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의욕적으로 제3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추진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된 규제의 혁신 없이 사업 인가만을 추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늘Who] 최종구, 인터넷전문은행 '재도전' 길 터주기 쉽지 않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10일 금융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금융위원회는 7월 중으로 제3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추진 계획을 다시 내놓는다.

금융위는 10월에 예비인가 신청을 받은 뒤 12월 중으로 인가절차를 마무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상반기에 마무리된 제3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추진 절차와 비교하면 추진계획 공고 뒤 예비인가 신청 기간이 한 달 더 길어졌다.

상반기에는 1월에 추진계획 공고를 낸 뒤 3월에 예비인가 신청을 받았다.

예비인가를 신청하는 기업에 더 넉넉한 준비기간을 줘서 최대한 탈락을 방지하겠다는 최 위원장의 의도로 읽힌다.

상반기 예비인가 심사결과처럼 예비인가를 신청한 기업이 모두 탈락하는 결과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상반기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에서는 키움뱅크 컨소시엄,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심사대상이 됐다가 각각 혁신성과 안정성 부족을 이유로 모두 탈락했다. 

최 위원장은 상반기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심사에서 탈락한 키움뱅크 컨소시엄과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구체적 탈락 이유와 보완해야 할 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업계 안팎에서 금융위의 이번 제3인터넷전문은행 추진을 놓고 회의적 목소리가 나온다.

키움뱅크 컨소시엄과 토스뱅크 컨소시엄의 재도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되는 가운데 두 곳 모두 탈락 사유를 몇 달 안에 보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자금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전략적 투자자를 찾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토스뱅크 컨소시엄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 참여와 관련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컨소시엄 참가자 사이 의견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키움뱅크 컨소시엄의 예비인가심사 탈락사유인 혁신성 부족도 28곳에 이르는 주주구성에 따른 특화서비스 제시 실패가 원인으로 분석되는 데 같은 문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키움뱅크 컨소시엄의 테스크포스(TF)팀 운영이 중단됐고 주요 참가자인 하나금융지주가 토스뱅크 컨소시엄과 협력을 강화하는 등 인터넷전문은행 재도전이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3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절차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는 키움뱅크 컨소시엄과 토스뱅크 컨소시엄의 도전이 순탄치 않아 보이는 가운데 새로운 도전자의 모습마저 보이지 않는다.

금융업계는 그만큼 한국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사업적으로 매력이 없다고 본다.

엄격한 은산분리 규제와 대주주 적격성 문제 등으로 한국의 인터넷전문은행을 둘러싼 제도적 환경이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열악하다는 점이 근본적 문제로 지적된다.

대표적으로 네이버가 한국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에 참가하지 않으면서 일본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결국 제도적 혁신 없이는 단순히 준비 기간을 한두 달 더 주거나 인가 문턱을 낮춰 인터넷전문은행의 수를 몇 곳 늘리는 것만으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미국, 유럽, 일본은 물론 중국도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은행과 영향력을 나란히 할 정도로 자리 잡아 한국보다 앞서가고 있다”며 “해외 사례를 참고해 인터넷전문은행에 맞지 않는 규제는 과감하게 개선해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사업환경 자체의 매력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