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학 NH농협은행장이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권 행장은 은행장에 오르기 전 빅데이터를 접목하고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대응한 전략을 주도한 경험이 있어 이번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도 솜씨를 보일지 주목된다. 
 
NH농협은행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나서, 권준학 디지털 솜씨 다시 한번

권준학 NH농협은행 은행장.


20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컨소시엄을 꾸려 자체 메타버스 금융플랫폼을 구축할 준비를 하고 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공, 추상’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세계와 현실이 뒤섞여 시공간의 제약이 사라진 세상을 뜻한다.

NH농협은행은 10월 말까지 금융 플랫폼 출시를 위한 사전 준비를 마치고 2022년 상반기에 공개한다는 계획을 마련해놓고 있다.

NH농협은행는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인 SK텔레콤의 이프랜드(IFland) 등을 활용한 경험은 있지만 자체적으로 플랫폼을 마련하는 것은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이다.

NH농협은행은 자체 메타버스 금융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고객들이 메타버스 안에 만들어진 은행 영업점을 찾아 대출이나 예금, 적금 등의 상담을 받거나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서울 여의도에 있는 농협 파크원타워를 실재감 있게 메타버스 안에서 구현해 고객들이 산업분석 등 강연을 듣고 상담도 가능한지를 테스트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권 은행장은 이번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작업에서도 그동안 신기술 도입에 앞장서 성과를 냈던 경험을 살릴 것으로 보인다.

권 은행장은 2016년 퇴직연금부장으로 일할 때 국내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퇴직연금 전용 어드바이저 자산관리서비스인 ‘NH 로보-프로’를 도입해 자산관리서비스를 고도화했다. 

또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대응하기 위한 NH농협은행의 전략을 마련하는 작업도 주도했다.

권 은행장은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과 같은 디지털금융으로의 전환이 디지털시대에 은행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고 바라본다.

권 은행장은 1월 디지털부문 업무보고회에서 “디지털금융 혁신은 농협은행의 미래 생존을 위한 최우선 과제다”며 “고객 이해 기반의 차별화된 디지털생활금융 플랫폼 구현을 통해 고객중심 디지털금융 선도은행으로 거듭나자”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의 메타버스 구축사업은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의지와도 맞닿아 있다. 

손 회장은 올해 7월 메타버스에서 계열사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하며 “많은 전문가가 스마트폰 이후 메타버스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농협금융도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하고 고객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농협 계열사들은 저마다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구상하고 있는데 구축 과정에서 계열사 사이의 협업도 예상된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다양한 실험을 해보고 경과를 봐서 중복되거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협업도 해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