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MM의 벌크(건화물선, 유조선) 사업이 올해 수익 반등의 발판이 될 지 관심이 모인다.

컨테이너선 업황에 낀 불확실성으로 HMM은 올해 수익성 회복 여부를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시황에 영향을 덜 받는 사업구조를 지닌 벌크 사업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HMM 불확실성 큰 컨테이너 대신 벌크 비중 높여, 올해 수익 반등 발판 될까

▲ HMM의 건화물선 '퍼시픽 프라이드'. < HMM >


27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 결과 HMM은 올해 건화물선(드라이벌크) 사업 전략으로 △장기 보유선대의 수익성 증대 △현물(Spot) 영업력 강화 △시황에 선제적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대선 추진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유조선 사업의 경우 △추가 선대 확보 △장기 계약확대 등을 검토 중이다.

게다가 HMM은 2026년까지 총 15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 가운데 선대 확충 계획은 건화물선을 30척, 유조선을 25척까지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말 기준 HMM의 벌크 선대는 건화물선 11척, 유조선 17척 등으로 이뤄졌다.

HMM의 벌크 사업은 장기운송계약(COA)이 많아 현물운임 상승의 효과를 덜 누리는 대신 시황 하락 시 실적 방어에 용이한 구조다.

지난해만 봐도 HMM의 영업이익률은 상반기 11.1%에서 하반기 2.8%로 급격히 낮아졌다. 컨테이너 사업의 영업이익이 시간이 갈수록 떨어지는 반면 벌크 부문은 안정적인 이익을 내 간신히 체면치레를 한 것이다.
 
HMM의 벌크 사업부문은 2023년 매출 1조2431억 원, 영업이익 1861억 원으로 2022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반면 컨테이너 사업부문은 매출 6조9646억 원, 영업이익 3956억 원을 거뒀는데 영업이익 대부분이 상반기에 몰려 있었다.

컨테이너선 장기운송 계약은 매년 초 개별화주와 협상해 1년 단위로 운임을 정한다. 지난해 낮아진 운임은 순차적으로 적용돼 하반기부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해운업황을 살펴보면 컨테이너선보다는 건화물선이나 유조선이 상대적으로 긍정적이다. 

선종별 수급 상황을 살펴보면 건화물선은 올해부터 공급압박이 크지 않을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해부터 신조선 발주, 인도량이 각각 줄어들고 폐선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유조선 역시 신조선 인도가 줄고 폐선이 늘어나면서 당분간은 공급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해 고전한 컨테이너 사업은 올해도 수익성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 운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많아 업황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1분기만 놓고보면 HMM은 영업이익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2월 불거진 ‘홍해발 리스크’로 컨테이너선 운임 수준이 고공 행진했다는 점이 그 근거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1분기 실적기대치는 매출 2조5163억 원, 영업이익 6002억 원이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0.9%, 영업이익은 95.6% 증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컨테이너선 운임이 단계적으로 정상화되는 등 이후를 장담할 수가 없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월 셋째 주 2239.6포인트로 고점을 찍은 뒤 3월 넷째 주 1732.6포인트까지 하락했다.
 
HMM 불확실성 큰 컨테이너 대신 벌크 비중 높여, 올해 수익 반등 발판 될까

▲ HMM 주요 관계자들이 2024년 1월24일 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새로운 컨테이너선 'HMM 가닛호' 명명식에 참석한 모습. < HMM > 


한국해양진흥공사는 20일 “현 사태가 빠르게 진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일각에서는 올해 2분기 수에즈 운하 통항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한다. 수에즈 운하 통항 재개 시 공급 과잉으로 운임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올해 컨테이너선업계는 대규모 신조선 인도가 예정되어 있어 운임이 재차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2024년 새로 공급되는 선복량은 약 320만TEU로 폐선을 고려한 총 선대량은 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HMM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벌크 사업은 중고선 거래가 활발해 단기 시황변동에도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선박 도입시기를 확정하기 보단 시장을 면밀히 살펴보며 선대를 늘려나갈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