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 부광약품, 씨앤팜 등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이 일양약품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3상 실패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모두 기존에 나와 있는 약물로 코로나19 치료제 연구개발을 진행하며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데 자칫 이런 기업을 향한 투자심리가 나빠질 수도 있다.
 
일양약품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실패, 신풍제약 부광약품에 불똥 튀나

▲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이사 사장.


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던 기업 가운데 임상 단계에서 가장 앞서 있던 일양약품의 임상3상 실패는 비슷한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다른 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양약품이 어느 정도 효능이 입증된 약물을 활용하면서 기대를 받았던 점에 비춰볼 때 약물 재창출 방식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향한 기대감 자체가 한풀 꺾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양약품은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했는데 슈펙트의 주요 성분인 ‘라도티닙’이 국내 질병관리본부에서 진행한 실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던 만큼 시장도 큰 기대를 걸었다. 

일양약품이 지난해 5월28일 러시아에서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3상 시험을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하자 3만 원대이던 주가는 7월 9만 원대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향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이끈 셈이다. 

반면 일양약품이 이날 러시아 임상3상에서 표준 권장치료(러시아 연방보건부 기준)보다 우수한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공시하자 주가는 곧바로 곤두박질쳤다. 이날 일양약품 주가는 하한가인 3만5천 원까지 떨어졌다.

약물 재창출은 기존에 나와 있는 약물을 대상으로 새로운 적응증을 규명해 신약을 개발하는 방법으로 일반 신약 개발방식과 비교해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기존에 어느 정도 효능이 입증된 약물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신약을 만드는 것보다 성공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신풍제약, 부광약품, 씨앤팜 등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에 기업가치가 크게 흔들리는 만큼 일양약품의 임상3상 실패에 마음을 놓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일양약품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실패, 신풍제약 부광약품에 불똥 튀나

▲ 유희원 부광약품 대표이사.


코로나19 치료제 연구개발에서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최근 주가가 크게 떨어지긴 했지만 지난해 시가총액에서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유한양행 등 대형 제약바이오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부광약품은 B형간염 치료제인 레보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레보비르의 임상2상에서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약물의 투약 및 관찰을 마치고 데이터 정리와 분석만 남겨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광약품은 임상시험 결과를 정리한 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자료를 제출해 앞으로 진행방향을 협의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씨앤팜은 구충제 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 기반의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데 자회사인 현대바이오 주가에까지 영향을 줄 만큼 큰 기대를 받고 있다.

현대바이오 주가는 대주주인 씨앤팜이 24일 코로나19 치료제의 동물 효력실험에서 효능이 확인됐다는 중간결과를 내놓자 바로 다음날 상한가까지 치솟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