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현대중공업 기업공개 주관을 맡아 대어급 상장주관 가뭄에 단비를 만날까?

현대중공업이 2021년이라는 마감시한과 1조 원이라는 공모규모를 정해두고 기업공개 계획을 발표한 만큼 NH투자증권으로서는 대어급 상장주관을 여러 건 놓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현대중공업 깜짝상장 추진, NH투자증권 가뭄에 단비 상장주관 간절

▲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업공개시장에 '깜짝' 등장한 대어급 현대중공업을 두고 주관사 사이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NH투자증권과 현대중공업그룹의 인연이 깊다는 점은 NH투자증권이 주관사 선정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8년 지주사체체로 전환했다. 이때 NH투자증권이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 전환 자문을 맡았다. 

한국조선해양(당시 현대중공업)이 2018년 1조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때도 NH투자증권은 대표주관을 맡은 바 있다.

2019년 현대중공업이 한국조선해양으로 이름을 바꿔 중간지주사로 남고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법인이 지금의 현대중공업이다.

NH투자증권은 이 외에도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일렉트릭 등 현대중공업그룹의 계열사 회사채 발행과 유상증자에 주관사로 참여하며 돈독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가 2018년 기업공개를 추진하면서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둔 것도 NH투자증권이 기대를 품어볼 만한 요인이다. 

비록 현대오일뱅크가 기업공개 대신 상장 전 지분매각을 선택하면서 아직 기업공개를 마무리하지는 않았지만 NH투자증권을 향한 신뢰가 잘 드러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기업공개 주관사 선정은 온전히 발행사의 몫”이라며 “현대오일뱅크의 경우도 기업공개를 다시 추진할 때 앞서 선정한 주관사가 유지될 수도 있고 바뀔 수도 있다”고 말을 아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안에 기업공개를 마무리해 1조 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26일 밝혔다.

기업공개시장에서 강자로 꼽히는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등 이른바 빅3가 모두 현대중공업 주관사를 차지하기 위해 전력을 다 할 가능성이 높다. 

빅3 모두 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 주관사단에 합류하지 못한 데 따라 이를 만회하기 위해 대어급 실적을 추가해야하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 외에도 수조 원대 공모규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카카오뱅크도 따내지 못했다. 크래프톤은 공동주관사에 이름을 올리는 데 그쳤다.

2019년과 2020년 상장주관실적 1위와 2위에 오른 NH투자증권으로서는 자존심 회복을 위해 대어급 주관실적을 추가하는 것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보통 조 단위 공모규모의 대어급 기업공개는 1년 이상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진행되는 만큼 올해 추진되는 대규모 기업공개는 대부분 지난해 혹은 그 전에 이미 상장계획을 발표하고 주관사 선정까지 마쳤다.

NH투자증권이 올해 주관실적에 보탬이 될 만한 대규모 주관실적을 추가할 수 있는 길도 마땅치 않은 것이다.

현대중공업이 기업공개를 추진한다는 말조차 시장에 나돌지 않았던 만큼 NH투자증권으로서는 갑작스런 대어급의 등장이 반가울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LG화학 배터리사업부를 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기업가치가 10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만큼 공모규모만 수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기업공개가 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도 기업가치 20조~40조 원가량으로 평가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KB증권과 모건스탠리를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크래프톤은 미래에셋 대우가, 카카오뱅크는 KB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가 대표주관을 맡는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