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이 임기 만료를 석 달가량 남겨두면서 연임에 성공할지에 시선이 몰린다.

심 행장의 거취는 KT가 케이뱅크에서 주도권을 이어갈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KT가 케이뱅크 계속 책임질까, 심성훈 거취가 가늠자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


26일 금융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8월 초쯤 심 행장의 연임과 관련한 구체적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아직 심 행장의 연임과 관련해 논의되고 있는 사항은 없다”며 “모든 과정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 행장의 임기는 9월23일 끝난다. 심 행장은 2016년 초대 케이뱅크 행장으로 선임됐다. 

케이뱅크 정관에 따르면 은행장 임기는 3년으로 돼 있으며 연임 관련 별도 규정은 없다.  

심 행장의 거취는 향후 케이뱅크의 경영 주도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심 행장이 한 번 더 케이뱅크를 이끈다면 KT를 중심으로 한 기존 경영체제를 이어간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심 행장은 1988년 KT에 입사해 30여 년 가까이 KT 본사와 주요 계열사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KT가 케이뱅크를 미래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여기고 있는 만큼 케이뱅크 경영을 주도하려면 심 행장의 연임이 중요하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KT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중단으로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대출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등 정상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케이뱅크 영업 정상화를 위해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3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이 발목이 묶인 KT를 대신해 자본확충의 총대를 멜 수 있는 셈이다.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대규모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우리은행의 케이뱅크 지분율은 30%가량으로 높아진다. 지분율만 놓고 보면 우리은행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

KT를 제외한 주주들이 은행장 교체를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도 이러한 지분구조 변동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재무적투자자(FI)로 은행장 교체 등을 요구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은행장 교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되면 재무적투자자 역할을 넘어서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재무적투자자로 현재 케이뱅크 경영에 전혀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KT를 제외한 주주들이 새 행장을 요구해 케이뱅크 행장이 금융권 인물 등으로 교체된다면 케이뱅크와 KT의 연결고리가 약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KT의 역할이 큰 만큼 심 행장 거취와 관련해 KT와 다른 주주들이 대립각을 세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의 주요주주는 현재 우리은행(13.79%), KT(10%), NH투자증권(10%), 한화생명(9.41%) 등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