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KDB산업은행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의 한진중공업 인수 가능성에 관심을 쏟게 됐다.

한진중공업은 부산 영도조선소 등 개발 가치가 높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가 인수에 성공하면 대우건설이 개발사업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KDB인베스트먼트가 한진중공업 인수할까, 대우건설 수혜 가능성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8일 KDB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한진중공업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KDB산업은행 등 한진중공업 채권단은 공개매각을 통해 올해 안에 한진중공업 지분 83.45%를 넘길 새 주인을 찾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KDB인베스트먼트 고위 관계자는 “공개매각에서 우리가 한진중공업 인수전의 마중물 역할을 맡는 것”이라며 “다른 원매자와 손을 잡는 등 여러 방식으로 한진중공업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KDB인베스트먼트의 한진중공업 인수 여부에 큰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 

한진중공업 핵심자산인 부산 영도조선소는 연면적이 26만㎡에 이르러 상업지로 용도변경이 이뤄지면 대규모 개발이익을 거둘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부산 영도조선소는 건너편에서 대규모 업무지구를 조성하는 부산 북항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 주상복합시설 등이 들어서면 사업성이 우수할 것으로 분석된다.

KDB인베스트먼트가 한진중공업 인수에 성공한다면 영도조선소 개발 기회는 자회사인 대우건설에게 주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KDB인베스트먼트는 한진중공업 인수를 통해 대우건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인수전 참여에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진중공업이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배를 만들고 있지만 부지 용도변경만 이뤄진다면 새 주인이 누가 되든 이 자리에서 조선업을 이어갈 가능성은 낮다고 부동산개발업계는 보고 있다.  

상업지 용도변경이 이뤄진 부산 영도조선소는 땅값만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한진중공업 지분의 예상 매각가 4천억~5천억 원 수준을 크게 웃도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 사업구조가 이미 조선보다 건설에 치우쳐 있다는 점도 향후 영도조선소 부지 매각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한진중공업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조선부문 매출비중은 30.8%(5011억 원)인 반면 건설부문 매출비중은 53.2%(8330억 원)에 이른다.

조선부문은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매출비중이 50% 가까이 됐지만 2년 사이에 매출이 크게 낮아지며 한진중공업 주력사업 지위를 건설부문에 내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은 ‘해모로’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별도로 운영하며 시공능력평가 46위에 올라있는 회사”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조선사라기보다는 건설사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대우건설은 최근 부동산 개발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대규모인 영도조선소 부지를 개발할 역량은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7월 신사업추진본부를 만들면서 개발사업팀을 별도로 뒀다. 

대우건설 개발사업팀은 지난해 10월 수원 망포동 일대의 농어촌공사 부지 10만㎡를 5744억 원에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부산 범일동 한진 물류센터 부지 개발사업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대우건설은 KDB인베스트먼트의 한진중공업 인수와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가 추진하는 한진중공업 인수에 관해 알고 있는 것이 없다”면서도 “인수가 이뤄지고 사업이 구체화된다면 대우건설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