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로나19에 따른 반도체업황 불확실성에도 실적이 회복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

D램 등 메모리반도체는 코로나19 사태에도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향후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날 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증가폭이 더욱 클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코로나19 확산에도 실적회복 시장 기대는 유효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10일 주가 동향을 분석하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글로벌 반도체업체들의 주가는 큰 타격을 받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종가 기준으로 인텔 주가는 한 달 전보다 23%, 퀄컴 주가는 16.9%, 마이크론 주가는 19.2%, 도시바 주가는 26.8% 하락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는 9.2%, SK하이닉스 주가는 12.0% 하락하는 데 그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력으로 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사업이 코로나19의 영향을 적게 받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의 2020년 2월 휴대전화 출하량은 1년 전과 비교해 56.0% 감소했다. 부품업계 전반에 충격을 줄 정도로 큰 수급 차질을 빚어지고 있지만 오히려 메모리반도체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가격의 기준이 되는 DDR4 8Gb 제품의 현물 가격은 1달 전보다 4.98% 올랐다. 낸드 MLC 64Gb 제품 현물 가격도 1.76% 상승했다.

특히 D램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는데 모바일용 D램 수요가 부진한 것 이상으로 서버용 D램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모바일 단기 수요 부진은 불가피하다”면서도 “미국 데이터센터 고객 중심으로 서버 수요가 견조하다”고 분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서버 D램 주문이 기존 예상을 크게 웃돌아 수요가 공급을 20% 이상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북미 데이터센터업체에서 중국 데이터센터업체로 서버 D램 주문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원격근무가 늘어나면서 클라우드 수요가 증가한 것도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서버용 D램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요는 늘었으나 공급이 제한적이라는 점은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2020년 하반기 공급 부족을 우려한 고객사들이 메모리반도체 재고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2019년 업황 부진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 생산라인을 전환하는 등 공급을 보수적으로 조절하고 있다. 2020년에도 메모리반도체 공급 증가율은 수요 증가율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모리업체들은 공급을 조절할 충분한 힘이 있다”며 “반도체 수요에 탄력적으로 공급을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향후 코로나19 사태의 전개양상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반도체 수요 성장률(빗그로스)과 D램 가격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도연 연구원은 하반기에 IT업종의 수요가 회복되지만 기존 전망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기본(Base) 시나리오, 하반기 수요가 원래대로 회복되는 최고(Best) 시나리오, 수요 부진이 장기화해 하반기에도 회복되지 않는 최악(Worst)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2020년 D램 수요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13%, 최고의 시나리오에서 1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낸드 수요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25%, 최고의 시나리오에서 3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D램 가격은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3분기와 4분기 모두 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고의 시나리오에서는 3분기에 15%, 4분기에 10% 상승이 기대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