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는 이제 실적주다.’

5대 금융지주가 1분기 나란히 깜짝실적을 내놓았다. 흔히 배당주로 꼽히는 금융주에도 실적발 훈풍이 불었다.
 
[데스크리포트] 5월 기업 동향과 전망-KB금융 신한금융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본업인 은행업은 물론 증권, 보험, 카드 등 이른바 비은행 계열사들이 1분기에도 효자노릇을 해낸 덕분이다.

금융지주사체제에서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

결국 이런 결단을 가능케 하는 것은 지주회장일 터, 지배구조의 안정성이 우선시될 수밖에 없다.

KB금융지주는 1분기 순이익 기준 신한금융지주를 800억 원 정도 앞서며 리딩금융 위상을 이어갔다.

신한금융지주도 분기 최대실적을 달성해 올해 남은 기간 두 금융지주 사이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조용병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제재 관련 부담이 낮아지며 ESG경영과 디지털 전환 등 경영활동에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윤종규, 푸르덴셜생명 인수 결실 하나씩 거두기 시작

- KB금융지주는 순이익 1조2700억 원을 내며 리딩금융 지위를 이어가고 있다. 분기 기준 사상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신한금융지주 순이익을 약 800억 원 앞섰다. 은행과 비은행계열사 모두 실적 호조를 보였는데 특히 지난해 8월 푸르덴셜생명 편입효과가 눈에 띄었다. 푸르덴셜생명은 1121억 원의 순이익을 내 KB손해보험(688억 원)을 크게 앞질렀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과감한 승부수가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KB금융그룹의 모든 계열사가 최근 ESG 강화에 더욱 속도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탄소중립은행연합(NZBA) 가입했고 KB자산운용은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이현승 대표가 직접 위원장을 맡았다. KB손해보험은 ESG경영을 기반으로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ESG경영 카테고리를 신설하기도 했다.

그룹 차원의 ESG경영 강화 노력도 5월에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그룹은 5월30일과 31일 국내에서 열리는 P4G 정상회의 준비기획단과 상호협력 맺고 홍보를 지원한다. P4G 정상회의는 한국에서 개최되는 최초의 환경분야 다자 정상회의로 상반기 국내 최대 행사다.

- KB국민은행이 해외사업 확대에 기지개를 켜면서 싱가포르를 글로벌 중심축으로 이동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글로벌 여신심사를 담당하는 조직을 통합하고 전결권을 부여하기도 했다. 최근 싱가포르 진출에 따른 제반사항과 관련해 자문업체를 선정하는 공고 내기도 한 만큼 싱가포르 지점 설립이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중장기 경영전략 내놓나

- 지배구조 및 사업 추진 관련 리스크에서 한숨 돌리게 됐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라임자산운용 펀드 관련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경징계를 받았다. 사전통보 받았던 제재수위에서 한 단계 낮춰졌다. 신한금융지주 징계도 기관주의 수준으로 낮춰졌다. 라임펀드 피해 배상 노력을 인정받은 결과로 해석되는데 이번 사례는 앞으로 줄줄이 있을 사모펀드 관련 제재수위 결정에도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라임펀드 제재심의위 결과에 따른 실적이나 사업에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예상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과 진옥동 행장이 부담을 덜고 더욱 활발하게 경영활동에 나설 수 있게 됐다.

- 신한금융지주는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활발한 인수합병 추진을 예고했다. 국내에는 플랫폼기업, 해외에서는 현지 소매금융회사 등을 중심으로 공격적 인수합병이 검토될 수 있다. 지난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으로 경쟁 금융지주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인수여력을 확보한 만큼 매력적 매물이 나오면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 조용병 회장이 이른 시일에 중장기 경영전략 등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신한금융지주도 주가 회복과 실적 개선 등 과제가 다급한 만큼 주주환원과 중장기 사업전략 등을 향한 기대가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