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
- 이란전쟁으로 '에너지 전환' 한국 생존 화두로, 화석연료 의존땐 위기 더 커진다
- 이란 전쟁의 여파가 장기화하면서 한국에 에너지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한국 경제가 계속해서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한 이번 이란 전쟁과 같은 에너지 위기 사태가 미래에도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어 재생에너지 전환에 한국 경제의 생존이 달려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5일 에너지 분석기관과 환경단체에 따르면 한국이 이란 전쟁에 영향으로 향후 다가올 에너지 위기를 방지하려면 재생에너지 전환에 더 속도를 내야 필요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각 1일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우리는 이란과 계속 전쟁 마무리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기간 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을 고려해 우리는 주요 목표물들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의 주요 발전시설을 매우 강력하게 동시에 타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사실상 이란 전쟁이 몇 주 동안은 더 이어질 여지를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현재 미국과 이란 양측의 전장이 된 호르무즈 해협에 석유와 가스 수입을 의존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에너지 위기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이에 한국이 이란 전쟁 같은 지정학적 위험에 에너지 위기를 맞는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으려면 에너지 체계를 구조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온다.영국 싱크탱크 E3G는 최근 발간한 '공급 확보를 넘어: 석유·가스 수입국의 해상 운송 전략 병목지점 리스크' 보고서에서 에너지 조달의 구조적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E3G는 한국과 일본 등 국가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에너지 공급이 원활한 시장 환경에서도 소수의 핵심 항로에 의존하는 한 공급 충격과 가격 급등은 반복될 수 있다'며 '에너지 안보는 공급 확보보다는 구조적 개혁에 달려 있다'고 짚었다.그러면서 이란전쟁 같은 사태가 아니라도 에너지 공급에 병목이 발생할 수 있는 다른 변수가 발생한다면 가격 급등과 수급 경색이 지속적으로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대표적으로 한국으로 향하는 물류의 약 73%가 지나는 말라카 해협도 지정학적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가스 운반선이 인도 뭄바이항 인근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E3G는 한국이 구조적으로 석유와 가스 의존도를 줄이는 것만이 장기 에너지 안보를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지속가능한 해법이라고 설명했다.리처드 스미스 E3G 글로벌 에너지 전환 선임 정책자문관은 '한국은 해상 운송 전략에서 병목지점 리스크 노출도가 매우 높다'며 '충분한 석유 비축량, 유연한 조달, 재정 여력 등은 충격을 관리하는 것에 도움은 되지만 근본적인 노출 자체를 줄이거나 글로벌 가격 급등이 국내 경제로 전이되는 영향을 막아주진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E3G와 비슷한 분석을 담은 지적은 국내 환경 단체 사이에서도 나온다.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지난 3월26일 한국 정부를 대상으로 한 성명을 통해 에너지 자립을 위한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를 촉구했다.구체적으로는 올해 안으로 수립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비중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그린피스는 '수입 화석연료 의존 구조를 유지하는 한 같은 위기는 반복된다'며 '이번 위기를 계기로 석탄발전 운전 제약 완화와 발전소 폐쇄 일정 재검토 같은 조치가 한시적 방편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기후 싱크탱크 기후솔루션도 최근 이슈브리프 '반복되는 위기, 미뤄진 전환'을 통해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에너지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점을 지적했다.특히 한국은 재생에너지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연료로 액화천연가스(LNG)를 핵심 에너지원으로 삼으려 하고 있는데 이 역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향후 수급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지나치게 높다고 강조했다.김준호 기후솔루션 수석자문위원은 'LNG가 탄소중립의 가교라는 논리는 공급망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때에만 성립한다'며 '최근 5년 사이 세 차례나 공급망 충격이 반복됐다면 그것은 더 이상 안정적인 가교라기보다 취약한 경로에 가깝다'고 분석했다.김 수석자문위원은 '앞으로 공적금융은 '남의 나라 연료'를 실어올 배와 인프라보다 국내 전력망과 재생에너지 기반을 안정적으로 확충할 기회에 더 우선적으로 투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