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철 한국자산신탁 대표이사 부회장이 차입형 토지신탁사업 부진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방어해야 하는 과제를 무겁게 안고 있다.

장기적으로 부동산신탁사업의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리츠사업 강화, 모회사 엠디엠그룹과 시너지, 도시정비사업 확대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김규철, 한국자산신탁 사업부진의 새 돌파구 찾기 위해 분주

▲ 김규철 한국자산신탁 대표이사 부회장.


9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자산신탁은 주력사업인 차입형 토지신탁사업 부진으로 2018년에 이어 2019년도 실적 후퇴가 예상된다.

한국자산신탁은 2019년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천억 원 가량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보다 26% 줄어드는 것으로 2017년과 비교하면 40% 가량 감소하는 것이다.

한국자산신탁은 미래 실적과 연결되는 신규수주 역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다. 한국자산신탁은 상반기 신규수주 645억 원을 올렸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9% 줄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자산신탁은 상반기 차입형 토지신탁사업의 신규수주가 43% 줄며 전체 수주 감소를 이끌었다”며 “한국자산신탁의 2018년 신규수주가 2017년의 절반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역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공사비 등의 사업비를 신탁사가 직접 조달하는 사업방식으로 자금부담이 큰 반면 신탁보수가 높다는 특징이 있다.

한국자산신탁은 수수료수익의 80%가량을 차입형 토지신탁사업에서 올리고 있는데 지방 분양경기 침체 등으로 관련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차입형 토지신탁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점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부동산신탁업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 등 3개 업체가 2년 뒤 차입형 토지신탁시장에 들어오면 경쟁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한국자산신탁은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는 2021년까지 고유의 성장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부동산신탁업은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 사업으로 2009년 이후 새로운 사업자의 진입 없이 부동산신탁회사 11개 체제가 이어져왔는데 앞으로 체제 변화가 예고된 것이다.

김규철 부회장은 어깨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김 부회장은 NH투자증권 상무 등을 지낸 투자업계 출신으로 2007년 부동산개발전문그룹인 엠디엠그룹에 합류했다.

문주현 엠디엠그룹 회장의 신뢰를 얻어 2012년부터 대표를 맡아 한국자산신탁을 이끌었는데 2017년 말 인사에서 그동안 한국자산신탁을 키운 공을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한국자산신탁은 2011년 엠디엠그룹에 편입된 뒤 연결기준 영업이익 2012년 184억 원에서 2017년 1668억 원으로 5년 사이 9배 넘게 늘었다.

리츠사업 강화, 모회사 엠디엠그룹과 시너지, 도시정비사업 확대 등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나온다.

한국자산신탁은 신규사업으로 기업형 민간 임대주택사업 등 리츠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정부가 부동산 간접투자 확대를 위해 리츠시장 육성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사업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

한국자산신탁은 엠디엠그룹을 통해 부동산신탁업계에서 유일하게 부동산개발사업의 수직계열화체제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부동산개발업체인 엠디엠과 엠디엠플러스, 부동산금융업체인 한국자산캐피탈과 한국자산에셋운용 등과 지속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셈이다.

도시정비사업도 빼놓을 수 없는 신규사업으로 꼽힌다.

한국자산신탁은 서울 강남권 최초로 신탁방식으로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서초구 방배삼호아파트 3차(12·13동) 재건축사업의 우선협상자 지위를 최근 확보했다.

부동산신탁사는 2016년 3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에 따라 도시정비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는데 한국자산신탁은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사업을 수주하는 등 경쟁력을 지속해서 넓혀가고 있다.

한국자산신탁 관계자는 “수주심의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기존 토지신탁사업의 경쟁력 회복에 힘쓰고 있다”며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도시정비사업과 기업형 민간 임대주택사업 등에도 더욱 힘을 싣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