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상반기 비은행부문 강화에 성과를 거뒀지만 보완해야 할 약점도 드러났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순이익 1위 경쟁을 지켜보는 처지에서 벗어나려면 보험계열사의 성장이 절실하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비은행 대약진, 보험계열사 더딘 성장은 아쉬워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16일 금융지주 상반기 실적발표 자료를 종합하면 은행과 증권사 실적만 고려했을 때 하나금융지주가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상반기 하나은행(1조620억 원)과 하나금융투자(1725억 원)의 순이익을 더하면 1조2345억 원이다.

KB국민은행(1조2573억 원)과 KB증권(1288억 원)의 순이익을 합하면 1조3861억 원, 신한은행(1조1407억 원)과 신한금융투자(571억 원)의 순이익을 더하면 1조1978억 원이다.

올해 코로나19와 사모펀드 관련 충당금 적립이라는 비경상적 요인이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핵심 계열사인 은행과 증권사만 놓고보면 하나금융지주가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와 견줄만 하다.

김 회장은 2025년까지 비은행부문 비중을 3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는데 상반기 30.3%를 보이며 목표를 달성했다.

하나은행의 실적 감소 없이 하나금융투자, 하나캐피탈 등 비은행계열사의 실적이 크게 늘면서 비은행부문 비중을 늘렸다는 점에서 비은행부문 강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회장이 비은행부문 강화와 관련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은행과 증권사 실적만 놓고 보면 하나금융지주가 신한금융지주보다 앞선 모습을 보였지만 보험사와 카드사의 실적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하나생명은 상반기 순이익 233억 원 거뒀다.

신한생명(916억 원)과 오렌지라이프(1375억 원), KB손해보험(1438억 원)과 KB생명(118억 원)의 순이익 규모와 비교하면 하나금융지주가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와 순이익 경쟁을 벌이려면 보험계열사를 키울 필요가 있다.

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만큼 보험계열사부문에서 실적 차이는 더 벌어질 수 있다.

김 회장도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해 올해 6월 하나손해보험을 출범시켰지만 실적에 보탬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라이나생명 등 생명보험사 매각설이 나올 때마다 하나금융지주가 인수후보로 거명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카드사 실적에서도 차이를 보이지만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밀린 뒤 마땅한 인수합병 매물은 없다.

올해 상반기 신한카드는 순이익 3025억 원, KB국민카드는 1461억 원, 하나카드는 653억 원을 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7월23일 실적발표회에서 “단순히 외형 성장을 위한 인수합병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디지털, 글로벌에서 확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