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KT 가상현실 테마파크 '브라이트', 몸은 '격렬' 마음은 '만족'

▲ 2일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 위치한 가상현실 테마파크 브라이트 신촌점에서 플라잉젯을 체험하고 있는 기자들. < 비즈니스포스트 >

“꺄아아아!”

비명 소리가 가상현실(VR) 테마파크에 퍼졌다. 놀이동산에서나 들을 수 있는 고음의 비명이었다.

2일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오시리스타워에 있는 가상현실 테마파크 '브라이트(VRIGHT)' 신촌점에 들어서자 맞닥뜨릴 수 있는 풍경이다.

비명의 근원지는 가상현실 어트랙션(놀이기구) 가운데 하나인 플라잉젯에 탑승한 한 이용자들이다. 

KT는 최근 브라이트 신촌점을 새로 단장했다. 1년 동안 운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용자들에게 호응을 얻은 콘텐츠 위주로 가상현실 어트랙션을 개편하고 새 어트랙션을 추가했다. 

브라이트 신촌점은 2개 층으로 구성돼 있다. 오시리스타워 2층에는 플라잉젯, 자동차 레이싱, 다이내믹 시어터, 스페셜포스, 비트 세이버, 블랙뱃지시그널 등 6개의 어트랙션이 있다. 3층은 가상현실 스포츠게임인 하도 경기장과 1개의 어트랙션(건맨), 6개의 룸으로 이뤄졌다. 

◆ 플라잉젯, 하늘을 나는 '격한' 경험

아래층에 있는 어트랙션 가운데 관객들의 관심은 주로 비명의 근원지인 플라잉젯에 많이 쏠렸다. 

플라잉젯은 비행체를 타고 도시의 하늘을 날아다니는 체험을 할 수 있는 콘텐츠다. 심신 미약자와 음주자, 키가 150cm 미만인 사람은 이용이 제한된다.

가상현실 HMD(머리에 착용하는 디스플레이 단말기)를 쓰고 기다란 관처럼 생긴 빨간색 기기에 서 있는 자세로 콘텐츠를 즐기게 된다.

체험을 시작하니 화면에 한 가상도시가 펼쳐졌다. 가상도시를 감상할 새도 없이 갑자기 몸이 앞으로 기울어지며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물론 화면을 통해서다. 

현실에서는 몸이 전후좌우로 꽤나 격하게 흔들렸다. 한 바퀴를 돌아 뒤로 뒤집어지기도 했다. 비명이 절로 나왔다. 

떨어지지 않으려 손잡이를 꽉 잡고 비명을 참기 위해 입을 꾹 닫았다. 5분의 체험시간이 매우 길게 느껴졌다.

하늘을 난다는 것은 역시나 쉽지 않은 일이었음을 느끼며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들고 기기에서 내려왔다.  

평소 놀이기구를 즐기는 사람에겐 플라잉젯을 권할 만 하지만 놀이기구라면 질색하는 사람은 다른 어트랙션을 경험하는 편이 낫다고 느꼈다.
[현장] KT 가상현실 테마파크 '브라이트', 몸은 '격렬' 마음은 '만족'

▲ 2일 브라이트 신촌점에서 기자들이 스페셜포스를 체험하고 있다. 동작 인식도 가능해 앉아서 쏘라는 안내방송이 나오면 앉아서 쏴야한다. < 비즈니스포스트 >

◆ 인기 1위 슈팅게임 스페셜포스, 친구들과 함께 팀을 이뤄 즐길 수 있는 콘텐츠

다음으로 브라이트 신촌점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스페셜포스를 체험했다. 인기가 많기 때문에 매표소에서 미리 예약을 해야한다.

스페셜 포스는 4명이 팀을 이뤄 우주 괴물에게 침략당한 지구를 지키기 위해 괴물을 총으로 쏴야하는 슈팅게임이다. 

HMD을 착용하고 게임에 필요한 프로그램 본체 역할을 하는 기기가 담긴 가방을 맨 뒤 총을 받았다. 당연히 실제 총은 아니지만 총 모양의 기기를 받아들면 슈팅게임이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게임은 모두 3개의 라운드로 진행되며 라운드마다 플레이어의 점수에 따라 등수가 매겨진다. 

같은 팀을 꾸린 참가자 사이에 저마다 1등을 하고 싶어하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안내방송과 함께 게임이 시작되면 화면에는 영화에서 흔히 보던 우주 괴물들이 등장한다. 

등장하는 괴물을 향해 열심히 총을 쏘다 중간에 나타나는 십자가 모양의 아이템을 집으면 에너지가 채워진다. 에너지가 떨어지거나 큰 공격을 받으면 가끔 죽기도 하는데 30초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살아난다.

스페셜포스 콘텐츠는 이용자의 동작 움직임도 게임에 반영된다. 안내방송에 맞춰 알맞은 위치에 가서 서거나 자리에 앉아 괴물을 쏴야할 때도 있다. 커다란 주황색 박스가 등장하면 자리를 빨리 피해야한다.

체험하는 시간 15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플라잉젯의 격한 움직임을 경험한 뒤라 그런지 오히려 우려했던 것과 달리 무난히 즐길 수 있었다. 

특히 4명이 팀을 이뤄 함께 게임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 즐기기 좋은 콘텐츠다. 같은 팀이지만 경쟁구도로 진행되는 점도 재미를 배가시킨다. 
 
다만 화면 해상도가 생각보다는 떨어져 게임에 완전히 몰입하기 어려운 점은 아쉬운 요소였다. 스페셜포스의 해상도는 2160x1200다. FHD의 해상도가 1920x1080, 그보다 한단계 위인 QHD의 해상도가 2560x1440이다.

스페셜포스와 유사한 블랙뱃지시그널도 있다. 블랙뱃지시그널은 동굴 속을 조명으로 밝히며 괴물을 물리치는 슈팅 게임이다. 최대 4명이 함께 체험할 수 있다. 
[현장] KT 가상현실 테마파크 '브라이트', 몸은 '격렬' 마음은 '만족'

▲ 2일 브라이트 신촌점에서 기자가 격하게 움직이며 상대방에게 가상현실 장풍을 쏘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

◆ 가상현실 스포츠게임 하도, 열심히 뛰어야 이긴다

브라이트 신촌점 위층에는 가상현실 스포츠게임 하도 경기장이 마련돼 있다. 

하도는 2팀으로 나눠 상대팀에게 장풍을 쏘며 대결하는 스포츠게임이다. 최대 4명이 함께 체험할 수 있다. HMD와 함께 팔에 추가로 장치를 차야 한다.

지금까지 경험한 콘텐츠들은 HMD를 끼면 눈앞에 가상현실이 펼쳐졌지만 이번에는 상대편이 눈에 보였다. 

화면 아래에는 장풍을 쏠 수 있는 에너지 누적 정도와 방어막(쉴드) 개수가 떠 있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팔을 들고 있으면 장풍 에너지가 쌓이는데 에너지가 최대로 쌓이면 상대방에게 장풍을 5개까지 쏠 수 있다. 상대방의 공격은 방어막을 형성해 막을 수 있다. 방어막은 최대 3개까지 사용할 수 있다.

하도는 브라이트 신촌점의 어트랙션 가운데 가장 뛰어다니며 즐길 수 있는 콘텐츠다. 

브라이트 관계자는 하도가 아이들과 함께 가족 단위로 방문하는 이용자들에게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직접 경험해보니 한창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체험하기에 가장 좋은 콘텐츠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도 경기장 외에 위층에는 최대 4명이 들어갈 수 있는 싱글룸과 최대 8명을 수용할 수 있는 멀티룸이 있다. 이 안에서 제공되는 30개의 가상현실 콘텐츠 가운데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몇 개의 가상현실 콘텐츠를 즐기는 동안 2시간은 훌쩍 지나갔다. 하지만 체험이 너무 격했던 탓인지 다음날 까지도 근육통에 시달렸다.

KT는 2018년 3월 브라이트 신촌점의 문을 연 뒤 지금까지 6만 명이 넘는 이용자가 방문했으며 방문객 가운데 89% 정도가 이용 경험에 만족한다는 응답을 했다고 설명했다.

직접 체험을 해보니 만족도가 높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단순히 앉아서 즐기는 가상현실 콘텐츠가 아닌 직접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 콘텐츠가 많아 2시간가량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브라이트의 주된 이용층은 20~30대 커플과 가족이며 주말에는 방문자가 많아 꽤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고 브라이트 관계자는 말했다. 

KT는 이용자들이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요금제도 손봤다. 기존에는 어트랙션 이용횟수를 기준으로만 요금제를 책정했지만 개편을 통해 최대 3시간 이용이 가능한 2만5천 원짜리 프리패스 이용권을 추가했다.

기존처럼 어트랙션 이용횟수에 따른 이용권은 4천 원부터 1만5천 원까지 5가지 종류가 있으며 방 안에서 가상현실 콘텐츠를 1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룸 요금제도 1만 원과 1만5천 원짜리 2가지가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