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택배시장에서 점유율 하락으로 부담을 안고 있다. 택배운임을 올린데다 쿠팡의 성장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택배물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다 CJ대한통운이 택배 처리능력에서 여유를 확보만 만큼 물동량을 다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CJ대한통운, 택배운임 올린데다 쿠팡 로켓배송 성장해 택배사업 주춤

▲ 정태영 CJ대한통운 택배부문장 부사장.


28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육상물류시장에서 CJ대한통운의 물동량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약 18%의 물동량 증가율을 보여 왔다.

하지만 올해 1분기 CJ대한통운이 처리한 물동량은 지난해 1분기보다 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의 처리 물동량이 2분기부터는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2분기에도 증가율이 반등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의 택배시장 점유율 역시 하락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1분기 택배시장에서 47.1%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는 2018년 1분기보다 0.4%포인트, 2018년 연평균 점유율보다는 1.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처리 물동량 증가율 둔화는 올해 초부터 진행된 CJ대한통운의 택배운임 인상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은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택배운임 인상에 들어갔다. 기업 고객 대상 CJ대한통운의 택배비는 상자당 평균 100~200원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이 택배비를 인상하는 동안 경쟁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와 우체국은 오히려 물량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롯데택배와 우체국은 물량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택배시장의 가격 정상화 흐름에 역행했다”며 “CJ대한통운이 운임 인상 이후 물량 정상화까지 예상보다 긴 시간을 소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급성장하고 있는 쿠팡이 CJ대한통운의 물동량 증가세 둔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쿠팡이 직접 배송하는 ‘로켓배송’의 하루 배송량은 6월 기준 200만 상자다. 한 분기가 90일이라고 가정해서 계산하면 분기 당 1억8천만 상자를 배송하는 셈이다. 

SK증권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분기당 택배상자 처리량은 3억 상자 내외다. CJ대한통운이 택배시장의 5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것을 살피면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처리하는 물량은 전체 택배시장의 약 30% 정도에 이르는 것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출고량 상승세는 CJ대한통운에게 대단히 위협적”이라며 “택배시장의 물동량 숫자에 쿠팡에서 발생하는 물동량은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택배시장 물동량 성장률이 쿠팡의 성장에 반비례하며 중장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CJ대한통운의 물동량 증가세 둔화는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택배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되는 화물들은 이미 처리능력이 한계에 이른 경쟁 택배사들이 아니라 CJ대한통운에게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2018년 연말 CJ대한통운의 대전허브터미널 운영중단으로 CJ대한통운의 택배 처리량이 단기적으로 급감하자 경쟁사들이 늘어난 물량을 감당하지 못해 ‘택배대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거대 유통업체들의 새벽배송 등 신규 비즈니스 모델로 발생하는 물량들도 기존 택배사들의 배송망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처리능력이 현재 한계치에 가까운 경쟁사들과 달리 CJ대한통운은 아직 여유로운 상태이기 때문에 물량 레버리지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휠소터, 초대형 물류센터 등 CJ대한통운은 경쟁사보다 우월한 택배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택배시장이 성장하면 이런 점들이 CJ대한통운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