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김성주,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로 배당확대 효과 거둬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오른쪽)이 1월16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9년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행사로 기업의 배당 확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20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2월부터 스튜어드십코드를 본격적으로 행사하기 시작한 뒤로 기업들이 배당을 확대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행사의 첫 대상으로 삼았던 한진칼은 2018년도 이익 배당성향을 50%로 높이기로 했다.

포스코, KT 등도 2018년도 이익 배당을 확대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국민연금이 지분 10.72%로 최대주주인데 2018년 순이익이 2017년보다 1조814억 원(-36.4%) 줄어들었지만 배당은 1주당 1만 원으로 25% 늘리기로 했다.

국민연금이 지분 12.19%로 역시 최대주주인 KT도 아현지사 화재 등으로 2018년 영업이익은 8.3% 감소했지만 별도기준으로 순이익이 21.1% 늘어난 것을 바탕으로 배당액을 1100원으로 10% 높였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 등 첫 한국형 주주행동주의가 대기업집단에 변화를 끌어냈다”며 “주주행동주의가 다양한 주식으로 퍼져나갈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바라봤다.

자본시장에서는 ‘제2의 한진칼’을 찾으려는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송 연구원은 “‘제2의 한진칼’의 요건은 대주주의 실질적 지분율은 낮으면서 각 기업집단 안에서 핵심 지배지분(Controlling Share)을 들고 있으면서 지배구조 상위에 위치한 기업”이라며 “기업의 잠재가치와 비교해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연금이 주주로서 정관변경 정도를 제안하는 선에서 스튜어드십코드 행사 수위를 조절하고 있지만 남양유업을 제외하고는 기업들이 국민연금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국민연금이 저배당을 이유로 남양유업과 함께 공개 중점 관리기업으로 선정했던 현대그린푸드는 선제적으로 배당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국민연금의 주주제안을 피하고 공개 중점관리기업에서 해제됐다.

현대그린푸드는 2018년도 이익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210원으로 책정하면서 기존 80원보다 배당금을 162.5%나 늘리고 기존 5~6% 수준이었던 배당성향을 2018~2020년도 이익까지는 13% 이상 유지하기로 했다.

현대그린푸드의 계열사 현대리바트도 1주당 배당금을 190% 확대한 290원으로 결정했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기금 운용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수익률도 높이겠다”며 “스튜어드십코드에 따라 수탁자 책임활동 기준을 마련하고 2019년부터는 ‘수탁자책임실’을 신설해 투명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 원칙)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지침으로 기업 투자에 장기적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에 2018년 7월 도입됐고 한국형 주주행동주의로도 해석되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에서 주주권 행사 방법으로는 기업과 공개·비공개 대화, 중점관리 기업 지정 및 공개,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 등이 있고 행사 수위와 효과별로 더 세분화된다.

국민연금은 2020년까지 스튜어드십코드를 단계적으로 행사하기로 반기별 계획을 세워놓았다. 앞으로도 스튜어드십코드가 기업들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