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지수(인덱스)사업을 통해 새 수익원 확보를 꾀하고 있다.

아직 새로운 지수를 개발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새 지수를 기초지수로 상장지수펀드(ETF) 등 상품화로 이어진다면 수수료수익 등을 거둘 수 있다.
 
정영채, 상장지수펀드 급성장에서 NH투자증권 새 수익원 찾기 공들여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26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지수사업에 뛰어들어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는 새로운 지수를 개발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 2곳이 지수사업을 과점하고 있기 때문에 후발주자인 NH투자증권이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지수를 개발해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지주회사지수와 강남아파트지수 등을 개발하고 있는 것도 기존 상장지수펀드의 대부분이 코스피200 등 주가지수를 기초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다양한 지수들이 개발돼 상품화로 이어지고 있다.

펀드회사 디렉션(Direxion)은 독일계 지수 개발사 솔랙티브에서 제공하는 원격근무지수를 기초로 한 상장지수펀드 준비하고 있다.

정 사장은 ‘iSelect K-리츠 TR(토탈리턴)’ 지수를 추종하는 금융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iSelect K-리츠, iSelect K-강소기업 등 지수 개발을 통해 이 지수를 추종하는 여러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이 지수사업에 힘을 실고 있는 것은 상장지수펀드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국내 상장지수펀드 순자산 총액은 50조 원을 넘어섰다. 2002년 상장지수펀드가 첫 선을 보일 당시 3444억 원보다 150배 이상 증가했다.

상장지수펀드 규모가 크게 증가했지만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된다.

2019년 말 기준 주식시장 시가총액 대비 국내 상장지수펀드시장의 순자산 총액 비율이 2.8%로 미국 11.7%, 독일 11.3% 등과 비교해 낮기 때문이다.

상장지수펀드의 기초지수를 개발하면 라이선스와 데이터 사용료 등을 얻고 자산배분, 리스크 관리전략 자문 등 투자컨설팅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해외에서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지수 등 민간회사가 개발한 지수를 기초로 한 금융상품이 보편화됐다.

지난해 5월 금융위원회는 파생상품시장 활성화를 위해 증권사가 지수를 직접 개발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줬다.

기존에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원하는 지수를 한국거래소에 요청하면 위탁, 개발하는 방식이었다.  

정 사장은 지난해 9월 인덱스 사업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발빠르게 지수사업에 진출했다. 태스크포스 운영기간은 원래 2019년 12월까지였지만 2020년 6월까지로 늘렸다.

지난해 11월 iSelect K-리츠 PR 지수를 시작으로 iSelect K-리츠 TR 지수, iSelect K-강소기업 지수 등 3개 지수를 연이어 선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