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해외면세점’과 ‘비즈니스호텔’에서 성과를 내야 할 이유가 더욱 절실해졌다.

HDC신라면세점이 최근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획득에 실패하면서 이 사장은 국내에서 면세점사업을 확대할 기회를 놏쳤다.  호텔신라는 매출 기준으로 면세점사업의 비중이 88% 이상이다. 

호텔신라가 주춤한 사이 면세점사업에서 신세계가 치고 올라오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호텔신라 주가 맥 못춰, 이부진 해외면세점에서 활로 찾아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호텔신라 주가는 28일 전날과 똑같은 4만73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주가는 장중 한때 52주 신저가인 4만715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호텔신라 주가는 17일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 결과가 발표된 뒤 8거래일 만에 6.7%나 떨어졌다.

주가는 면세점 경쟁이 심화되면서 올해 내내 6~7만 원대 사이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신규 면세점 특허에 실패하면서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신라의 주력사업인 국내 면세점사업에서 리스크가 커졌다”며 “리스크를 덜어 줄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해외면세점사업에서 활로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국내 면세점시장은 지난해부터 사업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어려운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이미 예상됐다”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외면세점 확대를 통해 면세점사업을 더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신라는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마카오공항 등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11월에는 태국 푸켓에 시내면세점을 열었고 내년상반기에는 일본에 시내면세점을 연다. 해외매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창이공항 면세점은 내년에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호텔신라는 국내에서 2위 면세점사업자지만 해외실적만 놓고 보면 호텔롯데보다 앞서 있다”며 “해외면세점 매출은 호텔신라가 3배 정도 많다”고 말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에 해외면세점에서 매출 4500억 원을 올렸다.

이 사장은 호텔사업에서 비즈니스호텔을 키우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주요 관광객이 일본인에서 중국인으로 바뀌면서 상대적으로 숙박료가 저렴한 비즈니스호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호텔신라는 2013년 11월에 신라스테이 동탄점을 선보이면서 비즈니스호텔사업에 뛰어들었다. 2014년에는 신라스테이를 100% 자회사의 별도법인으로 만들어 체인을 확대하고 있다. 신라스테이는 올해 9곳으로 늘어났다.

  호텔신라 주가 맥 못춰, 이부진 해외면세점에서 활로 찾아  
▲ 신라면세점 태국 푸켓점.
신라스테이가 호텔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 기준으로 18%에 이른다. 신라스테이 매출은 올해 들어 매분기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신라스테이는 회사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실적을 내고 있다”며 “내년에 출점이 마무리되고 나면 흑자전환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직영운영하고 있는 서울호텔과 제주호텔도 투숙률이 높아지면서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2013년 기존 호텔 리모델링이 끝나면서 감가상각이 반영되면서 호텔부문 수익성이 악화했는데 이 부분이 마무리되면 영업이익이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텔신라는 2분기에 호텔 및 레저부문에서 흑자전환했고 3분기에도 영업이익 68억 원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