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맞춤복 위주였던 당시의 패션시장에 ‘캐주얼웨어’상품이라는 개념도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으로 알려졌다. ‘런닝티셔츠’와 ‘맨투맨티’ 등을 국내에 처음으로 내놓기도 했다.

    우리나라 아울렛 스토어의 효시인 ‘2001아울렛’은 브랜드 의류의 가격파괴 열풍을 주도하며 도심형 아울렛 모델을 제시해 주목받았다. 2001아울렛은 이랜드의 성장뿐 아니라 시장의 규모를 키웠고 2003년 인수한 뉴코아백화점를 아울렛으로 전환하며 본격적으로 아울렛 대중화시대를 열었다.

  • ◆ 비전과 과제

    ▲ 이랜드그룹 실적.

    이랜드그룹이 수년 동안 진행해온 재무 안정성 개선작업에 힘입어 그룹 차원의 재무 건전성은 안정적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재무구조 개선이 최대 과제로 꼽힌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여전히 자본잠식에 빠진 곳들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는 데다 이앤씨월드 매각 및 외식사업부문의 투자 유치 등 진행되고 있는 굵직한 작업들이 남아있다.

    2020년 이랜드그룹 창립 40주년을 앞두고 있는 만큼 내년 마곡 사옥시대를 계기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야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는 여러차례 무산된 이랜드리테일 기업공개다. 

    이랜드리테일 기업공개까지 마치면 이랜드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은 일단락되고 다시 그룹의 재도약에 공을 들일 것으로 점쳐진다.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악화된 시장의 평판도 다시 회복해야한다.

    이랜드그룹은 그동안 이랜드리테일 상장계획을 수년째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킴스클럽 매각 번복, 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 기업공개 중단, 외식부문 분리매각 번복 등 수차례 시장의 신뢰를 저버리면서 평판이 악화됐다.

    이랜드리테일 상장이 이뤄진 뒤에야 지주사 전환작업도 본격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랜드그룹은 2017년 5월 ‘이랜드월드→이랜드리테일→이랜드파크’로 이어지는 그룹 지배구조를 이랜드월드가 계열사를 거느리는 지주사 형태로 전환하기로 했다.

    사업형 지주사인 이랜드월드에서 패션사업부를 떼내어 이랜드월드를 순수 지주사로 삼아 그 아래 이랜드월드 패션사업부, 이랜드리테일, 이랜드파크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를 목표로 세웠다.

    박성수는 아직 60대 중반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나 이랜드그룹의 경영권 승계도 점차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박성수는 1남1녀를 두고 있지만 이들은 아직 20대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지분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있다. 박성수의 여동생인 박성경 부회장의 자녀들도 경영에 전혀 참여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수가 이랜드그룹의 전문경영인체제와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것을 놓고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 ◆ 평가

    ▲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왼쪽부터)과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짐 데이비스 뉴발란스 회장, 롭드마티니 CEO가 2009년 12월9일 신라호텔에서 이랜드그룹과 뉴발란스의 독점 라이센스 계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랜드> 

    1980년 이화여자대학교 앞에서 2평짜리 ‘잉글랜드’라는 이름의 옷가게에서 출발해 10조 원의 매출을 내는 그룹을 일궈내 ‘자수성가의 상징’이 됐다.

    ‘내가 이익을 더 얻는 것보다 내가 싸게 공급해서 파는 사람들이 더 큰 이익을 보는 것이 더 보람 있고 기쁘며 더 멀리 더 크게 내다 보는 것이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새겨 ‘좋은 품질을 절반 가격에 판매한다'를 경영철학을 세웠다고 알려졌다.

    이랜드그룹은 차별하지 않는 것이 4가지가 있다고 한다. ‘성별, 출신학교, 지역연고, 연공서열’이 없는 것이다. 능력과 성과 위주로 판단하기에 ‘파격인사’도 많다.

    과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거나 대리를 점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특히 신사업에는 성별이나 연공서열보다 능력과 성과를 중요시해 여성 임원을 배치했다.

    이랜드그룹에는 다른 회사에서 보기 힘든 재입사제도가 있다. 특히, 육아 때문에 퇴직했던 여직원에게도 언제든 재입사 길이 열려 있다. 아이를 다 키우고 10년 넘게 육아에 전념하다 재입사한 여직원들도 상당수다.

    대외활동은 지나칠 정도로 자제하는 대신 박성수는 ‘카니발’ 미니밴을 타고 전국 곳곳의 매장을 수시로 돌고, 1년의 절반을 해외 출장으로 보냈다. 외부 노출을 꺼리는 것과 달리 사내에선 사업부별 강연과 각종 행사를 통해 직원들과 꾸준히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강연에서 직업정신을 강조하며 “회사는 인생의 학교”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회사가 단순히 돈을 받고 일하는 사무공간이 아니라 사람을 키운다고 봤다. 2014년 창립 33주년 기념식 때 은퇴하는 임원들에게 명예졸업장과 함께 메달을 걸어줬다. 회사를 ‘졸업’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식구들을 축복하기 위한 선물이었다.

    국제 경매시장에서 잘 알려진 ‘큰손’으로 회사를 경영하며 틈틈이 희귀품을 사모아 ‘은둔의 경매왕’이란 별칭이 붙기도 했다.

    세계 최정상의 희귀품을 모으고 있다. 대표적 소장품은 2011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881만8500달러(당시 101억 원)에 낙찰한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다이아몬드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의 진주목걸이와 가수 마돈나와 마이클 잭슨의 무대 의상 등도 소장하고 있다.

    2015년에는 경매 매물로 나와 세계적 관심을 받은 노벨경제학상 메달을 낙찰받기도 했다. 낙찰한 메달은 1971년 미국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네츠가 국민소득 이론과 국민소득 통계에 관한 실증적 분석으로 받은 노벨경제학상 메달이다.

    이랜드그룹은 낙찰받은 메달을 이랜드그룹이 계획하는 테마도시에 건립할 분야별 박물관 가운데 한 곳에 비치하기로 했다.

    박성수가 경매로 모은 물건은 가산 이랜드 사옥에 거의 보관돼 있다. 구입한 자동차도 많은데 지하에 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수의 경매 활동을 두고 이랜드그룹은 “은둔의 경매왕이라는 별칭 때문에 간혹 박 회장이 개인이 희귀품을 모은 것으로 오해하기도 하는 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20여년 전부터 이랜드월드 내 박물관 준비팀이 경매품 수입을 진행했으며 경매품 모두 이랜드월드의 소유”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테마파크를 만들 때 경매품의 특성상 한꺼번에 이런 물건은 사 모을 수 없기 때문에 미리미리 모으는 것이고 모으는 과정에서 중간에 전시 가능한 것들은 호텔이나 이랜드가 운영하는 업장 내에 일부 전시를 시작하고 있다”며 “추후 테마파크가 건설되고 박물관에 이런 물건들이 전시되면 엄청난 해외 관광객 유인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런 것이 이랜드식 사회공헌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동생인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으로 박성수를 꼽는다. 박 부회장은 박성수를 “사람 만나 돈 쓸 일도 없고 평생 검소하게 양심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남매가 30년 넘게 잡음 없이 이랜드 경영을 이끈 원동력은 서로의 신뢰 덕이라는 평가가 있다.

    박성수는 큰 틀에서 청사진을 그리고 박 부회장은 세부방침을 점검하며 정부와 재계, 언론 등 외부와 교류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경영난에 빠진 기업을 인수합병의 대상으로 삼아 싸게 사서 회생시키는 것을 인수합병의 제1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런 원칙 아래 뉴코아, 대구 동아백화점 등 경영난에 빠진 기업을 인수해 되살리면서 인수합병업계에서 ‘재활 전문가’라 불리기도 한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망하거나 방치된 것을 사들인 뒤 되살린다는 게 기본적 전략”이라 말했다.

    이랜드그룹은 한국의 대표적 기독교 기업이다. 박성수를 비롯해 이응복 전 부회장과 김영수 전 이랜드월드 대표 등은 모두 같은 교회 출신이다. 직원의 50% 정도가 크리스천이다.

    이랜드그룹의 성장기지 역할을 한 신촌 사옥은 시내 중심지나 주요 상업지구에서 다소 떨어져 있다. 박성수는 신촌 사옥을 매입할 때 당시 만연하던 다운계약서 관행을 피하기 위해 정확한 매입가격을 쓸 수 있는 곳을 알아보도록 지시했다.

    여러 매물 중 유일하게 매입가격을 정확히 신고할 수 있는 곳이 홍익공업전문대학 건물이었던 신촌 사옥뿐이어서 이곳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라는 노래를 좋아한다. 음식은 양식 종류를 좋아한다고 한다.

    박성수는 야구모자에 인조모피 두르고 출근하는 등 과감한 패션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갑을 넘겼지만 딱딱한 정장 대신 원색 셔츠나 캐주얼 바지를 즐겨 입으며 페도라를 세련되게 매치하기도 한다.

    화려한 원색 셔츠와 캐주얼 바지, 머플러, 페도라 등의 패션 아이템도 즐겨 착용한다. 한때 미국 LA다저스 인수를 추진했을 정도로 ‘소문난 야구광’인데 평소 야구모자나 야구점퍼도 애용한다. 원색 계열의 패션을 앞서가는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박성수는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를 좋아해서 피터 드러커의 전집을 다 읽었다. 이랜드 전체 직원에게 피터 드러커 책을 제공하면서 피터 드러커의 책을 읽을 것을 권유했다. 

    독서광으로 알려졌다. 평소 주변에 책을 두고 즐겨 읽을 만큼 전문적 소양과 지식을 쌓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랜드그룹은 직원학습에 중요한 도서를 추천 도서목록으로 정리해 배포한다. 직원들은 정기적·비정기적으로 독서 스터디에 참여하고 있으며 부서나 팀 단위의 ‘독서MT‘독서토론회’를 수시로 진행했다.

    박성수는 제주도에 테마파크를 짓고 싶어했으나 원희룡 지사와 조율이 잘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수는 성경을 매일 읽고 교훈을 적는 'QT'를 몇십년 동안 꾸준히 해왔다. QT를 한 공책이 몇십 권에 이른다. 사랑의교회 시무장로와 국제복음주의학생연합회(KOSTA) 국제이사와 국제OM이사를 지냈다.

    ◆ 사건사고

    ▲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이랜드파크, 아르바이트생 임금 착취 논란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아르바이트 직원들의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고용노동부가 2016년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애슐리, 자연별곡 등 이랜드 외식사업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지난 1년 동안 아르바이트 직원들에게 지급해야 할 연차·휴업·연장·야간수당을 제대로 주지 않았으며 근무시간을 15분 단위로 기록하는 ‘임금꺾기’ 수법으로 4만4360명에게 임금 83억72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논란이 커지자 박형식 이랜드파크 공동대표이사가 해임됐다. 김현수 공동대표이사 전무는 상무로 직위를 강등됐고 김연배 이랜드그룹 감사실장 상무는 사업부 감사관리 책임을 물어 6개월 감봉됐다.

    이랜드그룹은 이후 아르바이트 직원들에게 임금 미지급액을 지원하고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새로운 규정 등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킴스클럽 매각 무산
    이랜드그룹은 2016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킴스클럽을 매각하기로 하고 작업을 진행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예비입찰에서 10여 곳이 뛰어드는 등 매각 흥행이 예상됐으나 우선협상대상자인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과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매각 일정이 계속 연기되다가 결국 매각이 이뤄지지 않았다.

    KKR측이 지분 70%를 4천억 원에 인수하고 이랜드그룹이 30%를 보유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인수대금, 지분구조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구조 악화
    2015년 10월 이랜드그룹이 공격적 인수합병 전략 때문에 과도한 재무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는 경고가 신용평가기관에서 잇따라 나왔다. 이미 2013년 이랜드그룹의 총 차입금은 4조3982억 원, 계열사 사이 채무보증 액수는 1696억 원을 넘겼다.

    중국시장에서 선전하며 재무 리스크를 보완하고 있지만 성장일변도 전략으로는 재무 안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주요 계열사의 기업공개(IPO)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랜드그룹은 당장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아야 할 만큼 시급한 투자계획이 있지도 않고 시장상황도 여의치 않아 기업공개가 급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 9월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부채비율이 366.4%에 차입금 의존도가 58.3%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9월에는 부채비율 371.7%, 차입금 의존도 61%까지 악화했다.

    △홈에버 비정규직 해고, 장기파업
    2006년 한국까르푸를 인수해 유통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까르푸를 홈에버로 바꾼 뒤 2007년 비정규직 계산원 등 800여 명을 대량해고했다. 이 사건으로 정리해고 당한 홈에버 노동자들이 512일에 걸쳐 장기간 파업을 하며 일명 '이랜드 사태'가 시작됐다.

    같은 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이랜드 사태 증인 출석에 대응하지 않았다.

    박성수는 불출석 사유로 “긴급한 경영상 필요에 따라 오래전부터 예정돼 있던 미국 출장을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홈에버와 뉴코아의 대주주인 이랜드월드의 대주주에 불과한 저는 비정규직 문제에 직접 관여한 바가 없다”며 “환노위의 증인으로 소환되리라고는 전혀 예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성수의 국감 불출석을 놓고 벌금 300만 원에 약식기소했다. 2008년 4월 서울남부지법은 검찰보다 많은 벌금 1천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구조조정 여파로 파업, 부당노동행위로 고소돼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자금난에 몰리자 직접 외자유치에 나섰고 일부 패션 브랜드와 계열사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00년 이랜드 노조가 구조조정 반대를 이유로 265일 동안 장기파업을 벌였다. 노동부는 박성수에게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해 수차례 출석 요구서를 보냈지만 박성수는 이에 대응하지 않았다.

    결국 ‘단체교섭에 성실하게 응하지 않고 있다’며 부당노동행위 등의 혐의로 고소됐다. 그러나 소환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이를 피하기 위해 한국을 떠나 3년 동안 미국에서 체류했다.
     
  • ◆ 경력

    1980년 이화여자대학교 앞의 작은 옷가게 '잉글랜드'로 의류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이름을 이랜드로 변경하고 창업했다.

    1986년 이랜드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1998년부터 이랜드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 학력

    1971년 광주제일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76년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 가족관계

    ▲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이 여동생이다.

    부인 곽숙재씨와 사이에 1남1녀를 뒀다. 두 자녀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계열사 지분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 상훈

    1996년 미국 경영컨설팅회사 데일 카네기가 수여하는 ‘데일 카네기 리더십상’을 받았다.

    2000년 ‘한국기업평가’ 기관이 수여하는 CCC(Clean Company Club) 대상을 받았다.

    2012년 매경이코노미 올해의 CEO로 선정됐다.

    ◆ 기타

    이랜드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이랜드월드 지분 40.67%를 보유하고 있다. 부인 곽숙재씨도 지분 8.06%를 보유하고 있는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99.72%에 이른다.

    박성수는 이랜드리테일 주식 961주도 들고 있다. 곽숙재씨는 이랜드리테일 185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은 모두 비상장사다.

    ‘세상을 바꿔라, 예수의 심장으로!’(2013) ‘나는 정직한 자의 형통을 믿는다’(2004) 등의 책에 공저자로 참여했다.

  • ◆ 어록

    “경영 5기의 마지막 해였던 지난해까지 글로벌기업으로 도약을 진행했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성장했다. 경영 6기가 끝나는 2021년에는 확고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세계 200대 기업 진입을 이루겠다.” (2015/01/02, 2015 신년사에서)

    “이제 지식이 있어야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 과거의 노하우는 소용이 없고, 완전히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 정직하게 고객을 섬겨야 하고 고객의 새로운 니즈를 차별화된 방법으로 채워주는 게 혁신이다.” (2014/01/02 2014, 신년사에서)

    “도박이 없는 라스베이거스 전체를 개발하려고 한다. 카지노는 사이판의 가정들을 병들게 할 것이다.” (2012, 사이판 리조트를 인수할 당시 카지노를 만드는 게 어떻냐는 제안에)

    “우리의 사업군은 옷 중심에서 벗어나 고객 관점에서 의, 식, 주, 휴, 미, 락 등 6대 핵심 콘텐츠로 확장될 것이다. 2020년 여러분은 세계 곳곳에서 강력한 콘텐츠들로 구성된 이랜드 테마도시들을 보게 될 것이다.” (2010, 이랜드 사업 확장 계획을 밝히며)

    “나의 어머니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분이었다. 초등학교 때 품질이 한 수 위인 어머니 상품이 경쟁자 가격의 절반에서 3분의 2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억울한 심정에 어머니께 왜 주문이 밀려있는데도 가격을 올려 받지 않느냐고 여쭈었다. 그 때 어머니는 ‘내게는 돈 버는 것보다 그 사람들이 내 것을 싸게 사서 이익을 보는 것이 더 보람 있고 기쁘단다’라고 말씀하셨다.” (2005/11/06, 국민일보 돈 버는 비결 기고)

    “외환위기 때 부도가 나기 직전 외국인 투자자가 5억 달러를 들고와 우리에게 10분의 1을 투자했다. 그런데 1년 동안 나머지 돈은 투자하지 않기에 ‘지금 헐값에 기업들을 살 수 있는데 왜 가만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나도 사고 싶지만 막상 사려 하면 장부가 두 개더라. 이랜드는 장부가 하나여서 투자했다’고 했다. 그때 또 한 번 깨달았다. 정직하면 언제나 손해를 보지만 결정적일 때는 정직해서 살아난다는 것을.” (2003/11, 코스타 코리아 강연)

    “봉급 때문에 일하는 사람은 샐러리맨이고, 일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은 비즈니스맨이다. 그보다는 하늘의 소명 때문에 일하는 ‘콜링맨(calling man)’이나 자신이 받는 봉급 이상으로 많은 가치를 세상에 돌려주는 ‘밸류맨(value man)’이 돼야 한다.” (2003/11, 코스타 코리아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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