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용 소재와 장비업체인 원익머트리얼즈와 에프에스티가 정부의 소재 및 장비산업 육성의지에 수혜를 볼 것으로 꼽힌다.

5일 증권업계와 기업신용평가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책으로 앞으로 7년동안 7조8천억 원을 투자하고 100개 기업을 지정해 글로벌 수준의 전문기업으로 육성하기로 하면서 원익머트리얼즈와 에프에스티 등 반도체 소재와 장비업체가 성장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익머트리얼즈 에프에스티, 정부 소재장비산업 육성에 성장 탄력받아

▲ 원익머트리얼즈 로고와 에프에스티 로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일본 수출규제 대응 관계장관회의에서 “플루오린 폴리아미드, 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등 수출제한 3대 품목을 포함해 주력산업과 차세대 신산업 공급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100개 전략적 핵심품목을 선정, 집중적으로 투자해 5년 내 공급안정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와 기업신용평가업계에서는 정부가 소재와 장비산업 육성정책에 속도를 내기로 하면서 원익머트리얼즈와 에프에스티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바라보고 있다.

원익머트리얼즈는 반도체용 특수가스 및 일반 산업용 가스의 충전, 제조, 정제사업을 하는 코스닥 상장업체다. 주요 고객회사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반도체, DB하이텍, 매그나칩반도체 등을 두고 있다. 

주력제품으로는 반도체와 올레드(OLED)제품 제작에 필요한 암모니아, 산화질소, 사소수화게르마늄, 디실란 등을 제조한다. 특히 암모니아, 황산, 질산과 같은 화학 관련 기초소재는 일본 의존도가 높아 국산화가 필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익머트리얼즈는 일본의 수출규제 이슈를 두고 정부의 소재 국산화 의지가 더욱 강해지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신용평가업계에서는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펠리클 및 칠러 개발 전문업체인 에프에스티도 정부정책과 맞물려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펠리클은 반도체회로를 빛으로 그리는 노광공정에서 반도체 설계 회로도를 이물질로부터 보호하는 얇은 막 형태의 소재를 말한다. 칠러는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웨이퍼나 주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공정효율을 개선하는 장비다.

에프에스티는 국내의 유일한 펠리클 제조업체로 국내시장 점유율 약 80%, 세계시장 점유율 약 20%를 차지하고 있어서 소재와 장비의 국산화정책에 따라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양예훈 나이스평가정보 선임연구원은 “에프에스티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내부적 대비책을 마련해 온 것으로 파악한다”며 “여기에 정부의 소재 장비산업을 향한 지원의지가 더해져 에프에스티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에프에스티 자회사의 반도체 제조와 관련한 장비의 국산화 노력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양 연구원은 “에프에스티의 자회사인 오로스테크놀로지는 미국의 반도체 공정제어 관련 업체가 독점하던 기술을 국산화해 웨이퍼 계측장비를 개발했다”며 “오로스테크놀로지는 2019년 말 또는 2020년 초에 상장을 계획하고 있어 에프에스티의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