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우리금융지주의 틀을 갖추고 남는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까?

손 회장은 여유자금으로 하반기에도 금융회사 인수합병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적당한 매물이 없다면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자금을 투입할 수도 있다. 
 
[오늘Who]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여유자금으로 케이뱅크 수혈할까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우리금융지주는 24일 국제자산신탁 지분 65.74%의 인수를 이사회에서 결의하면서 이 가운데 44.37%만 올해 먼저 취득한다고 밝혔다. 

손 회장이 국제자산신탁 인수에서 올해 지출을 최소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금융지주가 취득하기로 한 지분 44.37%는 국제자산신탁을 자회사로 두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지분이다

손 회장은 지분 44.37%를 사들이며 우리은행이 보유한 국제자산신탁 지분 6.54%도 함께 인수해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 보유조건인 자회사 지분율 50%를 충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손 회장은 앞서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의 자회사 편입 과정에서도 자금여력을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올해 초 우리금융지주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우리카드는 현금 50%에 주식 50%를 더하는 방식으로, 우리종합금융은 현금 100%를 우리은행에 넘겨주고 두 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방안은 21일 우리금융지주 이사회에서 결의됐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 중간배당과 후순위채권 발행을 통해 1조 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했고 21일에는 5천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계획을 발표했다.

충분한 현금을 확보한 데다 차입 등으로 추가 자본확충도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손 회장이 주가에 주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우리카드 자회사 편입 과정에서 현금 비중을 50%보다 높일 수 있다고 업계는 바라봤다. 

우리은행은 우리카드 지분을 우리금융지주에 넘기는 대가로 받는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상법에 따라 6개월 안에 처분해야 하기 떄문에 넘겨받는 지분이 늘어날 수록 대량 대기매물(오버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손 회장이 계획대로 우리카드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상당한 자금여력을 확보했다는 시선이 많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24일 우리금융지주의 우리카드 자회사 편입방식을 두고 “신주 발행으로 대량 대기매물(오버행) 발생 우려가 불가피하지만 인수합병 여력이 확대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손 회장은 확보한 자금으로 하반기에 우선 우리금융지주가 인수할만한 금융회사를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사 인수를 마친 손 회장이 가장 인수하길 원하는 금융회사는 중형급 이상의 증권사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 손 회장이 관심을 둘 만한 증권사 매물이 없어 일부에서는 손 회장이 여유자금으로 케이뱅크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우리은행을 포함한 케이뱅크의 주요주주들은 다양한 증자방안을 논의했으며 이 가운데는 최대주주인 우리은행(13.79%)이 1천억 원을 투입하는 3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방안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1일 대구 DGB대구은행 제2본점에서 기자들을 만나 “우리은행이 케이뱅크의 자본확충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투자를 한다면 금융당국은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우리은행이 주도하는 케이뱅크 유상증자 가능성에 더욱 힘을 싣는다. 

이 유상증자 방안은 우리은행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케이뱅크 지분을 현재보다 더 늘리는 것을 승인받을 수 있을 지가 관건으로 여겨졌다. 

우리은행이 1천억 원의 증자를 하게 되면 케이뱅크 지분율이 30% 가까이 높아지게 되는데 은행법은 다른 은행 지분을 15%이상 보유하려는 은행은 금융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손 회장이 케이뱅크에 자본을 투입하게 되면 금융위로서는 부담을 한층 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케이뱅크는 혁신금융을 외치는 금융위에게 아픈 손가락”이라며 “완전 민영화 등 정부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은 손 회장이 케이뱅크의 구원투수로 나설 수 있다”고 바라봤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확보한 자금과 추가 자본확충을 통해 인수합병전에 다양한 방식으로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며 “케이뱅크 증자를 두고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