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리포트] 12월 기업 동향과 전망-KB금융 신한금융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금융권에서 12월은 연말 인사시즌이다.

KB금융지주는 계열사 12곳의 CEO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3기체제에 접어들며 계열사 대표 인사에서 안정적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신한금융지주는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의 재신임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연말 사장단 인사에서 쇄신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떠오른다.

◆ KB금융, 윤종규 3기체제 첫 인사 앞두고 고심 

- 윤종규 회장이 연말 임원인사를 앞두고 계열사 CEO 대표후보군을 대상으로 직접 인터뷰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KB금융지주는 통상 12월20일에서 25일 사이 인사를 발표해왔던 만큼 12월 들어 대표 선임을 위한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 윤 회장이 3기체제 초반 안정적 인사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시선이 많다. 3분기 기준 비은행계열사 수익비중이 40%를 달성한 만큼 비은행 주력 계열사 CEO 연임에도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 임기만료를 앞둔 CEO 가운데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와 이동철 KB카드 대표의 연임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양 대표는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는데 올해 연임에 성공한다면 6년 동안 손해보험 이끌게 된다. 이 대표는 허인 KB국민은행장의 대항마로 꼽혀왔다. 허 은행장의 재연임이 확정되면서 자연스레 이 대표의 연임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무엇보다 KB국민카드가 높은 순이익 성장세를 보인 데다 내년 마이데이터사업자 선정을 앞둬 사업 연속성 차원에서도 재신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KB국민카드가 금감원 종합검사를 받으면서 이 대표의 연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시선도 받았으나 현재로서 민원 발생 건수가 많았다는 점을 제외하면 크게 문제가 될 만한 이슈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 박정림 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의 거취도 올해 연말 임원인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다. 두 사람 모두 금융당국의 징계장을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징계수위가 낮았던 김성현 대표는 연임에 큰 무리가 없어 보이지만 박정림 대표는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받아 연임에 빨간불이 켜졌다.

- 박 대표가 금감원 징계를 놓고 개인적으로 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있지만 실현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계열사 대표로서 KB금융지주에 부담을 안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가 ‘윤종규 키즈’로 불리기도 했던 만큼 윤 회장으로서 인사를 앞두고 고민이 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금감원 제재심의원회 결정은 증권선물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12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확정되는데 이 과정에서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 KB금융지주가 올해 순이익에서 라이벌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1위를 탈환할지도 관심사다. 2분기와 3분기 신한금융지주를 제쳤지만 3분기 누적으로는 아직 순이익 규모에서 신한금융지주에 밀리고 있다. 푸르덴셜생명 인수효과가 4분기에 반영되면 신한금융지주를 앞설 가능성도 있지만 막판까지 두 금융그룹 사이 경쟁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 신한금융, 사장단인사 '2+1' 지켜지나   

- 신한금융 연말 사장단인사 관전 포인트는 '2+1년 룰'이 지켜질지 여부다.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이 올해로 2년 임기를 마친다. 지금까지는 대개 1년 더 임기를 부여받아 3년 임기를 보장받는 것이 당연시됐지만 올해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 진옥동 행장은 이르면 12월 열리는 금감원 라임펀드 판매 제재심의위원회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증권사 대상 라임펀드 제재심에서 일부 CEO를 대상으로 중징계가 내려진 만큼 은행장들도 불안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특히 진옥동 행장은 신한은행의 라임펀드 판매액수가 많아 제재심의위 결과가 거취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 금감원 제재심이 확정되는 것은 내년이 될 가능성이 높아 진옥동 행장이 연말 사장단인사에서 연임을 하는 데는 원칙적으로 문제가 없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이런 리스크를 안고 진옥동 행장을 재신임하게 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

-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병이 거취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두 생명보험사 통합법인 신한라이프가 내년 7월1일 출범하게 되는 만큼 연말 사장단인사에서 통합법인 대표를 맡게 될 인물이 결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이 연임을 한다면 성 사장은 임기를 2년만 마치고 물러나게 될 수도 있다.

- 신한금융은 계열사 대표 임기 3년 보장 원칙을 지켜왔지만 조용병 회장이 재연임 임기의 2년째를 맞게 되는 만큼 코로나19 상황과 디지털 전환 등 특수성을 반영해 경영진 세대교체의 칼을 빼들 수도 있다.

- 신한금융투자는 라임펀드 판매 증권사를 대상으로 한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중징계를 받았다. 초대형 투자은행 인가 등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리기 쉽지 않게 된 셈이다. 다만 증권선물위원회 의결 등 절차가 남아있어 징계수위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12월 들어 증시가 연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고 내년 코스피 3000시대 전망까지 나와 당분간 주식거래수수료 호황이 예상된다. 신한금융투자도 투자금융(IB) 강화에 리테일분야까지 더해지면 내년에도 가파른 실적 증가세가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라임펀드 판매로 호되게 당한 만큼 소비자보호 강화가 절실해 당분간 무리한 상품 판매는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