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2020년에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채권 발행 주관에 속도를 내 국내 채권시장 ‘선두주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은행권을 중심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채권의 발행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 '환경 사회 지배구조'채권 발행 속도내 선두주자 유지에 의욕

▲ 박정림 KB증권 사장과 김성현 KB증권 사장.


신한금융그룹, KB금융그룹 등 국내 은행계열 지주회사들이 잇따라 기후, 친환경과 관련한 캠페인을 벌이는 등 지속적 관심으로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ESG채권 중소기업 지원, 취약계층 지원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발행되는 소셜 본드와 친환경·신재생에너지 등 녹색산업과 관련된 채권을 포함한다. 

신한금융그룹은 2019년 12월20일 국내 기업 최초로 '그룹 기후변화 대응원칙'을 선포했다. KB금융그룹 역시 지난해 12월 소셜벤처와 함께하는 ‘친환경캠페인 선포식’을 개최했다.

최근 은행권에서 ‘파생결합상품(DLF) 사태’로 금융소비자 보호를 놓고 목소리가 나온 데 따라 올해도 국내 은행권에서 지속가능채권 발행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여러 차례 제재를 받은 만큼 은행들이 환경이나 지배구조 등 사회공헌활동에 집중해 신뢰를 회복하는 데 힘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지속가능채권 발행 분위기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은 편이라 은행권에서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KB증권이 그동안 쌓아온 친환경채권 발행 주관실적을 기반 삼아 올해도 국내 채권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맞을 수 있다.

KB증권은 그동안 국내 채권시장순위에서 주관실적 기준 ‘부동의 1위’를 차지해왔는데 최근 새롭게 성장하는 분야인 ESG채권부문에서도 역량을 강화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ESG채권부문에서는 지난해 10월 GS칼텍스가 발행하는 1300억 원 규모의 그린본드의 단독 주관사를 맡았고 3천억 원 규모의 한국수력원자력공사 소셜본드와 SK에너지 그린본드(5천억 원) 등에서도 대표 주관사로 선정되는 등 착실히 성과를 쌓았다.

그 결과 지난해 말 KB증권은 턱밑까지 추격해온 NH투자증권을 물리치고 국내 채권발행시장 점유율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블룸버그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증권은 채권자본시장에서 점유율 24.6%를 차지해 2018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다만 SK증권과 미래에셋대우 등 다른 증권사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KB증권이 마냥 안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K증권은 지난해 신한카드가 발행하는 1천억 원 규모 사회적채권의 주관을 맡았고 산업은행이 국내에서 최초로 발행한 녹색채권의 인수 주관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미래에셋대우 지난해 한국전력공사가 발행한 지속가능본드의 주관을 맡았다.

KB증권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도 환경이나 지배구조, 사회 등을 중점으로 두는 경영방식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다”며 “올해도 이 분야와 관련한 채권 발행 주관사업에 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