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미국 GM에 전기차배터리를 더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으나 니콜라 사기 논란으로 기대를 접어야 할 수도 있다.

14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GM이 투자한 니콜라가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는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LG화학, 니콜라 사기 논란에 GM에 배터리 추가공급 기대 품기 어려워

▲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미국 증권소송 전문로펌 로젠은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친 니콜라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하겠다며 소송인단 모집에 들어갔다.  

LG화학은 GM이 8일 니콜라를 전기차배터리의 신규 수요처로 확보하자 GM과 공동 개발하는 얼티엄 배터리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GM은 니콜라의 수소·전기 픽업트럭 ‘배저’를 설계, 제조해주는 대가로 약 20억 달러(2조4천억 원가량) 가치의 니콜라 지분을 얻었다. 니콜라는 ‘배저’의 판매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하면서 ‘배저’ 브랜드를 보유하기로 했다.

LG화학에 따르면 GM은 니콜라 배저를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한 수소트럭과 전기차배터리를 사용한 전기트럭 등 2종류로 개발하기로 했다.  

LG화학은 2009년부터 GM에 전기차배터리를 단독 공급하고 있는데 2022년 생산 예정인 니콜라의 전기트럭 배저에도 공동생산하는 얼티엄 배터리가 들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얼티엄 배터리는 GM의 차세대 전기차용 2차전지로 2021년부터 GM의 전기차 생산 플랫폼 BEV3에 적용된다. 

LG화학은 얼티엄 배터리의 생산을 담당하며 양극재에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기술을, 음극재에 실리콘계 첨가물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NCM622 배터리보다 니켈 비중을 늘리고 코발트 비중을 줄이며 알루미늄을 새로 추가해 가격은 낮아지고 주행거리는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LG화학은 배저 전기배터리 수요가 늘어나는 기대감을 키우다 이번에 니콜라의 사기 논란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LG화학은 GM과 협력관계이고 니콜라와 직접 거래관계를 맺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니콜라가 사기로 밝혀지더라도 잃을 것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단지 GM이 니콜라를 신규 수요처로 확보한 만큼 니콜라가 잘되면 수혜를 입을 수 있었는데 이번 논란으로 무산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GM의 전기차 개발 의지가 크다는 점은 GM에 전기차배터리를 공급하는 LG화학이 계속 기대감을 품게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GM은 앞서 3일 일본 완성차회사 혼다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플랫폼과 엔진 등을 공유하고 부품을 공동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자동차업계는 이와 관련해 GM이 내연기관 엔진과 플랫폼 자체 개발은 혼다에게 맡기고 GM은 전기차배터리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라고 풀이한다. 

GM은 실제 앞으로도 LG화학과 함께 전기차배터리를 개발하고 생산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스티븐 키퍼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대표는 3일 온라인 ‘캐딜락 글로벌 미디어 로드쇼’에서 “LG화학과 오랫동안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은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저렴하고 효율적 배터리셀을 생산하게 됐다”며 “배터리 생산에서 탑재, 교체, 재활용, 폐기까지 배터리 수명주기 전체를 아우르는 비즈니스를 개발하는 데도 LG화학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