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일 펄어비스 이사회 의장은 현역 게임 개발자로 여전히 '배가 고프다.'

8년 전 원하는 게임을 만들겠다며 펄어비스를 세우고 시가총액 3조 원대 회사로 키워냈지만 아직 만족하지 못했다.  
 
김대일은 펄어비스 '현역 게임개발자'로 여전히 배고프다

▲ 김대일 펄어비스 이사회 의장.


김 의장은 ‘검은사막’의 모바일버전으로 펄어비스의 두 번째 도약을 노리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검은사막 모바일의 흥행 기대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검은사막이 원작이다. 최근 클로즈베타테스트(CBT)를 마치고 2월 안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클로즈베타테스트에서 유저 98%가 정식 출시 이후 게임을 즐길 것이라고 대답했다”며 “곧 출시 일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경쟁작은 1월25일 출시된 게임 ‘야생의 땅:듀랑고’다. 넥슨이 6년을 공들여 만든 대작인 데다 계속되는 오류에도 1월 신규게임 가운데 최고 매출을 달성한 만큼 위협적 상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전등록자 수를 보면 검은사막 모바일도 출발이 심상치 않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11월23일부터 사전등록을 시작했는데 81일 만에 사전등록자 370만 명을 확보했다. ‘리니지M’을 제외하면 최고 기록일 뿐더러 야생의 땅 듀랑고의 200만 명을 훌쩍 앞선다. 

원작인 검은사막이 현재 100여 개국까지 진출했을 정도로 세계적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점도 모바일 버전의 흥행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검은사막은 김 의장이 펄어비스에서 내놓은 처음이자 유일한 게임이다. 2015년 시장에 나와 무명의 신생 개발사였던 펄어비스를 2년 만에 코스닥에서 시가총액 10위권 회사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덕분에 김 의장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도 상장 당시인 지난해 9월 4850억 원에서 2배 이상 불었다. 게임업계 인사 가운데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이사회 의장, 김정주 NXC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에 이어 5번째로 주식 부호 '1조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김대일은 펄어비스 '현역 게임개발자'로 여전히 배고프다

▲ 출시를 앞둔 펄어비스의 게임 '검은사막 모바일'.


검은사막 게임 하나로 ‘돈 방석’에 앉은 셈이다. 

김 의장은 게임업계에서 자수성가한 대표적 기업인으로 꼽힌다. 

중학생 때부터 게임과 컴퓨터에 빠져 살았다. 한양대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했지만 게임회사 ‘가마소프트’에서 입사 제안을 받고 대학을 그만둔 뒤 21살때부터 실무에 뛰어들었다. 

입사한 뒤로는 몇 개월 만에 팀장 직함을 달았다. 3년 만에 게임총괄을 맡아 3D 다중접속여할수행게임(MMORPG)인 ‘릴 온라인’ 개발을 주도할 정도로 두각을 드러냈다.

이후에는 NHN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서 PC온라인게임 ‘R2’와 ‘C9’을 개발했는데 특히 C9가 높은 완성도로 극찬을 받으며 2009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올해의 개발자상’을 받기도 했다. 

2010년 김 의장은 “유행에 따르지 않고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겠다”며 독립했다. 펄어비스를 세워 대표에 오른 뒤 4년의 시간을 들여 검은사막 개발에 성공했다. 

2년 전에는 게임 개발에 몰두하겠다며 정경인 대표에게 경영권을 넘기고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났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9월 코스닥에 입성했다. 상장하면서 주가 고평가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넉달 만에 주가가 2배 이상 뛰어오르면서 논란은 곧 사라졌다. 
 
김 의장은 올해 상반기 검은사막 콘솔버전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하반기를 목표로 차기작도 개발 중이다. 모두 김 의장이 직접 개발에 참여한다. 

그는 “최대한 오래 개발자로 남는 것이 꿈”이라고 오래 전부터 말해왔는데 현재로서는 순조롭다고 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