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퀄컴 공급처 다변화로 삼성전자 고려”, TSMC 넘어 2나노 고객 잡을까

▲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임직원들이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에서 3나노 웨이퍼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비즈니스포스트] 퀄컴이 삼성전자의 차세대 2나노(㎚, 1나노는 10억분의 1m)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술로 스마트폰 프로세서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퀄컴은 현재 3나노 프로세서를 대만 TSMC에 수주한 상태인데 한 기업에 모든 공정을 맡기기보다는 공급처 다변화를 위해 삼성전자를 고려한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는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 2명'의 발언을 인용해 “퀄컴이 삼성전자의 ‘SF2(Samsung Foundry 2, 2나노 파운드리)’를 차세대 스마트폰 프로세서에 사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퀄컴은 최신 모바일 프로세서(AP)인 ‘스냅드래곤8 3세대’를 TSMC의 4나노 공정을 활용해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4나노 공정으로 2021년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의 위탁생산을 맡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수율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스냅드래곤8 2세대와 3세대는 TSMC에게 수주를 내줬다.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삼성전자가 TSMC로부터 퀄컴을 고객사로 재유치하는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퀄컴은 자사의 주력 모바일 AP 대부분을 삼성전자의 4나노 공정에서 TSMC의 동급 공정으로 이전했었다”라며 “그때와 상황이 바뀌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퀄컴이 삼성전자의 2나노 공정을 고려하는 이유로는 공급처 다변화가 꼽혔다. 

반도체 전문 컨설팅 기업인 룽허반도체(RHCC)의 최고경영자 레슬리 우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2나노 수준의 기술을 요구하는 고객이 반도체 생산을 TSMC 한 곳에만 의존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며 “(퀄컴이) 다른 파운드리로 생산을 분산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TSMC와 삼성전자는 생산설비를 준비하고 있는 2나노 공정에서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TSMC는 애플과 엔비디아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에 2나노 공정 시험생산 결과를 이미 선보였다. 고객사를 확보해 2025년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삼성전자 또한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엔비디아를 포함한 잠재적 고객사에 2나노 시험용 제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용인시에 300조 원을 투자해 구축하는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서 2025년부터 2나노 공정을 양산할 방침이다. 

미국 헤지펀드인 달톤 인베스트먼트의 분석가 제임스 임은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삼성전자는 2나노를 게임 체인저로 보고 있다”라면서도 “고객사들은 여전히 삼성이 TSMC보다 2나노 제품 생산을 잘 준비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한 퀄컴의 계획이 맞는지를 묻는 비즈니스포스트의 질문에 “고객사와 관련한 내용이라 확인해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답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