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가 투자금융(IB)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기존의 경영방식을 탈바꿈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그동안 위탁매매(리테일) 중심의 보수적 영업방식을 고수했는데 최근 사업 다각화를 통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오늘Who] 장석훈, 삼성증권 보수적 경영 깨고 투자금융에도 공격적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16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삼성증권이 위탁매매사업 부진을 투자금융사업에서 어느 정도 만회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상반기 투자금융사업에서 영업수익 673억 원을 내 지난해 상반기보다 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위탁매매수수료와 금융상품 판매수익이 각각 40%, 36%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증권은 2분기 890억 원 규모의 웅진씽크빅 유상증자를 주관했고 셀리드, 압타바이오 등 바이오회사의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부터 투자금융사업에서 공격적으로 나섰는데 이에 힘입어 삼성증권의 사업 다각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상반기 기준 삼성증권은 투자금융 및 운용사업의 수익비중이 전체의 50%까지 올랐다. 지난해 말 기준 42%에서 8%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삼성증권은 그동안 상당히 보수적 영업태도를 보였는데 장 대표가 취임한 뒤로 공격적 영업기조를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 상반기 압타바이오 등 위험성과 수수료율이 모두 높은 바이오업종의 기업공개 주관을 활발히 진행했다. 9200억 원 규모의 프랑스 빌딩 크리스털파크의 인수계약을 따내거나 1054억 원 규모의 프랑스 르미에로오피스 빌딩에 지분을 투자하는 등 대규모 부동산투자도 추진했다. 

다만 해외 오피스빌딩 거래에 활발히 참여한 탓에 삼성증권의 우발채무 규모가 올해 1분기 말 기준 2조1704억 원으로 2014년(2800억 원)과 비교해 크게 오르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2013년 이후 투자금융 인력을 절반으로 줄이는 등 그동안 위험성이 높은 투자금융사업에서 몸을 사려왔다. 하지만 위탁매매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투자금융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또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았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삼성 금융계열사의 자율성이 높아지자 장 대표가 위험성 높은 투자금융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말도 나온다.

삼성증권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체제 아래에서 비금융 계열사 가운데 하나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기만 하면 됐지만 현재는 그룹 차원의 ‘관리기조’가 옅어지면서 실질적으로 계열사 역량을 드러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투자금융사업의 역량을 강화해 주력인 자산관리사업과 시너지효과를 내겠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투자금융사업에서 수익성이 좋은 거래를 많이 따내고 이를 바탕으로 양질의 상품을 구성해 기존 고객들에 우선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올해 초 경영계획을 발표하며 “자산관리와 투자금융 분야의 협업을 강화해 최적의 자산배분 전략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