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이 카드사업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카드 수를 대폭 줄이는 대신 중금리대출과 리스금융 등 새 먹거리에 힘을 쏟고 있다.
 
[오늘Who] 이동철, KB국민카드의 카드 구조조정하고 새 수익원 발굴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KB국민카드에서만 28종의 카드가 사라졌다.

상반기에 7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하나·롯데카드)에서 단종된 카드가 70여 종인데 KB국민카드에서만 무려 28개나 되는 카드가 단종됐다.
 
KB국민카드는 올해 초 카드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통해 중복되는 상품을 줄이는 등 효율화 작업을 진행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1월 말부터 카드수수료가 인하되면서 대부분 카드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 KB국민카드가 이런 대응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카드 하나가 사라지면 그만큼 마케팅비용을 비롯한 비용부담이 줄어든다. 금융당국이 카드수수료 인하 이유로 과도한 마케팅비를 꼽고 있는 만큼 혜택이 많은 카드를 유지하면 카드사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동철 사장은 취임한 뒤 ‘이동철 카드’도 내놓지 않았다. 보통 카드사 사장들은 취임한 뒤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많은 혜택을 담은 대표 신용카드를 내놓는다.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이 취임한 뒤 내놓은 ‘카드의 정석’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이 사장이 카드사업에서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을 선택한 것인데 이는 카드사의 전통적 수익원인 신용판매 수익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과도 맞아 떨어진다.

카드사 수익은 신용판매,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일부 결제금액 이월약정(리볼빙) 관련 수익 등으로 이뤄진다.

이 가운데 신용판매 수익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올해 1월 말부터 카드수수료가 인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비중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카드사의 전통 먹거리에서 벗어나 중금리대출과 리스금융 등 새로운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중금리대출상품인 ‘KB국민 생활든든론2’를 조만간 출시한다. 중금리대출은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 고금리 대출과 비교해 수익성이 크게 높지 않지만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정책에 따라 기존에 은행을 찾던 고객들이 중금리대출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성장성이 높은 편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리스금융사업에도 새롭게 뛰어들었다. 지난해 말 SK네트웍스와 오토리스금융을 체결했고 앞으로도 다양한 법인과 계약을 체결해 리스금융을 더욱 키운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해외에서도 지난해 9월 KB국민카드의 첫 해외 자회사인 ‘KB대한특수은행’이 캄보디아에서 공식 출범해 자동차 할부금융과 부동산담보대출을 양대 축으로 삼고 영업을 시작했다.

이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앞으로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핵심 경쟁력이 더 이상 경쟁에서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며 “지급결제 기반의 프로세싱 대행사업과 리스금융 및 중금리대출 등 비규제 금융 분야를 지속 확대해야 하고 글로벌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정해 사업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부동산 분야 신사업 발굴도 추진하고 있다. 컨설팅회사를 선정해 부동산 관리사업시장 현황분석과 함께 사업모델, JV(조인트벤처) 설립 등을 검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