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재 SKC 대표이사 사장이 동박 생산능력 1위를 겨냥해 국내외 설비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SKC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이완재 사장은 계열사인 SK넥실리스를 통해 전북 정읍에서 증설하고 있는 동박 5·6공장의 상업가동을 앞당기고 해외 동박공장 건설을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C 동박 생산능력 1위 향해 진격, 이완재 국내외에서 증설 속도전

이완재 SKC 대표이사 사장.


이 사장이 동박 생산설비 증축에 힘을 주는 까닭은 전방산업인 전기차시장에서 동박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SKC는 올해 2월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동박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공장 증설을 서두르고 있다”며 “증설 일정을 90일 가량 단축하기 위해 현재 건설하고 있는 전북 정읍 공장을 통한 동박 생산도 애초 계획보다 앞당겨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해외 전기차 생산업체들이 배터리 자체생산(내재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소재업체로서는 고객회사가 늘어나는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들도 나오고 있다. 

전기차배터리에 들어가는 양질의 동박을 제조할 수 있는 회사는 세계적으로 6곳 정도 밖에 안될 정도로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해 진입장벽이 높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완성차업체들의 배터리 자체생산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더라도 배터리소재기업들은 오히려 고객회사 확대라는 긍정적 효과를 얻을 것이다”며 “실제로 앞선 기술을 보유한 국내 소재기업들은 테슬라나 노스볼트 등 신규고객회사들과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동박 수요는 2025년 97만5천 톤으로 올해 이후 연평균 4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박시장 규모도 2025년에는 14조3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SKC는 SK넥실리스를 통해 2021년 초 기준으로 연간 3만4천 톤의 동박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는데 정읍 5공장과 6공장이 올해 하반기 또는 2022년 초에 완공되면 국내 동박 생산능력은 5만2천 톤까지 늘어난다.

이 사장은 해외에서도 증설계획을 세우면서 동박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SKC는 최근 말레이시아 사바주 코타키나발루시 산업공단에서 동박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까지 말레이시아 동박 생산설비 건설이 마무리되면 5만 톤 규모의 생산설비가 더해져 SKC는 모두 10만 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은 유럽과 미국에서도 생산기지로 쓸 만한 부지를 물색해 2025년까지 동박 생산설비를 연간 18만~19만 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 3월30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금까지 이뤄온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꿈을 향해 도전해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와 소재업계에서는 SKC가 동박 생산설비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시장 점유율도 끌어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동박 세계시장 점유율은 대만 창춘(CCP)이 12.9%로 1위, 일진머티리얼즈가 9.7%로 2위, SKC가 7.4%로 3위를 나타내고 있다.

SKC 관계자는 “2025년까지 생산설비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세계 최대 규모로 끌어올릴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며 “추가적 투자를 통해 글로벌 확장도 가속화해 세계 1위 동박 제조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2017년부터 SKC를 석유화학소재산업에서 모빌리티 등 고부가소재 중심으로 전환하는 사업모델(BM) 혁신을 진행했는데 SK넥실리스에서도 기타비상무이사를 함께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