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서비스 상용화 2년이 됐는데도 일반소비자들 사이에서 품질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정부와 이동통신3사를 대상으로 집단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 반면 정부와 이통3사는 5G 단독모드, 28기가헤르츠 대역 서비스 등에 속도를 내며 5G 네트워크를 활용한 B2B(기업 사이 거래)산업 개척에 힘을 싣고 있다. 
 
5G통신 불만에 소비자는 집단행동, 이통3사는 B2B사업에 더 힘실어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로고.


일각에서는 5G서비스를 두고 일반 소비자시장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5G서비스 세계 최초 상용화 2주년을 하루 앞둔 2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 앞에서는 이통3사들이 5G망을 제대로 구축하지도 않고 비싼 5G요금을 받고 있다며 이통3사를 규탄하는 간담회가 열렸다.

정부와 이통3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5G 피해자모임은 “이통3사의 5G기지국 구축 미흡, 지연으로 5G 가용지역이 협소한 문제를 비롯해 5G와 LTE망을 넘나들며 생기는 통신불통과 오류, LTE와 비교해 너무 비싼 요금 등 피해사례가 많다”며 “이통3사가 5G 이용자들에게 부당하게 과다청구한 요금피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통3사의 영업이익 규모와 비교해 5G설비투자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통3사는 5G가입자 증가로 통신부문 매출이 크게 늘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5G품질 불량으로 겪는 불편에 관해서는 전국망 기지국을 구축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식이라는 것이다.

이통3사는 올해 1분기에도 5G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이동전화부문 매출이 2020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가는 1분기 이통3사 영업이익 합계가 1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5G가입자는 올해 2월 말 기준 1366만2048 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19% 수준으로 5명 가운데 1명은 5G서비스에 가입한 셈이다.

5G무선데이터 트래픽도 2021년 2월 기준 30만 테라바이트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LTE 트래픽은 33만 테라바이트로 5G 트래픽이 곧 LTE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상용화 2년이 되면서 이제 5G는 대중적 이동통신서비스로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2021년 2월 말 기준 5G무선기지국은 16만9654곳으로 전체 기지국 수의 10% 수준이다. 실내와 농어촌 지역 등은 아직 5G 사각지대인 곳이 많다.

이에 따라 이통3사는 5G서비스 품질 개선과제가 더 무겁게 다가오게 됐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이통3사의 5G투자가 2020년부터 급감한 데다가 커버리지(통화지역)와 트래픽(사용데이터량)문제가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이통3사는 정부 정책에 맞춰 5G기지국 설비투자를 집행하고 있고 5G품질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2년 전 5G 상용화를 앞두고 광고했던 수준의 전국망 구축은 앞으로도 몇 년은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3사는 5G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비무장지대 마을 사람들이나 시골지역의 노인고객 등이 5G서비스를 사용하는 광고를 했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3G에서 LTE로 기술이 진화할 때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고 LTE도 상용화 뒤 안정적 서비스까지 2~3년이 걸렸다”며 “5G는 특히 전파 도달거리가 짧고 통과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특성상 기지국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데이터 전송과 주파수 신호를 모두 5G망으로 하는 5G 단독모드와 초고속, 초저지연 등 5G의 특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28기가헤르츠 대역 서비스 도입도 일반소비자들의 통신 서비스에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통3사는 3.5기가헤르츠 대역 주파수에서 LTE와 5G 망을 함께 사용하는 비단독모드로 5G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 상반기 안에 28기가헤르츠 대역의 5G 단독모드 서비스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지만 적용대상은 B2B(기업 사이 거래) 영역이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앞서 2020년 10월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28기가헤르츠로 전국망 서비스가 가능하냐는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정부는 5G 28기가헤르츠 주파수를 모든 국민에게 서비스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고 일부에서만 서비스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도 5G인프라와 관련해 B2B사업모델 발굴분야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통3사는 5G시대 먹거리를 B2B시장에서 찾으면서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자율주행 등 4차산업혁명 관련 사업 추진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5G 소비자들 사이에서 품질논란 등이 불거지고 있기는 하지만 세계적으로 볼 때 한국 5G서비스는 속도, 품질 면에서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5G는 포스트 코로나19, 4차산업혁명 시대 국가정책상 중요한 인프라라는 측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이통3사는 2019년 4월3일 밤 11시 세계 최초로 5G서비스를 시작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