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금융 플랫폼 토스가 카드사의 새로운 신규회원 확보채널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카드업황 악화로 카드사가 대면 발급보다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토스를 카드 발급채널로 선호함에 따라 토스가 국내 최대의 카드 판매영업점이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토스, 카드사 비용절감 분위기 타고 최대 카드발급 영업점으로 부상

▲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


12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에 따르면 토스는 카드사와 협력을 통해 토스에서 발급하면 혜택을 주는 카드의 종류를 늘릴 계획을 세워뒀다. 

토스는 KB국민카드, 현대카드, 삼성카드 등과 함께 토스에서 발급된 카드에 한해 파격적 현금 환급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토스KB국민카드’는 한 달 안에 10만 원 이상 결제하면 10만 원(현금 8만 원, 토스머니 2만 원)을, ‘현대카드제로 할인형’은 8만 원 이상 이용하면 8만 원을 각각 1회 돌려준다. 

이 카드들은 토스와 신용카드정보사이트 카드고릴라 등의 인기카드 순위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사람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토스는 비용 절감에 힘을 쏟고 있는 카드사의 최근 분위기 덕에 카드 발급량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등은 토스 카드 발급에 따른 현금혜택을 고객에게 제공하면서도 영업점에 속한 카드모집인을 이용하는 전통적 방식보다 30% 이상 발급 비용을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통적 방식은 카드사가 영업점 운영비 등을 보조해야 하는 데다 신규 발급당 15~17만 원에 이르는 수수료를 카드모집인에게 지급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 등은 토스에 일정 수수료를 지급하더라도 전통적 영업방식과 비교하면 신규 발급당 얻는 이익이 30% 이상 늘었을 것”이라며 “다른 카드사들도 이에 주목해 토스 등 대형 모바일금융 플랫폼과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는 최근 카드수수료 인하 등으로 영업환경이 나빠지자 대면 발급채널을 먼저 축소하는 대신 비대면 발급채널을 확대하려 하고 있는데 토스가 이 틈을 빠르게 파고 들고 있는 셈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 영업점은 상반기 말 기준으로 210개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31.8% 줄었다. 카드모집인도 3분기 말 기준으로 1만1760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3분기 말보다 14.5% 감소했다. 

토스가 당분간 공격적 카드 발급 마케팅을 펼 수 있다는 점도 토스의 카드 발급량이 더 늘어날 수 있는 이유로 꼽힌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카드사가 신용카드 회원을 모집할 때 오프라인에서는 연회비의 10%를, 온라인에서는 연회비의 100%를 넘어서는 혜택을 제공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하지만 토스는 전자금융업자로 카드사가 아니기 때문에 여신전문금융업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지금과 비슷한 수준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형평성에 문제가 있지만 지금 당장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모바일금융 플랫폼과 카드사의 공격적 마케팅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토스나 카카오페이 등이 국내 최대 카드 영업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스는 카드를 발급하는 업무를 넘어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출시도 결정하며 카드업계 전반으로 영향력을 넓힐 준비를 하고 있다.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는 카드사와 제휴회사가 함께 출시하는 카드로 카드사 대신 제휴회사의 브랜드가 신용카드에 노출된다.

토스 관계자는 “하나카드와 PLCC를 내놓기로 결정했지만 출시 일정 등이나 상세 사항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