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진 KCC 대표이사 회장이 실리콘사업을 전면적으로 정비해 코로나19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

12일 KCC와 건설자재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정 회장은 코로나19가 멀지 않은 시점에 안정화될 것으로 바라보고 한발 앞서 실리콘사업의 수직계열화로 효율을 높여 그동안의 부진을 털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오늘Who]  KCC 실리콘사업 전열정비, 정몽진 코로나19 이후 바라봐

정몽진 KCC 대표이사 회장.


정 회장은 실리콘을 KCC의 미래 신사업으로 삼고 글로벌 3위권 실리콘기업 모멘티브를 인수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넣었지만 인수 뒤 부채가 늘어나고 코로나19 등으로 모멘티브는 영업손실을 내고 있어 타개책 마련이 절실했다.

KCC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기준으로 실리콘부문에서 매출 2조6990억 원, 영업손실 18억 원을 냈다.

2019년 3분기까지 누적실적과 비교했을 때 매출(2325억 원)은 10배 넘게 커졌지만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했다.

2020년 상반기(매출 1조 8255억 원, 영업이익 145억 원)와 비교해도 수익성은 악화됐다.

KCC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북미, 유럽의 실리콘 관련 시장이 위축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최근 코로나19와 관련해 미국과 영국 등에서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고 치료제 개발도 막바지 단계에 들어서고 있는 점을 고려해 앞으로 실리콘시장의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시장 조사회사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글로벌 실리콘시장은 2020년 140억 달러에서 2025년 233억 달러까지 연평균 10.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 회장은 '2020 KCC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모멘티브 인수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 창출에 성공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첨단소재기업'이라는 회사의 정체성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하는 등 실리콘사업을 KCC의 미래 먹거리로 잡고 있다.

실리콘은 의료, 제약, 화장품, 건축, 자동차, 전기전자, 우주, 항공산업 등에 쓰여 응용제품만 5천여 가지 정도로 쓰임새가 많다.

특히 최근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전기차배터리의 소재로도 쓰이는 만큼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KCC는 7일 실리콘부문 계열사들을 전부 미국 실리콘계열사인 모멘티브퍼포먼스머터리얼스(모멘티브)에 매각했다. 

따로 떨어져 있던 실리콘부문들을 모멘티브아래로 모두 모아 사업의 효율 높이겠다는 것이다.

모멘티브에 매각되는 회사는 KCC실리콘과 영국 실리콘 자회사인 KCC바실돈, KCC 중국 광저우 법인의 실리콘사업부 등이다.

KCC는 매각대금을 모멘티브를 지배하고 있는 MOM홀딩스의 유상증자에 출자해 MOM홀딩스 지분율을 ‘50%+1주’에서 60%까지 높이게 됐다. 

실리콘부문의 수직계열화가 마무리되면 각종 비용이 줄고 원가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과 판매망 공유를 통한 시너지도 기대된다.

KCC 관계자는 실리콘부문의 구조개선을 놓고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실리콘부문의 전문성을 높이고 경영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모멘티브가 실리콘부문에서 경험이 많은 만큼 연구소 등 각종 조직통합은 모멘티브의 결정 아래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