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몸값이 예상보다 더 높아질까?

KCGI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전략적투자자(SI)를 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후보들이 이번 기회를 넘기면 다시 기회를 잡기 어렵다고 보고 공격적으로 가격을 써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시아나항공 몸값 2조로 뛰나, 인수전 판도 변화로 가격에 시선집중

▲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이 7일 이뤄진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CGI는 전략적투자자가 누구인지를 놓고 말을 아끼고 있다. 본입찰이 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발언 하나하나에 관련 기업의 주가는 물론 아시아나항공 매각가격 등 본입찰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호텔신라, 대림그룹 등 다양한 기업들이 오르내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처음 공식화했을 때부터 이름이 오르내리던 SK그룹과 한화그룹 역시 다시 거명되고 있다.

이 밖에 한동안 관심 밖에 밀려있던 신세계그룹이나 CJ그룹 등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KCGI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KCGI가 전략적투자자와 손을 잡았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대기업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자금력과 경영능력을 모두 갖춘 대기업이 왜 굳이 KCGI와 손을 잡고 들어오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2파전 구도로 굳어지고 있던 상황에서 반전의 가능성이 어느 정도 열렸다는 점에서 인수후보들이 본입찰에 써낼 가격이 높아질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주체인 금호산업, 채권단인 KDB산업은행 등은 이번에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 방안이나 대주주 적격성 등의 정성적 요소도 평가한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누가 되느냐는 결국 가격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경그룹이 10년 동안 제주항공을 운영하고 1위 저비용항공사(LCC)로 키워낸 경험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이 애경그룹보다 일반적 경영능력 평가에서 뒤처질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애경그룹의 경험을 낮게 평가하는 건 아니지만 아시아나항공뿐 아니라 에어부산, 에어서울에도 경험을 갖춘 여러 실무 전문가들이 있기 때문에 항공사 운영경험이 없다는 점이 큰 약점은 되지 못한다”며 “평가 과정에서 절대적 요소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애경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에게는 이번 본입찰이 다시 오기 힘든 기회일 수도 있다.

이번에 유찰되면 채권단이 주도권을 쥐게 되면서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개매각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각이 이뤄지게 되면 아예 논의에 끼는 것부터가 힘들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둘 모두 2조 원대 이상을 써낼 것이란 시선도 일각에서 나온다.

6일 아시아나항공 종가(5600원) 기준 구주 인수대금은 3700억 원 수준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구주 인수와 별개로 적어도 8천억 원 이상의 유상증자가 이뤄져야 경영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은 7일 이뤄진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의 2파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KCGI가 전략적투자자와 손을 잡았다고 밝히면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