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과머니
- "너도 나도 증시로" 개미가 이끈 코스피 6천, 실적모멘텀에 우군 역할 이어간다
- #. 직장인 A씨는 최근 오랫동안 모은 예금을 과감히 깨고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매수했다. 주식투자를 처음하는 것으로 지금이라도 안 들어가면 더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과감한 매수로 이어졌다.#. 직장인 B씨는 1년 뒤 필요한 결혼 자금을 SK하이닉스에 투자했다. 1년 후 결혼 자금을 배로 불린다는 부푼 꿈을 안고 있다. '100만 닉스'를 돌파한 SK하이닉스를 보면 고점이 무섭기도 하지만 반도체 호황이 계속 이어진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에 베팅을 했다.요즘 어디서든 주식 이야기가 한창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지금 들어가도 되냐', '아직도 안 샀냐', '지금 들어가도 몇 퍼센트는 먹는다', '모르면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해라' 등의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이런 개인투자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오늘의 코스피 6천 시대를 열었다.25일 코스피는 1.91%(114.22포인트) 오른 6083.86으로 마감했다. 장중 6천을 처음으로 돌파한 후 종가까지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개인 투자자가 수급의 중심에 서며 새 역사를 쓴 것으로 분석된다.코스피가 장중 첫 5천을 돌파한 1월22일부터 이날까지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시장에서 19조원3323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13조8079억 원, 기관이 8조7462억 원을 순매도했지만개인의 힘이 더 강했다.투자자예탁금 추이는 앞으로도 개인의 강한 매수세가 이어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투자자예탁금은 장중 기준으로 4천을 처음 넘어선 2025년 10월27일 81조 202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후 5천을 돌파한 올해 1월22일 95조7275억 원으로 늘었고 2월24일에는 107조9031억 원으로 불어났다.신용거래융자도 23일 기준 31조7123억 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보였다.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맡겨 둔 현금 가운데 아직 주식으로 매수하지 않은 자금, 신용거래융자는 빚을 내서 주식투자를 하는 자금으로 이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시장에 들어올 대기 자금이 많다는 뜻이다.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이후 이런 매수세를 오랜만에 본다'며 '수급은 제로섬게임이라 누군가 팔아야 올라가는데 지금은 개인이 매수 규모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최근에는 개인이 순매수해서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증권주 상장지수펀드(ETF)가 크게 상승한 날도 개인매수세가 강했다'고 말했다.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도 '수급 동향은 계속 바뀌는데 지난해 말부터는 개인의 매수세가 강했다' 며 '개인이 기관과 외국인의 물량을 받아내면서 버텨주는 장세가 계속 반복됐다'고 봤다.관세 불확실성과 미국 증시 변동성에도 국내 증시는 저점을 높이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대외 변수로 조정이 나타날 때마다 개인은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했다. 단기 변동성은 있었지만 추세는 꺾이지 않았다.잇따른 코스피 밴드 상향이 개인의 코스피에 대한 믿음을 굳건하게 하는 바탕이 되고 있다.코스피 상승 여력은 외국계 증권사들이 더 높게 보기 시작했다. 이후 다소 보수적으로 바라보던 국내 증권사들도 잇달아 전망치를 높여 잡았다. 코스피 밴드 상단을 JP모건이 이달 2일자(현지시각) 7500, 23일에는 노무라증권이 8천을 예상한 후 다음날인 2월4일과 24일 코스피는 각각 6.84%, 2.11% 올랐다.코스피는 단기 변동성은 있었지만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코스피 6천 돌파를 기념하는 퍼포먼스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이번 상승장이 실적 장세라는 점도 이번 랠리가 단기간에 꺼지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실적이 뒷받침되면서 조정 구간에서도 하단이 단단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신한투자증권은 이날 '이번 사이클은 이익이 끌고 가는 장이다. 한국의 이익 상승은 전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한국은 자기자본이익률(ROE) 16%, 주가순자산비율(PBR) 1.7배로 대만(ROE 18%, PBR 3.5배)보다 가격 매력이 존재한다'고 바라봤다.현재 코스피 상승은 개인 자금이 주도하고 있지만, 외국인 수급이 더해질 경우 탄력은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외국인도 현물 시장에서는 이탈했지만 한국 증시를 나쁘지 않게 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키움증권 전날 '연초 이후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10조 원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반도체, 자동차에 순매도가 집중된 차익실현 성격이 짙다'며 'ETF를 통한 자금 유입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외국인 패시브 수급 환경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바라봤다.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를 추종하는 'iShares MSCI South Korea(EWY)' 상장지수펀드(ETF)의 올해 1~2월 누적 유입 금액은 33억 달러(약 4조7천억 원)으로 2025년 연간 규모(18억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연초 이후 전세계 ETF 시장에서 미국(1920억달러) 다음으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국가가 한국(180억달러, 약 28조원, EWY 포함 한국 증시가 편입된 모든 ETF 합산 금액)이라는 점도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