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플러스가 새로운 성장동력인 전기차충전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곧 SK그룹에 인수되는 기업과 협업한다.

대유플러스의 생산 인프라에 다른 기업의 전기차충전분야 기술력을 더해 신사업을 정착시키는 데 속도를 낸다는 구상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대유플러스 전기차 완속충전기도 설 자리 있다, SK와 함께 공략 강화

▲ 시그넷이브이의 전기차충전기. <시그넷이브이>


대유플러스는 19일 전기차충전기 제조사 시그넷이브이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시그넷이브이의 완속충전기를 생산 및 판매하는 한편 국내 설치된 시그넷이브이 충전기를 유지보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그넷이브이는 현재 미국 급속충전기시장 50%를 점유하는 기업으로 조만간 SK그룹에 편입된다. 지주회사 SK는 전기차충전사업 진출 목적으로 7월15일 시그넷이브이 지분 55.5%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른다.

대유플러스는 시그넷이브이의 전기차충전기 생산능력이 아직 기술력과 비교해 높지 않다는 점에서 대유플러스와 SK그룹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시그넷이브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충전기 생산실적은 2019년 3062대, 2020년 2924대에 그쳤다. 이는 대부분 급속충전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시그넷이브이 매출에서 급속충전기와 완속충전기 비중은 각각 92.1%, 1.4%로 나타났다.

이런 생산능력으로는 급성장하는 전기차충전 수요를 따라가기 어렵다. 지난해 기준 국내 전기차는 14만 대에 이르렀지만 설치된 충전기 6만여 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유플러스가 시그넷이브이의 완속충전기 생산을 지원함에 따라 시그넷이브이는 생산능력 부족이라는 약점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대유플러스는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로 통신장비, 자동차부품, 가전 등을 생산하고 있어 충분한 전기차충전기 생산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물론 대유플러스와 협업이 시그넷이브이에만 일방적으로 이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유플러스 쪽에서 보면 이미 뛰어난 기술을 갖춘 업체와 힘을 합쳐 막 시작한 대유플러스 전기차충전사업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대유플러스는 전기차충전기업체 스타코프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전기차충전사업에 진출한다고 14일 발표했다. 내년까지 국내에 7.5kW 완속충전기 3만 대를 설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외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대유플러스는 북미, 유럽, 일본 등에서 사업을 하는 시그넷이브이를 통해 해외사업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 차원의 충전사업 확대에 수혜를 볼 가능성도 있다.

SK는 시그넷이브이 인수계약 체결을 알리며 “그룹이 보유한 반도체 및 정보통신분야 역량을 시그넷이브이의 충전기 제조기술에 접목해 자율주행 전기차시장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대유플러스 관계자는 “글로벌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시그넷이브이 등과 다양한 협업방안을 논의하며 전기차충전시장 공략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대유플러스는 완속충전기가 전기차충전시장을 공략하는 데 꼭 필요한 제품이라는 판단에 따라 완속충전기를 대유플러스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급속충전기는 완속충전기보다 충전속도가 훨씬 빠른 대신 설치비용이 비싸고 대형설비가 필요해 대부분 전용 충전소 위주로 설치된다. 

모든 전기차가 항상 충전소를 이용할 수는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정이나 공용주차장을 중심으로 완속충전기 설치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연구원은 3월 발간한 ‘이용자 중심 친환경차 충전인프라 구축방안’ 보고서에서 “전기차 충전행태 분석결과 거주지에서의 완속충전 이용이 가장 중요한 충전형태로 나타났다”며 “완속충전기를 사용했을 때 전기차의 배터리를 더 오래 쓸 수 있다는 장점도 있기 때문에 급속충전기술 발달과 보급 후에도 완속충전 수요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