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프레시웨이가 국내 외식업계에 불어오는 ‘공유경제’ 바람에 힘입어 외식시장 식자재유통부문의 점유율을 높일 기회를 맞고 있다. 

30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CJ프레시웨이는 공유주방시대의 최고 수혜자가 될 기업으로 꼽힌다.
 
CJ프레시웨이, '공유주방' 바람 타고 식자재유통사업 확대할 기회잡아

문종석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


김정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CJ프레시웨이는 공유주방 관련 일부 중소기업과 거래를 하고 있는데 이는 새로운 거래채널이 생긴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며 “CJ프레시웨이는 전국 23곳에 중대형 물류시설을 확보하고 있어 공유주방 인프라가 확대되면 공유주방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공유주방은 주방설비와 기기가 갖춰진 공간을 여러 외식사업자들이 대여해 쓰는 방식이다.

최근 외식업계에서 온라인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공유주방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은 음식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이 발달하고 온라인을 통한 식품 소비 비중이 늘어나면서 공유주방이 자리잡기 좋은 환경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사업규모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식자재유통업계 1위 기업으로 꼽힌다.

CJ그룹의 주요 식품계열사인 CJ제일제당, CJ푸드빌 등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고 자회사 프레시원을 통해 전국 주요 거점에 식자재유통 네트워크도 갖추고 있다.

식자재유통사업이 전체 매출의 80%가 넘는 주력사업인 만큼 물류센터 증설과 식자재 전처리, 제조업체 등을 인수하거나 설립하면서 사업의 크기도 지속적으로 키워가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유통부문 매출이 2016년 2조 원을 넘어선 뒤 2017년 2조1190억 원, 2018년 2조3752억 원을 보였다. 2019년에는 식자재유통부문에서 매출 2조4975억 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국내 식자재유통시장에서 CJ프레시웨이를 포함한 대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아직 10%에 불과하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용(B2B) 식자재유통시장 규모는 47조 원가량으로 추정되는데 여전히 중소 식자재 상인들 혹은 각 지역에 있는 식자재마트 등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외식산업은 독립된 외식업체가 난립하는 구조여서 대기업의 식자재유통영업에도 한계가 있다. 기존 외상거래 관계와 거미줄 같은 공급망을 뚫기가 쉽지 않다.

또 외식업체의 종류가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등으로 상당히 다양하게 나눠져 있어 개별 상품군의 종류가 많고 중소 식자재 상인들이 낮은 품질의 상품을 싼 가격에 공급하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사례도 많다.

이런 시장상황에서 공유주방산업의 발달은 CJ프레시웨이가 소규모 영세 외식사업자나 창업자들을 거래처로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될 수 있다.

최근 한국의 공유주방 스타트업들은 단순히 주방설비와 공간을 제공하는 데서 나아가 식자재유통사를 연결해 주거나 브랜드 컨설팅까지 지원해주는 등 그 역할을 늘려가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이런 공유주방기업을 거래처로 확보하는 방식으로 그 공유주방을 사용하는 다양한 외식사업자를 고객으로 끌어올 수 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아직 규모가 크진 않지만 식자재 납품 거래처 가운데 공유주방, 배달전문점 등에 식자재를 대는 사례들이 소폭 증가하고 있다”며 “공유주방은 여러 외식 브랜드가 주방을 같이 쓰다 보니 구매 효율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2015년 10월 공유주방 스타트업 심플프로젝트컴퍼니가 ‘위쿡’을 연 뒤 배민키친, 먼슬리키친, 심플키친 등 다양한 공유주방 사업이 등장했고 서울 만남의 광장, 경기도 안성 휴게소 등에서도 공유주방이 운영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가 신청한 휴게소 공유주방사업은 2019년 4월 규제특례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식품분야 최초의 규제 샌드박스 대상이 됐다.

심플프로젝트컴퍼니의 공유주방 시범사업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신기술 서비스 심의위원회 최종심사를 통과해 한 주방에 여러 사업자 등록이 가능하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