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가 대한항공 신용등급을 현재 상태로 유지하면서도 등급하향 검토대상(워치리스트)에 올렸다.

코로나19가 글로벌로 확산되면서 항공수요가 급감해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차입금 상환 등 유동성 관리부담도 커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국신용평가 대한항공 신용등급 하향 검토, "코로나19로 수익 악화"

▲ 대한항공 항공기. <대한항공>


한국신용평가는 수시평가를 통해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고 등급하향 검토대상에 등록했다고 12일 밝혔다.

한국신용평가는 “국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대한항공의 수익 및 이익 창출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단기간에 항공수요 및 수익성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던 1월 말과 2월 초에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을 위주로 항공수요가 줄었지만 2월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110여 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항공기 운항노선이 크게 감소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대한항공은 다수 노선의 운항이 중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감가상각비 등 대규모 고정비가 발생하면서 이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세계적 전염병 대유행에 따라 항공수요 정상화는 상당기간 지연될 수 있으며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라 2019년부터 나타난 여객 수요 성장 둔화와 화물수요 부진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계속되면 영업 기초체력도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항공은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차입금 상환 등 유동성을 관리하는 데에도 애를 먹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신용평가는 “대한항공이 미래에 발생할 항공운임 채권을 기초 자산으로 발행한 유동화 증권(ABS)은 채권 회수액이 감소하는 만큼 가지급 중단, 자산 추가 신탁, 조기 지급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단기에 유동성 위험이 커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현재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영업현금 흐름의 상당액이 차입금 원리금 상환에 먼저 사용될 수 있다”고 봤다.

차입금 만기구조가 짧아지는 것과 동시에 항공기 리스료, 이자비용 등 고정적으로 지출해야하는 현금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한국신용평가는 예상했다.

한국신용평가는 “국내외 코로나19 확산 추세와 항공운송 수요 정상화 여부 및 시점, 유동화 차입금 관련 회사의 대응, 비영업 자산 등을 활용한 재무구조 개선 여부 등을 살펴볼 것”이라며 “이런 요인이 회사 영업과 재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