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이 북미산 전기차에만 세금공제 혜택을 지급하도록 해 한국산 전기차 등 차별 문제가 불거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과 관련해 현대차가 미국에 짓고 있는 조지아 공장에 대한 투자 세액 공제를 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본부장은 9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인플레이션감축법의 내년 시행이 확정됐는데 미국 정부에 어떤 의견을 내고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미국 내에 들어가 있는 투자시설에 대한 혜택을 얼만큼 받을 수 있는지부터 최종 조립을 북미에서 해야 된다는 부분을 유예 받을 수 있는지, 유예가 안 되면 어떤 규정을 유연하게 해석해 우리가 맞출 수 있는지 등 많은 부분에서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상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정부 현대차 투자 세액공제 미국과 협의, 안덕근 “IRA 막을 수 없었다"

▲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본부장은 “예를 들면 현대차는 이미 조지아 공장을 착공했는데 미국에 투자하고 있는 그 시설에 대해서 세액 공제를 해주는 법안이 있다”며 “현대차가 지금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차의 투자 부분에 있어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는 부분들, 그런 것들을 미국 행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10월25일 미국 조지아주 서배나시 브라이언카운티에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착공했지만 본격적 건설은 내년 상반기에 시작될 것으로 예정됐다. 신공장이 완공돼 생산에 돌입하는 시기는 2025년 상반기다.

안 본부장은 또 최종 조립 문제와 관련해서는 “최종 조립이라는 게 페인팅을 얘기하는 건지 소프트웨어 탑재를 가리키는 건지 등 여러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면 될지 최대한 우리 기업에 유리하도록 협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본부장은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인플레이션감축법 시행을 둘러싼 분위기가 달라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바라봤다.

그는 “정치구도가 바뀔 것 같지는 않지만 중간선거 뒤 새로운 회기가 되기 전 레임덕 세션이라고 하는 기간에도 법안이 바뀔 가능성을 두고 상원의 워녹 의원과 하원의 스웰 의원이 개정 법안을 발의해놓은 게 있다”며 “이런 개정 법안 등을 들고 대사관, 외교부, 정부 이렇게 협조를 해서 미국 의회에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대답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안 통과를 사전에 알았다하더라도 이를 막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안 본부장은 “제가 미국 민주당 의원들도 많이 만나봤는데 많은 상원, 하원의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이게 정상적 입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미국에서도 매우 이례적으로 법안이 통과됐다”며 “좀 더 빨리 알았으면 좋지 않았겠냐는 얘기가 많은데 그렇다고 법안 통과가 되는 걸 막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처럼 빨리 여기에 대응한 국가는 없다”며 “전기차 생산과 배터리 생산에 연루돼있는 수많은 국가들이 이 문제에 대해 이의 제기를 하고 있는데 제가 8월10일자로 미국 무역 대표부(USTR)에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과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위반되는 것에 항의를 하고 이의 제기를 했다”고 강조했다.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