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쓰리시스템과 에이치엔티가 정부의 자율주행차 안전기준 제정에 따라 자율주행차 관련 신사업 확대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6일 증권업계와 기업신용평가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운전자가 손 떼도 달리는' 자율주행차 레벨3 수준의 안전기준을 정부가 도입하는 등 자율주행차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며 관련 업계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쓰리시스템 에이치엔티, 자율주행 안전기준 제정에 사업확대 탄력

▲ 정한 아이쓰리시스템 대표이사.


코스닥에 상장된 아이쓰리시스템과 에이치엔티는 자율주행차 산업과 관련해 앞선 기술력을 보유해 자율주행차가 완전자율주행으로 나아갈수록 혜택을 볼 기업으로 꼽힌다.

아이쓰리시스템은 1998년 설립된 적외선 영상센서 전문기업으로 군수용 유도무기, 조준경 등에 주로 활용되는 센서를 공급해왔다. 적외선 영상센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율주행차 분야를 신사업으로 두고 있다.

아이쓰리시스템 관계자는 "4차산업의 진전으로 자동차 등 적외선 센서의 민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스마트 적외선 센서 등을 개발해 자율주행차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차량 플랫폼 기업인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미국 애리조나 주 시내 도로를 시속 64Km로 야간 주행하다 자전거를 끌고가는 여성 보행자에 충돌사고를 냈다. 

이에 야간주행을 위한 자율주행차의 적외선 센서 탑재에 관한 필요성은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어 아이쓰리시스템의 사업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쓰리시스템은 국내 유일의 적외선 센서업체로 글로벌 수준의 적외선 센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자율주행 등 차세대 자동차 기술에 적외선 센서 수요가 확대돼 2020년 실적을 개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이치엔티는 2008년 설립된 휴대폰 카메라 모듈 전문기업으로 2019년 10월 자율주행 솔루션 전문기업인 엠디이를 인수해 자율주행차 관련 신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노광철 한국기업데이터 선임전문위원은 “에이치엔티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사업에 더해 자율주행 전문기업을 인수하는 등 신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카메라 모듈사업을 하는 중국법인과 베트남 법인의 지분 가운데 51.05%를 매각하는 대신 신사업인 자율주행사업에 주력해 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엠디이는 자율주행차 실증사업과 자율주행 셔틀서비스 개발사업, 세종시 BRT(간선급행버스) 실증 및 연구개발 사업 등 국책과제에 참여하는 등 자율주행 관련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엠디이는 2019년 12월 서울시와 상암동 일대에서 완전주행차로 구분되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시연해 기술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5일 자율주행차가 안전하게 제작되고 상용화될 수 있도록 자율주행차 레벨3 수준의 안전기준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안전기준이 제정됨에 따라 2020년 7월부터는 자동차로유지기능(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차선을 유지하는 기능)이 탑재된 레벨3 자율주행차의 출시와 판매가 가능해진다.

지정된 작동 영역 안에서는 자율주행차의 책임 아래 손을 떼고도 지속적으로 차로 유지 자율주행이 가능해져 자율주행차 산업 육성에 필요한 기반이 확충됐다.

국토부는 국제 논의를 바탕으로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판단해 차로 변경을 수행하는 레벨3 자동 차로변경 기능도 단계적으로 도입하려는 계획도 세웠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에 도입된 자율 주행차 안전기준을 기반으로 국제 안전기준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한국이 자율주행차 국제기준을 선도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는 자율주행 기능에 따라 부분 자율주행차와 완전 자율주행차로 구분된다. 

국토부는 자율주행차를 레벨 1~2는 ‘운전자 지원 기능’이 탑재된 차량으로 보고 그 이상인 레벨3를 ‘부분 자율주행’, 레벨4를 ‘조건부 완전 자율주행’, 레벨5를 ‘완전 자율주행’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부분 자율주행에 속하는 레벨1부터 레벨3은 운전자의 편의나 자동차 안전 측면에서 지원해 주는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으로 운전자의 통제가 일정부분 필요하다. 

연경수 나이스디앤비 전문위원은 “자율주행 기술을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정성에 관한 우려가 높아지며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고도화와 인공지능 자율주행에 필요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앞으로 경쟁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