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이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3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내기 위해 어떤 홍보전략을 펼칠까?

현대건설이 입찰내용을 공개하며 먼저 행동에 나서면서 대림산업과 GS건설이 이에 대응해 적극적 홍보전략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현대건설 한남3구역 수주전 치고나가, 대림산업 GS건설 대응 주목

▲ (왼쪽부터)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배원복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이사,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20일 건설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한남3구역 수주전에 뛰어든 회사 가운데 최초로 입찰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것을 놓고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전통적으로 홍보나 마케팅에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데 한남3구역 수주전 만큼은 다르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건설 종가’라는 자부심이 있어 홍보나 마케팅에서도 신중하고 절제된 움직임을 보이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관례를 꺠고 선제적으로 홍보에 나섰다는 것은 한남3구역 수주전에서 꼭 승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수 있다”고 바라봤다. 

현대건설은 공식적으로 19일 언론을 통해 공개한 입찰내용이 홍보 목적은 아니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입찰내용과 관련해 언론 문의가 많아 이를 설명하기 위한 공식자료를 만들어 배포한 것이므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정해진 개별홍보 관련 사항을 위반하지도 않는다고 봤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개별홍보를 조합원 개별접촉 등으로 정하고 있다”며 “법무팀 사전 검토를 거쳐 입찰내용 공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림건설과 GS건설은 현대건설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대림산업과 GS건설은 6월4일로 예정된 조합 합동설명회까지는 입찰 제안내용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남3구역 재건축 조합은 1차 입찰을 무효화한 원인 가운데 하나인 홍보과열을 막기 위해 전단지 1부, 합동설명회, 홍보관 운영을 통해서만 건설사들이 홍보를 펼치도록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홍보와 관련해 후속 움직임을 보인다면 대림산업과 GS건설이 적극적 홍보전략을 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선이 업계에서 나온다. 

6월21일 시공사 선정총회까지 시간이 많지 않은 데다 한남3구역 수주전의 1차 입찰무효로 시공사들이 파격적 추가 제안을 할 수 없어 홍보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이 이번에 내놓은 한남3구역 입찰 제안서는 고분양가 보장이나 임대주택 제로 등 파격적 공약이 빠져 3사가 모두 엇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림산업은 1조8800억 원, GS건설은 1조6500억 원 규모의 공사비를 제안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건설이 1조7377억 원을 공사비로 제안한 점을 살피면 공사비 차이는 최대 2천억 원 수준인데 수주전 승패를 가를만 한 결정적 차이는 아니라는 시선이 많다.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대림산업의 아크로, GS건설의 자이 등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아파트 브랜드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홍보전략이 시공사 선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한남하이츠 재건축 수주전에서 나타났던 흐름이 한남3구역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올해 초 결과가 나온 한남하이츠 재건축 수주전은 GS건설이 승리를 거뒀는데 막판 적극적 홍보전략이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한남하이츠 재건축 수주전은 GS건설이 막판 부동산중개소를 중심으로 한 홍보전략으로 조합원 표심을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 초 옥수동과 한남동 일대 부동산중개소를 방문했을 때 주차안내 간판이 모두 GS건설에서 제공한 것으로 바뀌어 있었을 정도”라고 말했다.  

다만 대림산업과 GS건설은 적극적 홍보전략으로 전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조합이 제안한 지침을 지키기 위해 별도의 보도자료 등으로 홍보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고 GS건설 관계자도 “합동설명회까지는 일단 기다리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